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게임~ 호크아이!

영화이야기

엔드게임~ 호크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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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소장용으로 개취적 자막작업중인데 이 짓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좀 더 디테일한 감상?이 됩니다.
물론, 시리즈가 10년이나 되다보니 설정오류나 기타 잘못된 장면들도 많지만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는 제작진들의 꼼꼼한면도 보이죠.

 마블 시리즈들이 관객들에게 오랜시간 사랑받는 이유중 하나로 저는
등장인물들의 적절한 감정대립과 화해라는 관람객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적 요소가
줄거리의 큰 맥락으로서 존재한다는데 한 손을 들어볼랍니다.

 일예로, 시빌워에서 토니와 스티브를 주축으로 한 본격적인 감정대립이 영화팬들을 양분시키기도? 했었죠.
뭐 유치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소위 히어로 물에서 이정도 성과를 낸 영화는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 외에는 아마 거의 없었지 싶습니다.

 이번 "엔드게임"에서도 이런 감정적 요소가 세밀하게 들어가 있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워머신 로디는,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반쯤 미쳐머린채 악당들을 무차별 몰살시키고 다니는
호크아이 바튼을 별로 좋아하지 않죠.
그래서 나타샤에게 직접적으로, "난 그 친구를 찾고싶지가 않다"고 말합니다.
나타샤는 울음을 참으며 그래도 찾아달라고 로디에게 부탁하고 로디는 탐탁찮은 얼굴로 수락하죠.

 이 장면은, 영화의 첫장면에서 바튼이 발목에 추적기를 묶은채로 딸에게 활쏘기를 가르치고,
그 옆에선 아내와 두 아들이 공을 주고받는 장면과 연결되며, 슬픔에 미친 호크아이가
왜 악당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다니는 살인마가 되었는지에 대해 감정적 설명이 됩니다.
스스로 범죄자 낙인을 인정하면서까지 (시빌워에선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토니를 맹비난 했었죠)
가족들 곁에 남았건만 그 모두를 잃은 호크아이의 광적인 악당살해는 그것만으로 동정을 살만 하겠죠.
그리고, 시간여행의 첫 테스트에 스스로 지원합니다.  다신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한 실험에
자원함으로서 일종의 속죄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겁니다.
로디는 나타샤를 잃고 울부짖는 바튼을 본 후에야 바튼의 곁에 서죠.
바튼은 오랜 가족중 하날 또다시 잃었고, 그걸 본 로디 역시 바튼의 심정을 알 수 있었을겁니다.

 너무 감정이입적인거 아닌가?  뭐 맞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코멘터리등을 보면
영화 개봉전부터 엔드게임에서의 호크아이 역할에 대한 감독의 역설이 많았었던 만큼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위치와 세밀한 감정적 표현까지 얼마나 세심한 연출이 많았었나
하는걸 자막 작업 하면서 새삼 느끼곤 하거든요.

 역시 영화는 종합예술이며 각본과 감독의 역할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블 영화시리즈에 대한 소설과 만화책 몇개를 호기심에 아마존에서 디지털 구매를 해서
읽어본적이 있는데, 대부분 영화 시리즈들 사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 내용들이고
액션 보다는 영화 주인공들, 또는 그 주변인물들의 숨겨진 활동과 감정에 대한 얘기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소설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참여가 많았고
그들의 요구사항도 많이 참고했다는 부연설명도 들어있더군요.
(소설과 만화들도 은근 잘 팔린다고 합니다. 영화 몇편으로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의 폭은 참 넓다는!!)

 그나저나 vod로 자막 싱크작업을 했는데, 이게 블루레이와는 안들어맞아 개짜증입니다!
싱크를 통으로 변환했더니 안맞는 부분이 많아서 결국 같은짓거릴 두번째 하고 있다는.....
그래서 그런지 속도도 안나고 귀찮고 짜증나서 하다 때려칠까 생각중이에요 ㅠ ㅠ.
4시간짜리 영화 자막 작업이 새삼 고되단걸 느껴봅니다.

여우발 : 커피 내려올려고 거실 갔다가 열대야의 위력에 기절할뻔....
        맙소사, 에어컨 만들어주신분께 새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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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20 큰바구  
무더운 여름에 수고 많으십니다만 ㅎㅎ
그래도 시작하신거 끝을 보셔야죠 ㅎㅎ
힘내시라고 화이팅 보냅니다. 화이팅!!
16 o지온o  
소소한 감상문 읽다가..
막판 3시간 훌쩍 넘는 재생시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적한 싱크 작업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야 덕분에 소소하게 웃고 지나간다지만,
싱크가 어떻게 되어 있건 상관 없이
저도 싱크를 하나하나 다시 찍기 때문에
짜증에 대한 공감은 엄청 됩니다.

에어컨에 감사하며 여유를 갖고 하세요.
18 방구싸다똥낌  
저는 싱크 맞추는 작업을 해봤는데
직접 해보니 자막 만드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ㅜㅜ
같은 장면을 몇 번이나 계속 반복해서 보는데 진짜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ㄷㄷㄷ

이 무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14 DUE  
존경합니다..
10 김마뫄  
저도 자막작업을 VOD 영자막을 기반으로 했더니 블루레이랑 다르더군요. 오역과 캐릭터성에 안맞는 대사를 수정하려다 보류 중입니다. 특히 호크아이랑 야쿠자의 대화는 왜 그렇게 번역해놨는지 싶어요.
14 막된장  
일본어 사전 찾아보니 그 일본어의 영어번역 자체가
직역 수준이더라고요.
그걸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거니 뭐....
한글번역 수준도... 특히나, 토니 특유의 은유적 표현은
하나도 제대로 번역된게 없더라는 ㅡ ㅡ.
성의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질낮은 번역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