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의 여인들 (the Trojan Women, 1971) Mihalis Kakogia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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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여인들 (the Trojan Women, 1971) Mihalis Kakogiannis

두번째는

불멸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와

그리스의 명장 미카일 카코야니스 감독의

최고의 걸작 중의 걸작 입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했고, 가장 감동시킨 애증의 애물단지

(정말 자막을 타이핑하면서도 눈물을 뚝뚝 흘렸던...)


* https://youtu.be/v9sAriamSpU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반전(Anti-War) 희곡으로 손꼽히는 트로이의 여인들 입니다.


trojan_women.jpg
 

1971 LAS TROYANAS - THE TROJAN WOMEN.jpg
 


다른 자막 작업에 비해 모든 면에서 10배는 힘들었던 이 영화는 (영상을 찾는데도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애초에 자막이 없습니다. (대사는 영어- 제가 세계최초로 영어 자막을 만들뻔) 

자막 찾는데 다시 수개월을 온갖 사이트를 뒤지다 결국 포기(이렇게 멋진 영화를...) 하려는데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번역 에디스 해밀턴 이름을 발견하고, 원작의 해밀턴 버젼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원서 전문을 모두 읽고 해석, 대사를 한줄 한줄 찾아내어, 우리 말로 옮기고, 없는 씽크를 찍어가며 길이를 조절 했습니다.

(영어 고어체로 쓰여진 번역도 도전이었지만, 영화에 입히며 배우들의 표정과 분위기, 어투, 느낌을 살려야 했습니다)

제작 당시는 누구와 공유 할 생각도 없었는데도 말이죠... (명작에 명대사를 한 줄 한 줄 입히는게 즐거웠나 봅니다) 

불쌍한 제 작업 얘기는 그만! (다시는 안 할 짓이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스 신화를 좋아해서

트로이 전쟁에 대해 잘 아는 편 입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는 어땠을까 상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트로이가 함락된 바로 직후, 쓰러진 트로이의 늙은 왕비 헤카베가

폐허 속에서 몸을 일으키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 에우리피데스는 당시 벌어진 펠레폰네소스 전쟁 중, 학살이 벌어진 한 도시의 참상을 말하려 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보면, 작품을 통한 통렬한 사회 고발인거죠)


최근에도 연극으로 공연된 이 영화는

네 여인의 영화 입니다.


일시 정지시간까지 일년이 넘게 걸린 이 작업이 완성된건, 이 영화의 감동과

이 네 배우, 캐서린 햅번 (헤카베),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안드로마케), 주느비에브 뷔졸드 (카산드라), 이렌느 파파스 (헬레네)

이들의 매력 덕분이었습니다. 다른 영화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광기와 한이 서린

이들의 열연은, 지금도 눈시울을 뜨겁게 적시게 합니다. (40번 이상 보았으나 볼때마다 ㅠㅠ)

이들 각각의 몸부림, 절규는

왜 전쟁을 말아야 하는지를 뜨겁게 외치고 있습니다.


"현명한 자, 온 힘을 다해 전쟁을 피하고 (도망이 아니라 전쟁을 막고, 지혜롭게 예방한다는 뜻)

전쟁이 일어나면, 명예롭게 싸우다 죽을지라"  - 영화 중 카산드라의 대사


힘들었던 만큼, 여러분께 좋은 선물이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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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41 나무꾼선배  
수고하셨습니다.^^
S 컷과송  
자막 만드신 노고가 후덜덜...게다가 여배우들의 면면까지...공유 결정을 감사드립니다. 한 편의 영화를 40번씩이나 보시다니...저는 오직 한 번만 보는데...어디 블로그 운영하시면 서로이웃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