눈물 나는 영화

영화이야기

눈물 나는 영화

1 keywest 2 689 0

나이가 들면, 특히 남자의 경우 남성 호르몬이 줄어 눈물이 많아진다던데 나이가 덜(?) 들었는지 아직 눈물이 많아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래 전까지 다 기억은 못 하지만 2000년 이후 본 영화 중에서는 저의 눈물샘을 자극한 영화가 세 편 정도 되는 것 같네요. 헬로우 고스트, 광해 -  왕이 된 남자, 수상한 그녀 등이 그 세 편입니다. 어떤 장면인지 뇌리에 각인되어 있긴 하지만 혹시 몰라서 찾아보니 대충 비슷하더군요.


김밥에 미나리를 넣으면 피를 맑게 해줘서 좋다는 희미한 기억이 스치듯 떠올라 상만(차태현)을 둘러싼 귀신들이 본인의 가족이고 그 김밥을 싸주던 이(장영남)가 바로 그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장면. - 헬로우 고스트


광해(이병헌)를 해하려는 음모를 실행해야 하는 사월(심은경)이 독이 든 계피 사탕을 광해가 먹을 팥죽에 넣는 대신 본인이 삼켜 죽음으로써 임금의 각별한 보살핌에 보은하는 장면. - 광해, 왕이 된 남자


오두리(오말순 - 심은경)가 기이하게 얻은 젊음을 잃고 다시 노인으로 돌아가더라도 손자를 살리기 위한 수혈을 결심하는 장면. - 수상한 그녀


모아 보니 심은경 배우가 두 편에 출연했고 '수상한 그녀'의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군요.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영화는 '광해 - 왕이 된 남자'인데 극장에서 펑펑 울고 있는 저 스스로를 발견하고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헬로우 고스트'는 出張 중 기내에서 봤는데 역시 펑펑 울었더니 승무원 언니가 어디 불편한 데 있냐고 근심스러운 시선으로 물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


철학과 예술이 발달한 고대 그리스에서는 희곡 중 '비극'을 통한 눈물이 '카타르시스'를 불러 일으키고 인간의 이성을 고무시킨다며, '감정의 배설' 역할을 하는 눈물을 긍정적으로 여겼다고 하지만 그런 고차원적인 내용은 일반 백성이라 잘 모르겠고 더 자주 울어도 좋으니 그저 눈물 흘릴 일은 영화를 보거나 양파 썰 때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Author

Lv.1 1 keywest  실버(2등급)
151 (15.1%)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2 Comments
26 장곡  
나이가 들면 감성이 풍부해지나 봅니다. 저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8 늪지  
저는 가장 생각나는 것은..내 머리 속의 지우개..처음 보았을 때는 눈물 주르륵~~~, 두번째 볼 때는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더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