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이야기

드디어 이 영화를 봤습니다!!

15 하스미시계있고 21 1833 4

쓰고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영화에 대해 말을 시작하면 끝없이 계속하게 되는 버릇을 고칠 수 없네요.

블로그를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씨네스트에 기록용으로 남겨둡니다. 긴 글에 적응 안되시는 분들은 패스하십시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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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 기획전 <시네 스페셜 - 감정의 지도> 프로그램 작품 중 가장 기대하고 있던 작품은 <분노의 강>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번 본 영화였지만 그간 스크린으로 본 적은 없었기에 기대가 컸습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아닌 필름으로 상영되었는데, 상태는 좋지 못했지만 필름 특유의 감성이 남아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분노의 강>은 (위대한!) 안소니 만 감독의 영화입니다.

사실 요즘 씨네필 중에는 동시대 유럽 변방의 희한한 감독의 영화들까지 꿰차고 보면서도 안소니 만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껏한다는 소리가 "어~ 그거 구닥다리 사극 감독 아닌가요?', '저는 마이클 만은 좋아합니다만..' 이런 한심한 소리를 하고 있더군요.


안소니 만은 느와르, 서부극, 시대극 등 여러 방면에 다재다능한 감독이었습니다. 194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할리우드 변천사를 자신의 영화로 구현해낸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영화사적 지식을 갖춘 분이라면 이 시기 할리우드는 TV의 보급으로 관객이 급감하고, 거대 스튜디오의 독점을 방지하는 파라마운트 법안이 만들어졌던 시기였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기존의 할리우드 시스템이 흔들리는 위기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 안소니 만은 묵묵히 이 거대한 파도를 헤쳐나갑니다. 장르의 대재다능함은 안소니 만이 변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것입니다.

  

특히 그가 찍은 열 편의 서부극은 하나 버릴게 없이 다 훌륭합니다. 열 편 중 제임스 스튜어트와 호흡을 맞춘 것이 다섯 편입니다. <윈체스터 73>(1950), <분노의 강>(1952), <운명의 박차>(1953), <머나먼 서부>(1954),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1955)가 그것인데, 이들 영화는 존 포드의 서부극과 또 다른 걸작들입니다. 어떻게 다른가요? 전후에 만들어진 이 영화들에는 세계의 폭력성과 암울함, 염세주의적 시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런거라면 필름 느아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안소니 만의 서부극은 그가 이전에 찍던 느아르 장르를 웨스턴 장르에 끌고와서 혼성교배한 것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그의 영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그가 겪고 있는 트라우마가 밝혀지고 이후에 해소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스릴러에서 찾을 수 있는 캐릭터의 성격을 안소니 만의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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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이 제임스 스튜어트라는 배우를 공유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스튜어트를 자신의 영화에 먼저 끌어들인 인물은 히치콕이었습니다. 히치콕의 <로프>(1948)에서 제임스 스튜어트는 제자들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교수로 나옵니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캐릭터로 히치콕은 스튜어트를 활용했습니다. 신경증을 앓고 있는 캐릭터로 제임스 스튜어트를 발견한 것은 안소니 만이었습니다. <윈체스터 73>에서 스튜어트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쫓는 남자를 연기합니다. 그 범인은 자신의 친동생인데 마치 그리스 비극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입니다(안소니 만은 그리스 신화나 비극을 즐겨 읽었다고 합니다). 

<로프>이후 히치콕과 제임스 스튜어트가 <이창>(1954)으로 다시 만나기까지는 6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 사이 스튜어트와 안소니 만은 <분노의 강>, <운명의 박차>, <머나먼 서부>라는 세 편의 영화를 더 찍었습니다. 연약하고 충동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어느 순간 숨겨진 폭력적인 면을 드러내는 인물, 과거의 트라우마에 고통 받는 주인공이라는 히치콕 영화에서의 제임스 스튜어트의 모습은 이미 안소니 만의 서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분노의 강>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원제가 ' Bend of the River'인데 이걸 '분노의 강'이라고 번역한 것 자체가 대단히 한심합니다. 이건 영화의 배경으로 강이 나오고 주인공이 분노하기 때문에 그냥 붙인 제목일 뿐입니다. 

