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네필들이 애타게 찾던 절멸의 성배 [위대한 앰버슨가] 감독판? 내가 직접 완성시킨다!

영화이야기

많은 시네필들이 애타게 찾던 절멸의 성배 [위대한 앰버슨가] 감독판? 내가 직접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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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3월 12일 시사회 반응이 저조하자 RKO 픽처스는 웰스의 부재를 틈 타서 

약 40분 가량의 장면을 싹 다 들어내고 (편집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

새로운 엔딩을 촬영해서 1942년 7월 10일 88분의 런닝타임으로 상영됐다.

웰즈의 명성은 할리우드에서 급강하했고 몇 년 동안 감독직을 맡을 수 없었다.

이제 원본 네거티브 필름과 그 훌륭한 132분짜리 디렉터스 컷은 고전 영화의 성배가 되었다.

(오리지널 프린트를 복사한 버전이 브라질로 보내졌다는 후문 때문에

여기서 발굴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끝끝내 못 찾았다.)

잃어버린 장면 45분의 분량과 근사치에 가까워지고자 에니메이션으로 묘사, 재복원하려는 계획이 이미 착수됐는데

브라이언 로즈 감독은 2년 동안 캐릭터 삽입을 위해 손으로 그려진 플레이스 홀더와 

추후에 성우들을 위한 임시 가이드 보컬이 들어간 132분 디지털 스캔 초안본을 이미 완성해놓은 상태다.

(처음에는 고대 그리스 번역과 비슷한, 개인이 알아서 감당하는 학문 프로젝트로 시작됐으나

점점 야심이 커지면서 저작권자들과의 협력적 노력으로

널리 보급되는 충분한 퀄리티의 작품을 내놓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많은 삭제씬들이 웰즈의 메모, 대본, 살아남은 frame enlargements 덕분에 재현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대단한 게 카메라 배치와 무빙, 배우들의 행동, 대화, 뮤직 큐, 모든 촬영의 정확한 시간을

기록한 편집 각본 (상영된 순서에 따라 장면의 내용, 음향, 장면 전환, 대사, 연기 동작 등을 활자로 옮긴 촬영 각본)이

남아있어서 문서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복잡한 카메라 이동이 수반되는 다른 장면은

스틸과 카메라 움직임의 설계도, 세트 레이아웃에 의존했다.

덕분에 3D 공간으로 렌더링하기 시작하면서 웰즈가 어떻게 촬영장에서

영화를 찍었는지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 이로써 웰즈의

원래 비전에 맞는 방식으로 손실된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이 확실성이 확보되었다.

앰버슨 저택의 3층 전체와 1,2층의 상당 부분을 재건하고 조명이 켜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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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버전은 1942년 3월에서 공개된 판본과 일치하며 131분 45초 동안 상영된다.

등장인물들은 아직 펜슬 테스트 (스케치) 상태에 머물렀는데 여기서 학문적, 예술적 조언을

제공한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에 힘입어 공연을 세밀하게 조정한다. 

이후 세트, 배경 인물 등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과 함께 캐릭터들이

디테일로 다듬는 잉크 앤 페인트 단계로 진입한다."


"목표는 잃어버린 분량을 사진처럼 실감나게 재현하는 게 아니라

영화 원작 스토리보드와 비슷하게 예술적이고 절묘하게 담아낼 수 있는 무언가를

포착해내는 것이다. 숯과 연필로 그린 그림이 살아나면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것을

인식하면서도 영화를 완전한 내러티브로 감상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노력을

일본의 긴츠기 예술에 비유하는데 파손된 도자기를 수리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파손된 도자기를 감추려하지 않고 오히려 부각시켜 작품을 통째로 감상하는 동시에

그 유물을 역사로 부각시키는 균열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빈틈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본질적인 구조를 되살리는 것이다.


이 영화를 존경스럽고 희망적으로, 미국 예술과 문화의 중요한 인물의 창조에서

가장 필수적인 부분의 명성과 가치를 드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의 궁극적 목표이다. 오랫동안 시민 케인의 의붓아이,

결함이 있는 걸작으로 여겨져 온 이 영화의 윤곽과 본연의 가치를 잘 살리며

재복원판에서 "결함이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허물어졌으면 좋겠다.


로즈는 복원을 준비하기 위해서 초안을 보여주며 웰즈 연구자들과 면담하고

저명한 영화 연구자 로버트 L. 캐링거의 저술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블루레이의 보충자료, 부스 타킹턴의 원작소설을 연구했다.

또한 블루밍턴에 있는 인디애나 대학의 릴리 도서관에 가서 웰즈의 수집된 문헌자료들까지 연구 중이라고.


