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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처럼…채식하고 비행기 대신 기차 타고

이한나,김하경,이유진 기자
입력 : 
2019-07-16 17:50:30
수정 : 
2019-07-16 20: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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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메시지에 공감
10대·할아버지·성직자…
다양한 세대가 응원
◆ 착한소비, 세상을 바꾼다 ① ◆

사진설명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12일 시위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매주 금요일마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행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게 이날 47주째로 청소년층은 물론 기성세대까지 채식 등 소비 행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그레타 툰베리를 만나기 위해 오전 9시께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근처로 갔을 때 10대 청소년 예닐곱 명이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미래를 위한 금요시위대(Fridays for Future)'라는 녹색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자벨(18)은 "그레타 영향을 받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친환경 활동을 해왔고 이 옷도 중고"라며 뽐냈다. 그레타는 이날 기말시험을 치르느라 늦게 왔다. 그레타는 오는 9월 뉴욕 유엔 연설에 초대받았는데, 비행기 대신 화물선을 타고 이동할 것이라고 한다.

그레타와 인증샷을 찍거나 대화하려는 사람들로 대기줄까지 형성됐다.

그레타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 어머니와 배우 아버지를 두고 있어 대중의 관심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말뫼에서 만난 울프 씨는 "그레타 할아버지도 유명한 배우였다"며 "집안 배경과 상관없이 그레타의 메시지가 단순하고 명확해서 공감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레타는 어릴 때 선생님이 온실가스 효과와 빙하가 녹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바다에 플라스틱이 떠 있는 모습, 굶어 죽어가는 북극곰 모습을 보여준 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섭식장애를 겪었다. 이렇게 기후변화가 심각한데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급기야 11세 때는 등교를 거부하고 집에 머물렀다. 이때 부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온 가족이 채식으로 전향했고, 해외 공연이 많던 어머니조차 비행기를 거부하게 됐다.

왜소한 체구의 그레타는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자폐의 일종인데 이 때문에 그레타가 기후변화 이슈에 더욱 집중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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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어른 시위대도 50명이 넘었다. 아사 오스칼슨 도트겐은 '비행기를 거부하는 사람들(Flight Free.co.UK)' 회원이라며 항공여행을 자제하자는 내용의 전단지를 나눠주며 "스웨덴인들이 비행기 대신 기차를 더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래를 위한 조부모(Grandparents for future)' 팻말을 들고 서 있던 에바 케이스 로잔더(63)는 "우리도 10대 시절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토론하고 시위도 했던 '원조 그레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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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조부모(Grandparents for future)' 팻말을 든 어른 시위대
'미래를 위한 성직자들(Preachers for futre)' 표지판을 들고 루터교 성직자 의복을 입은 제니 회그베리는 "신의 창조물(자연)을 인간이 망치고 있어 설교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유엔이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정도로 매긴 점수 기준으로 세계 1위 국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외치는 16세 소녀 덕분에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톡홀름 인근 머르비중학교 전문상담사 레나 황은 "스웨덴은 어린아이라도 인격체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 그레타의 담임도 금요일 학교파업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획취재팀 = 스톡홀름 = 이한나 기자 / 런던 = 김하경 기자 / 서울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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