원래대로 하면 '강굽이'나 '굽이도는 강' 정도가 알맞는 제목일 겁니다. 왜 이 제목이 중요한가하면, 이 영화는 강물이 흘러가면서 수로가 바뀌는 것처럼 '변화'가 핵심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격이 모두 '변화'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인간은 과연 변화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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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길게 늘어선 역마차 행렬이 보입니다. 이들은 오레곤에 정착하러 가는 개척민들입니다. 그 무리의 리더는 제레미 일가입니다. 아내와 어여쁜 두 딸을 데리고 있는 농부입니다. 이들 무리를 목적지까지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글린 맥클린토크(제임스 스튜어트 분)입니다.

맥클린토크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그가 어떻게 이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 초반에 힌트를 주는 장면을 안소니 만은 심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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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에서 잠깐 이탈한 맥클린토크는 이상한 인기척을 느낍니다. 한 남자가 말도둑으로 몰려 교수형을 당하기 직전입니다. 여기서 카메라의 움직임과 쇼트가 어떻게 이어지는 지를 주목해보십시오.  맥클린토크에서 에머스톤 콜(아서 케네디 분)로 카메라가 휙하고 스위시 팬에 의해 쇼트를 붙입니다. 그리고 맥클린토크의 반응 쇼트가 나옵니다. 이번에 이 영화를 다시보다가 새롭게 발견한 부분이 있습니다. 짤막하게 넘어가는 반응 쇼트에서 맥클린토크는 자신의 스커프를 만지고 있습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수수께끼의 사나이 맥클린토크도 과거에 교수형을 당할 뻔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단 한번 나오는 스위시 팬은 맥클린토크와 목 매달린 남자 에머스톤 콜이 같은 부류임을 나타냅니다. 일종의 이퀄 표시(=)로서 재빠르게 휙하고 카메라를 넘긴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스위시 팬을 남발하는 감독이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의 데미언 셔젤입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감독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이 스위시 팬 기법을 눈속임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따로 이야기 할 때가 있겠지만 셔젤은 완숙미가 부족한  댄스 장면을 스위시 팬으로 무마시켜 버립니다. 프레드 아스테어, 진저 로저스, 진 켈리, 데비 레이놀즈, 도널드 오코너 등의 쟁쟁한 춤꾼들이 등장하는 뮤지컬 영화와 한번 비교해보십시오. 얼마나 속보이는 뻔한 수법을 사용하는지를 말입니다.


하지만 <분노의 강>의 스위시 팬은 간단하지만 강렬합니다. 에머스톤 콜을 구출한 맥클린토크는 서로 통성명을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흠찟 놀랍니다. 그들은 각자 다른 지역에서 강도 짓을 하던 인물입니다. 맥클린토크는 과거에 있었던 과오를 씻고 새출발을 하기 위해 개척민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콜도 당분간 이 대열에 합류합니다.         

콜이 쉽게 이 무리를 떠나지 못한 데에는 제레미씨의 큰 딸 로라(줄리 아담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이유도 있습니다. 로라는 처음에 맥클린토크에게 마음이 있었다가 더 젊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콜에게 더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로라도 영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변화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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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라의 아버지 제레미는 딸에게 접근하는 콜을 못 믿어 합니다. 그는 맥클린토크에게 '저 사람의 과거가 의심스럽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데 썩은 사과를 담아두면, 사과 상자에 담긴 사과가 모두 영향을 받는 것과 같다'라고 합니다. 이들 일행은 인디언의 습격을 받기도 하고 험한 강과 길을 건너서 강어귀 번화한 마을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농사에 필요한 필수품을 구입하고 일행은 이제 증기선을 타고 목적지인 오레곤까지 다시 떠납니다. 떠나기 전에 식료품 상인으로부터 겨우내 버틸 식량을 부쳐달라고 계약도 합니다. 하지만 인디언이 쏜 화살에 부상을 입은 로라는 치료를 위해 에머스톤 콜과 마을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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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한 개척민들은 한 달이 훨씬 지나도 약속했던 식량이 도착하지 않자 불안해집니다. 강이 얼어버리면 수백 명의 사람이 꼼짝 없기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맥클린토크와 제레미 씨는 다시 번화한 마을로 내려옵니다. 도착해보니 한 달 사이에 모든 것이 다 변해있습니다. 그 사이 금광이 개발되자 사람들은 일확천금에 눈이 멉니다. 식료품 상인도 개척지 사람이 굶어 죽든 말든 관심이 없습니다. 이제 영화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 전체의 변화의 문제로 옮겨갑니다. 로라와 콜도 도박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두 사람은 이제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맥클린토크와 제레미는 그곳을 쑥대 밭으로 만들고 계약한 식량을 싣고 정착지로 향해 떠납니다. 그 여정 속에 같이 합류한 콜이 점점 본성을 드러냅니다. 콜은 식량을 나르는 인부들과 합류해서 식량을 금광촌에 팔려고 합니다. 여기에 분노한 맥클린토크는 인부의 리더와 싸우다가 그의 폭력적인 본성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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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겨두었던 그의 폭력적 본성이 드러나며 살인을 하려는 순간 로라가 소리치며 애원합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살인은 멈추지만 맥클린토크는 역습을 당하고 갖은 고생 끝에 식량 탈취범을 물리치고 콜과 최후의 결투를 벌이게 됩니다.


