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레즈 (Juarez, 1939)를 보고 찾아 본 몇가지 이야기

영화이야기

후아레즈 (Juarez, 1939)를 보고 찾아 본 몇가지 이야기

7 인빈시블아르마다 4 917 0

일주일전에 umma55님이 번역하여 올려주신 후아레즈 (Juarez, 1939)를 어제 봤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일단 표정과 화면 음악의 조화라는 무성영화의 장점과 

다면적인 캐릭터, 복잡하면서 흥미로은 스토리 구현 등 발성영화의 장점을 절묘하게 구현했네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멕시코의 역사를 알게되니 더 좋았습니다.


사실... 인문학에 어지간한 조예를 가진 분이 아니라면

19세기 멕시코의 역사는 잘 모르지 않습니까? 


서구 제국주의자들을 등에 업은 스페인계 귀족 대지주들과 

이들에게 대항하여 입헌주의와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원주민 출신 법률가 베니토 후아레즈 대통령

또 이들 사이에서 허수아비 황제로 세워졌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아노 황제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바로 이 막시밀리아노 황제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인터넷으로 19세기 중엽의 멕시코 상황과 비인체제 그런걸 찾아봤는데 

그걸 보니 또 영화가 달리 보이더라고요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몇가지 들어보면

"프랑스"

이 영화에서 거의 모든 악의 근원처럼 그려지는 것은 나폴레옹 3세의  프랑스입니다. 

프랑스는 멕시코 내전에 끼어들어 잇권을 챙기고 멕시코를 식민지화 하려는 야욕을 보입니다

100년전 18세기 중엽 자유주의 사상을 퍼트렸고 대혁명으로 민주주의의 씨앗을 전세계에 퍼트린 나라가 프랑스였는데

1789년 대혁명과1848년의 혁명이 실패로 진압되고 

자유주의의 기수였던 프랑스가 유럽의 꼰대 제국주의 나라가 되었네요


"포르피리오 디아스"

이 영화에서 포르피리오 디아스 장군은 젊고 용맹하며 충성심이 강한 베니토 후아레스 대통령의 심복으로 나옵니다,

실제로도 매우 유능한 군인이어고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나오네요...

그런데 후아레스 대통령이 죽고 대통령이 된 디아스 장군은 이후 30년간 독재를 하면서 민중들을 탄압하게 됩니다

결국 디어스의 독재는 민중봉기로 몰락하고... 판쵸 비아, 에밀리아노 사바타 등 귀에 익은 혁명가들이 등장하는 멕시코 혁명의 혼란이 이어지죠


"미국"

랑컨대통령이 이끌던 미국은 먼로 독트린으로 서구 제국주의를 거부하고 멕시코의 왕정을 타파하고 멕시코에 공화주의와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는 든든한 동맹군으로 묘사됩니다.

사실이 그랬고요... 그러나.. 불과 몇십년 후에는 부패한 공화국의 독재자 포르피리오 디아스와 그의 후계독재자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되고 말았죠


"베니토"

베니토 후아레즈의 공화주의와 민주주의에 감동한 사람은 멕시코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어떤 대장장이는 베니토 후아레즈에 대한 존경으로 아들을 낳자 베니토라는 이름을 붙여주죠

베니토는 아버지의 뜻대로 자유주의자로 유년기를 보내고 청년기에 이르러 사회주의가 되는데... 

1930년대 혼란기를 겪으면서 그만 극우파가 되고 파시즘을 신봉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권력을 잡고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를 탄압하는데. 바로 베니토 무솔리니라고 합니다. 

베니토 후아레즈의 길을 가기를 바란 아버지의 뜻과는 반대의 길을 가게 된것이죠


"후아레즈"

21세기가 온지도 20년이 지났습니다. 

그 20년간 가장 많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도시는 바로 후아레즈라고 합니다.

베니토 후아레즈가 프랑스군의 공격을 피하고... 미국으로 부터 지원을 받기 용이한 멕시코 북부의 지역을 근거로

프랑스군에 저항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역은 훗날 베니토 후아레즈의 이름을 따서 '후아레즈'라고 이름 붙였는데...

프랑스 군의 토벌을 피하고 미국으로 부터 지원을 받기 용이한 그곳이 

멕시코 정부의 토벌을 피하고 미국에 마약을 팔기에도 좋은 곳인가 봅니다. 

후아레즈는 콜롬비아 칠레 등에세 만든 마약을 미국으로 들여보내는 창구 같은 도시가 되었고

그 때문에 멕시코는 물론 남미의 모든 마약카르텔이 집결하여 서로 싸우고 죽이는 지옥같은 곳이 되었다고 합니다.

멕시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의 이름을 딴 그곳이 마약 카르텔의 집결지가 된 것이죠. 씁쓸한 아이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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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2 쪼으니까  
우와!
대단하시네요
장문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역사에 대한 평도 올려 주시고...
배울점이 상당하네요
24 umma55  
대단하십니다.
역사극이 백 프로 고증하는 건 아니지만,
그를 계기로 역사를 찾아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귀한 자막 만들어 주신 덕분에
좋은 영화도 보고
모르고 있던 외국의 역사와 문화도 알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30년대 만들어진 스카페이스를 봐서 폴무니는 알고 있었지만
80년대 스카페이스의 알파치노에 비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생각했는데 후라레즈에서 보니 진짜 카리스마 넘치네요
게다가 황후역의 배티데이비스는 폴 무니보다 더 매혹적이고 연기도 좋았지만 캐릭터 자체가 더 좋았던 것 같고
막시밀리아노 활제역의 브라이언 애헌은 진짜...최곱니다.
결단력이 필여할때는 우유부단하고 또 고집을 부리지 않아야 할때는 똥고집을 부리는
마치 햄릿같은 답답하고 못난 캐릭터인데 이런 캐릭터를 어찌저리 공감할 수 있게 연기했는지...
17 달새울음  
사실 우리는 우리와 사대관계였던 중국역사 외에는 혈맹이라는 미국역사도 잘 모릅니다. 이웃나라 일본 역사도 모르고요.
한국 근현대사 전공인 제 친구는 박사지만 전근대사 잘 모릅니다.
우마님 말씀처럼 이렇게 영화를 통해 그 역사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매력같아요. 
실화배경인 영화가 나오면 영화본 뒤에 위키나 나무위키 한번 둘러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