2022년 '위대한 앰버슨가'가 80주년을 맞이한 직후

오리지널 복원판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본이 완성 혹은 공개될 전망이라고 한다.


아직 미완성 상태의 초기 버전과 컨셉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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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omments
13 리시츠키  
깜짝이야, 난 또 소서러님이 완성시킨다는줄 알았습니다ㅎㅎ

당시 4050년대 웰즈의 영화들 대부분이 수난 받지 않았나요?
그때는 스튜디오가 워낙 힘이 막강하다보니 웰즈가 정말 불운했었죠.
영화 내용도 전부다 주인공의 비극으로 끝나는데, 감독의 현실마저 불운의 연속이었으니,
웰즈가 요절하거나 미치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랄수 있겠네요.

결국 날라간 40분은 끝내 못찾았나보네요. 저는 88분짜리도 보자마자 걸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복원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진짜 생각해보면, 스튜디오가 영화에 별 짓 다했었죠. 오프닝을 바꾼다던지, 새로 찍는다던지, 편집은 물론, 나레이션도 넣다가 뺐다가,
감독하기 정말 힘들었을거 같습니다. 근데, 당시 웰즈 영화들보면, 전부다 걸작이기는한데,
광각렌즈를 좀 너무 과하게 써서 관객입장에서도 좀 현기증나기도 했습니다ㅎㅎ

그래도 로즈 감독이 웰즈의 오리지날버전을 완성하려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거 같네요.
물론 의미있는 시도이고, 찬사를 표하지만, 만고 제 생각이지만, 이런 시도는 언제나 늘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드네요.
어쨌든 진행과정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13 소서러  
제가 완성시켰다면 시네필리즘의 영원한 보배가 됐을지도...ㅋㅋㅋ
천재들에게 요란법석하고 냉담한 그 올드 할리우드는
참 살아남기 어려운 생태계인 것 같아요. 지금도 영역불문하고
그런 재능을 가졌지만 참 발현하기가 힘드신 분들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한계를 모르는 메가폰의 야심이
슬프든 비장하든 카타르시스로 다가오는 순간이 참 대단하신...ㅎㅎ
파편화된 편집 보면 본인의 다면적인 뇌리, 스트레스랑 현기증, 오한을 간접체험하는 느낌도 들어요.
실패의 자장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번 감독님께서
최대한 자연스럽고 목소리를 원본과 잘 닮도록 포지셔닝해주셨으면 좋겠어요...ㅋㅋ
S 컷과송  
과거와의 대화라는 측면에서 히치콕-구스 반 산트의 <사이코>와는 다른 측면에서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더군다나 예정된 실패라는 결론을 부여받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작업이라 궁금해지네요.

추카추카 8 Lucky Point!