여기서 이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눈치 챘겠지만, 콜은 맥클린토크의 도플갱어입니다. 그는 맥클린토크의 깊은 곳에 도사리다가 언제라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악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영화 도입부의 스위시 팬이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쇼트를 본다는 것은 이런 것을 의미합니다. 숏 바이 숏으로 화면을 멈추어 놓고 이건 이걸 상징하는 것이다,라고 백 날 말 해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상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일 뿐입니다.


두 사람이 하나의 자아 이기에 이 영화에서 콜과 맥클린토크를 카메라가 잡을 때 앵글과 구도, 숏 사이즈, 카메라와 거리 등이 유사하게 배치를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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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쪽이라도 화면을 완전하게 장악하는 법이 없이 평등하게 배분되어 있고 그들의 대립은 팽팽하기까지 합니다. 이것은 선과 악을 가진 두 사람의 대립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자아가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안소니 만은 영화의 마지막 대결 씬을 어떻게 찍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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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속에서 두 사람은 죽일 듯이 싸웁니다. 빛이 부숴지는 강물. 빛과 물은 
맥클린토크의 과오를 씻고 그의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 일격에 콜의 시체는 강물을 따라 떠내려갑니다.

맥클린토크가 그토록 떠나보내고 싶어했던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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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다 빠진 
맥클린토크를 강물에서 로프로 꺼집어 낸 일행 중 한명이 이렇게 말합니다. '맥클린토크 씨 죄송합니다. 로프가 목에 걸려 상처를 입었네요'.

그러자 맥클린토크가 하는 대답. "아뇨, 이 상처는 예전에 생긴 것이라오". 이제 영화 초반에 맥클린토크가 교수형을 당하려는 콜을 보면서 왜 자신의 목을 만졌는 지 이해가 되는 순간입니다.

맥클린토크는 제레미 씨에게 묻습니다. '썩은 사과를 바구니 속에 담아두면 안되겠지요?'. 제레미 씨의 대답. "아니, 사과랑 인간은 다른 것이라네".


영화 속의 모두가 변화합니다. 맥클린토크는 과거의 잘못을 씻고 선한 사람으로, 콜은 선하게 살려다가 다시 악의 길에 들어섭니다. 로라는 콜에게 잠시 눈을 팔다 맥클린토크에게 돌아옵니다. 그리고 제레미 씨는 사람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 잘못 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분노의 강>이 위대한 영화라는 점은 강과 길의 변화에 따라 플롯과 캐릭터의 변화를 구조화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서부극은 존 포드의 서부극에 기댄 것이 아니라 명백히 안소니 만의 서부극에 빚진 것입니다. 이스트우드를 제대로 보려면 안소니 만에서 출발해야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씨네스트에 자막이 올라와 있고, 네이버 시리즈 온으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놓치지 말고 꼭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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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Comments
S 쮸리  
정성어린 영화 소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꼭 한번 찾아서 봐야겠네요
유익한 정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몇 번이나 중도에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댓글로 환영해주시니 글 쓴 보람이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12 쪼으니까  
옛날 서부 영화라 잘 봤습니다
근데 이 주인공 할아버지 연기는 좀 무뚝뚝해 보여요
제임스 스튜어트는 위대한 배우죠. 프랭크 카프라, 존 포드, 안소니 만, 히치콕이 사랑한 배우로 점잖고 구부정한 모습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하지만 이 양반도 매카시즘의 선봉에 섰던 인물입니다.
12 쪼으니까  
깊은 뜻이 있었군요
상세한 설명이 눈에 확 들어 오네요
고맙습니다
20 암수  
대배우세요...
30~50년대까지 스크루볼, 느와르, 서부극, 스릴러 등에 다채롭게 출연한 대표적 미국 국민배우...희대의 걸작들에 참 많이 출연하신 분입니다..
날렵하고 센티멘탈 하실 때는 또 대단하십니다..
외모는 엄청 큰키인데..먼가 좀 구부정하고 약간 측은해 보일때가 있는데 그건 외형적 스타일이 좀 그런편이긴 합니다...
12 쪼으니까  
와우!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네요
친절하신 설명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꾸벅~~~
20 암수  
맛깔난 해석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역시 영화는 보면 볼수록 못보고 지나쳤던 부분들이 보이면서 참맛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목을 한번 슥 만지는 행위가 찰나의 순간이라.. 대수롭지않게 넘기기 쉬운장면인데...
이 행위에서 파생되어 과거 같은 경험 유추...결국 도플갱어적 인간과의 조우 및 향후 사건을 예고하는 핵심적 단초일줄이야~~~~
아서 케네디 이 양반도 젊은 시절 필름느와르부터 노인이 될때까지 참 맛깔난 조연역할 많이 하신듯..

p.s> 이번 기획전 참 희귀작들도 많고 해서 구미가 많이 땡기던데... 총 21편 하던데 많이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지난주 <배드컴퍼니><사랑으로의 초대<마담사탄> 정도 볼 계획이었는데.. 일련의 사건(?)때문에 기분 잡쳐서 올 패스했습니다..
      다음주말 정도에는 3~4편 볼까 다시 계획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서부> 빼고 다 봤습니다. 이 작품도 조만간 볼거구요. <배드 컴퍼니> 정말 좋습니다. 꼭 보세요.
이번에 신임 프로그래머가 단단히 벼른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이래 최고의 선정 같네요. 하나 버릴게 없이 다 좋네요.
12 Lowchain232  
안소니 만이 만든 느와르 영화를 보고 나서, 서부극을 보니 확실히 느와르 영향이 짙게 배어있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분노의 강은 아직 못 봤는데 조만간 봐야 되겠습니다.
가장 좋은 방식으로 보셨네요. 한 감독의 작품을 순서대로 보면 감독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7 도시퍼  
오랜 영와 특유의 갬성과 기억의 갬성이 잘 맞는 거 같습니다. .
S 토마스모어  
허허 영화 수입업자 생각도 하셔야죠. '강굽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면 누가 보러 가겠습니까? '분노의 강'은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개봉제목 의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명의 박차(라는 제목을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가 '콜로라도의 욕정'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것도 이유가 있죠.(이후 '철화의 박차'라고 불렀는데 언젠가부터 운명의 박차 라는 좀 이상한 제목으로 불리더군요. 아무튼 박차를 이용하여 반격을 가했으니 모두 틀린 제목은 아니죠.  원제의 의미는 박차를 벗겼다 라는 것인데 무기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벗긴 것이죠)
매클린토크 보다는 맥린턱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에머슨 콜도 마찬가지고.

이 글를 보고 '록 허드슨의 의문의 1패'라고 생각되네요.
저는 이 영화 볼때 서로 으르렁 거리던 두 중늙은이가 아닌 비중은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가짜 악역티가 아는 핸섬한 록 허드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콜이 그를 보고 '자네는 마음이 약한게 단점이야'라고 말하는데 그 증명이 영화 후반부에 나오더군요.  이 배우 바보왕자 처럼 보이지만 크게 되겠다 싶었는데 (자이안트는 너무 어릴때 처음 봐서 누가 나온지도 몰랐지요) 정말 덩치처럼 크게 되었더군요.  선량해 보이는 외모라서 언젠간 아서 케네디에게 반기를 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그렇게 되더군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불과 2년전 같은 감독 영화에서 무기력하게 기병대에 죽은 바보 추장 보다는 훨씬 나아진 배역이었죠. 이후부터는 주인공 꽃길만 걸었고.