13 소서러  
아래에 시계있고님의 답글에 미처 못썼던 인터뷰 부분을 채워넣었듯이
저 패기만만한 도전 기상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오죽하면 이런 생각도 듭니다...ㅎㅎㅎ
2단계 영화평 쓴다
3단계 영화를 직접 만든다
4단계 손상된 타인의 영화 속 공백을 자신이 계승해서 근사치 창작한다...^^
글쎄요... 이게 영화로 상영되려면 3개가 하나의 세트로 되어야 할 것 같네요.
88분짜리 현존 편집판 + 132분짜리 복원판(긴츠키판) + 복원 과정 다큐멘터리(대략 120분 정도?)
한 영화에 대해 340분 가량을 할애해야 복원 전후 과정의 맥락이 잡힐 듯  합니다.
브라이언 로즈 감독이 준비하는 복원판에서 긴즈키 형식으로 하면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기에 영화 감상에 상당한 방해가 될 것 같습니다.
마치 소설을 읽다가 갑자기 긴 각주를 읽는 것처럼 흐름을 차단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네요.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과정이 순서상 세 번째에 해당하는 다큐 작업의 일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됩니다.
결국 그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하게 되는 것은 기존 영화의 복원이 아닌 할리우드 자본이 만든 폐허의 흔적, 상처의 현장을 목격하는 것이겠지요.
이 경우 브라이언 로즈 감독이 사실상 목표로 하는 것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틀림없이 준비하고 있을) 복원 과정 다큐에 있을 겁니다. 이것은 <위대한 앰버슨가>에 대한 작품적 가치와 별개의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4 umma55  
웰즈가 살아있다면 '디렉터즈 컷'이 진작에 나왔겠지요.
제가 본 '디렉커즈 컷' 중 극장상영판보다 낫다고 느낀 건 <아마데우스>뿐이었네요.
제작사에서 편집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3 소서러  
1970년대에 피터 보그다노비치와의 대화에 따르면
웰즈가 20년후에야 살아있던 배우들 (조셉 코튼, 애그니스 무어해드, 팀 홀트, 앤 박스터)를
다시 데려와서 제3막을 새롭게 찍어내려고했으나 아쉽게도 백지화됐다는 썰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결과물이 어떻든 영화를 새롭게 종지부 찍는, 무진장 기상천외한 도전이었기에....
20 암수  
<위대한 앰버슨가> 하니 제가 고전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때가 떠오르네요..
물론 꼬마때부터 주말의 명화,명화극장 등을 통해 틈틈이 영화를 보았고,10대~20대때는 최신작 위주로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보다가....
홈 vod 시절이 도래하고부턴 그 vod를 즐겨보던 찰나,,,
30대 어느 때..무심코 vod의 "무료고전영화" 코너에서 무심코 브레송 감독의 "소매치기"를 한번 보았는데 늘 봐오던 최신영화들과는 그 결이 완전 다른 색다르고 신선하고 치명적인 드라이함에 푹빠져 버렸습니다.
다보고 나서 <400번의 구타>를 보았는데 그것 역시 최신영화와 다른 신선함에 빠져들었고 3번째로 본 영화가 바로 <위대한 앰버슨가>이네요...그 고풍스럽고 서사적인 연출과 시대적 상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영화사에 대해 뒤적뒤적하면서 지금은 고전영화부터 최신영화까지 가리지 않고 보는 잡식성 영화팬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앰버슨가>하니 갑자기 그 과거의 기억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봤습니다...
13 소서러  
사람 오감 강렬하고 장엄하게 아로새길만한 영화들과
운명처럼 마주하셨기에 지금의 로맨티스트 영화광 암수님이 탄생하셨군요. 그것도 로베르 브레송, 트뤼포, 웰즈라는 세 명의 거성과...
과거에 눈에 어른거리는 이미지만 보고 순수하게 엄선하시는 모습은 가슴 따뜻해지지 않을 수가 없죠.
솔직히 여기 계신 저와 누구나 동네 녹화 비디오테입, VHS, 대한극장, 동숭 시네마텍 이런 데서
영화와의 '연애'를 시작하고 절대로 실연당하거나 절연당할 수 없는 연애를 하고 계시죠..ㅎㅎ
잠시나마 댓글로 암수님의 애틋한 출발과 마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S 토마스모어  
제목만 보고 소서러님께 '아유 감사드립니다' 라는 댓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감독판 번역하신다는 이야기가 아니었군요. ㅎㅎㅎ

'위대한 앰버슨가'는 이야기 구조 다체가 88분에 할당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진작에 최소 2시간 분량은 되어야 영화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처투성이 복원일망정 의미가 크다고 생각되요.

전체 영화를 대상으로 보면 감독판보다 극장판(제작사 편집판)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확실히 더 나았던 건 '시네마 천국'의 경우 칸영화제 버전이 월등히 나았고, '레옹'도 극장판이 더 나았죠.  '레옹' 디렉터스 컷은 더 낫다 못하다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었던 느낌입니다.
'터미네이터2'도 원 극장판이 더 나았습니다.  감독판은 그냥 호기심충족 해설판 같은.
제가 수정자막을 만든 '매드매드 대소동'도 굳이 그렇게 길지 않아도 영화의 방향가 전달은 충족될 수 있었다고 보여지고.

의외로 감독판이 꽤 괜찮았던게 꽤 긴 영화인 '늑대와 춤을' 인데 이 영화 거의 4시간 분량의 감독판을 보고 뺄 장면이 거의 없다라고 느꼈죠.  얼마나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였는지가 느껴지는.

'위대한 앰버슨가'는 확실히 늘린 분량이 더 나을것 같은 감이 옵니다.  애초부터 88분은 터무니없는 분량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라서.
13 소서러  
뒤늦게서야 댓글 달아요.
직접 제가 감독판 만들어내고 번역 완성시켜냈다면 언론에서 대서특필되고
어디 영화의전당, 영상자료원, 영화제의 올타임 특별 초청 고객이 됐을지도...ㅋㅋㅋ
시네마 천국은 세심한 편집의 모범사례라고 생각되는데... 솔직히 판본이 추후에 여러갈래로
나눠지는 영화들 보면 개연성과 설득력을 부가시켜주기도 하지만 왜 굳이 공개하나 쌩뚱맞는 사족들이
많아서 괜히 욕 많이 먹고 원성이 자자한 경우가 많죠. 이런 바람직한 감독판의 밸런스를 잘 맞추기가 참 고역인....;;^^
근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할아버지는 자기 영화 디렉터스 컷 빨리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업적 타협 때문에 완성도가 뭉개지거나 아쉬워졌다는 영화들이 있어요.
<침묵> (200분 버전), <갱스 오브 뉴욕> 216분짜리 버전 (이건 웃긴 게 <천국의 문>(1980)이랑 런닝타임이 똑같아요.)
괜찮다면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도 (편집자랑 본인이 선호한다는) NC-17버전된 4시간짜리 첫 편집본 보고 싶네요....ㅋㅋㅋ
<매드매드 대소동> 감독판은 까다로울 작업이라 누군가 올려줄 것이라고 조금도 예상 못했는데
모어님 덕분에 정말 값진 신세졌다는 생각이 들고 감정에 북받쳤습니다. 소중한 작업 정말 감사드려요.
복원 과정에서 파손된 도자기 접합 방식인 긴츠키 방식을 채택한다는게 흥미로우면서도 염려가 됩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전통적으로 영화 현장의 기록을 중시해서 스틸 사진을 꼭 찍게 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쇼트 단위로 찍게 했지요.
이런 전통 때문에 스트로하임의 <탐욕>이나 조지 쿠커의 <스타 탄생>의 복원이 가능했던거지요.
이들 복원된 영화는 완벽한 복원이 아니라 유실된 씬의 스틸 사진이 제시되고 대사만 나옵니다.  관객은 이때 응고된 시간과 같은 스틸 사진을 눈으로 보면서 머리 속 상상의 영화관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장면을 해동시켜야 합니다.
긴츠키 방식은 이와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등장 인물이 살인 현장에 그어놓은 피살자의 윤곽과 같은 형식으로 등장합니다.
이게 관람자에게 어떤 이미지로 나타날지가 흥미롭습니다.
도자기는 서사가 없지만 영화는 서사가 작동하는 매체입니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보게되는 것은 폐허의 장소에서 유령들이 떠도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분필로 그려진 사건 현장의 피살자 윤곽선 같은 것이 일어나 돌아다닌다는게 기괴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스틸 사진에 의한 상상에 호소보다 서사를 더 방해할지 모릅니다.
저는 흥미와 염려를 다 지닌 채로 이 작업을 지켜볼 생각입니다.
13 소서러  
오늘 낮까지 많이 바빠서 뒤늦게서야 댓글을 답니다.
저는 웰즈만의 완벽주의적 진면모가 예상치 못한 경로로, 이렇게나마 빛을 발한다싶었는데
덧없는 시간을 이렇게나마 방부처리한.. 전통적인 조형예술...영화인들의 소명 덕분에
지금의 교두보 효과가 탄생할 수 있었던거군요. 몰랐던 내용 새로이 배워갑니다.
유령 같은 윤곽선이 살아나서 걸어다닌다는 비유도 인상적이세요.
긴츠키를 인용한건 한편으로 위에 컷과송님께서 "이미 다 예정된 실패"라고 말씀하셨듯이
나중에 완성본이 나와도 산산히 부서진.. 갈라진 틈을 보는 그 이질성, 어색한 느낌은 당연히 버릴 수가 없을텐데
로즈 감독께서 이 독한 마음 먹은 프로젝트를 두고 자기에 대한 조소, 자긍심... 이 두개의 속내를
암시하는 말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긴츠키는 사물로 하여금 또 하나의 망망대해, 바다를
상상하게 하는 기묘한 매력을 갖췄으니 영화 매체로서도 내세, 금가루를 향한 기묘한 응답이 성사될 것 같아요.
여지껏 몇초 이래볼까나 상상하다가 그냥 넘어갈 기획을
필름원단 살려내겠다며 실현해내는 영화광은 참 보기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사를 해체하고 주제와 흐름을 바꾸고 변조하는 메타실험영화나
우디 앨런 감독의 그 타이거릴리 같은 시도는 봤었었어도..

시계님께서 <탐욕><스타 탄생>을 언급해주셔서 생각난건데
알고보니 제가 빠뜨린 원문 (로즈 감독의 인터뷰 중 하나)이 한군데 있었어요.
"영화 재건을 향한 (스틸 사진들을 사용하는) 이전의 노력들은 기술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졌었다.
사진을 패닝하고 스캔하고 줌하고 photorealistic digital art화시키고
배우들을 몇명 데려다가 누락된 대사들을 말하게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이다.
장면들 간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카메라는 무얼 하고 있는지, action이 어떻게
프레임이 짜여졌는지 전할 방도가 없다. 이 방법을 앰버슨가에도 동일히 적용하면
공동체, 관계의 붕괴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되는,
영화 속에 스며드는 침묵을 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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