정작 과거 EBS에서 '분노의 강'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영화가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주연한 'Wild River' 였는데 (아건 실제 '분노의 강'인 셈이죠)
그 영화는 '대하를 삼키는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 대체 삼키긴 뭘 삼켰는지 모르겠지만. 가냘픈 리 레믹이 도저히 대하는 커녕 개울물도 못 삼키게 보이던데.

와 근데 저때 제임스 스튜어트 나이가 43세인데 주인공 할아버지 라고 칭하기도 하다니 충격입니다.
몇년 뒤지만 히치콕이 현기증이 흥행에 왕창 망한 이유를 제임스 스튜어트가 늙어 보여서 라고 책임을 그에게 실제로 돌리기도 했죠.

제가 제일 먼저 본 제임스 스튜어트 영화가 안소니 만 감독의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인데 뭔 서부극이 이리 박력이 없고 주인공도 이리 말라빠지고 박력이 없냐 라고 느꼈습니다.
지루해 보이는 존 웨인보다 더 박력없어 보이는 서부극 남자도 있군 이렇게 생각했죠.  아무래도 과한 카라스마를 보이는 율 브리너나 리처드 위드마크,, 커크 더글러스 등의 활력있는 서부극과 비교하니.

(개인적으로는 저는 반대의 생각입니다. 오히려 요즘 시네필들이 이상하게도 니콜라스 레이나 안소니 만은 과한 호평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게리 쿠퍼의 나이를 너무 속여서 영화 자체가 진부했던 '서부의 사나이'에 대한 과한 호평도 그렇고)

오랜만에 귀한 고전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영화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반가운 일입니다.
17 달새울음  
안소니 만 영화를 아주 옛날에 봐서 이런 감독인줄도 모르고(그때는 알았는데 까먹었는지도) 그냥 봤었는데 이 기회에 다시 봐야겠다 싶어요...
일단 볼 수 있는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부터 시작해볼까 싶네요...
<윈체스터 73>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17 달새울음  
넷플릭스에는 안소니 만 영화가 단 한편도 없고요...
왓챠에는 <글렌 밀러 스토리>, <낙동간 전투>, <로마제국의 멸망> 3편이 있네요.
무비콘에는 <윈체스터73>, <분노의 강>,<머나먼 서부>등의 영화가 있긴 한데 한글자막 지원은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뿐이네요.
1 바쿨라  
길지 않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13 소서러  
이분 영화는 <운명의 박차>랑 <서부의 사나이>만 봤는데.....
제게는 막불실망이었어요.^^ 특히 애먼 영화 같았던 후자가요.
(아서 오코넬이란 배우만 보면 이 작품의 안습한 피해자만 떠올라질 정도...)
딱히 매력적이다 싶은 캐릭터도 없고 그들을 둘러싸는 무언의 남가일몽도 마찬가지이고
과감히 치고빼는 급전개도 엉터리방터리로 다가오더라구요. "이게 뭐야"하는 감정이 들 떄 화면은 암전되고...

시간 되면 로체인님이 최근에 번역한 <티맨>이랑 하스미님의 이 소개작을 보고
글을 정독해볼게요^^ 정성 어린 영화칼럼 감사드립니다!~
<서부의 사나이>는 안소니 만 웨스턴의 결정판이자 최고봉입니다. 언젠가 거기에 대한 글을 쓸 거예요.
근디 <티맨>은 어디에 있나요??(검색 무능 보균자 1인)
13 소서러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791043


예전에 umma님을 향한 요청작이었죠^^
프리드킨의 리브 앤 다이에게도 묵중한 영향력을 끼쳤을 것 같아요.
12 블랙헐  
검색 능력자 인정!
그리고 하스미시계있고님은 글 센스 능력자 인정입니다~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