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녀 (河女 La Donna Del Fiume, The River Girl , 1954) SATRip.DivX.2CH - MIR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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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녀 (河女 La Donna Del Fiume, The River Girl , 1954) SATRip.DivX.2CH - MIR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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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의 여인 (河女 La Donna Del Fiume,  Woman of the River , 1954)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94분
  
           
감독 :  마리오 솔저어티
 


출연 : 소피아 로렌, 릭 바타리아, 리즈 부르뎅
 
 
 
 
소피아 로렌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되는 시작과 같은 작품으로 알려진 ‘하녀’는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운 작품이었고, 작품의 진행 중반까지도 어떤 식으로 이끌어갈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난해하거나 반전을 거듭하는 작품도 아닌데, 함께 작품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이들도 조금 더 고민했더라면 더 좋은 진행을 보여주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시작부터 끝맺음까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면서도 뭔가 어수선하고 제대로 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더 좋은 방식을 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들었고, 이도저도 아닌 결말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야기를 실컷 진행하다 흐지부지하며 끝맺는 느낌도 들었다.
 
어차피 이런 방식의 결말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구석이 별로 없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는 한 여성의 비극으로 가득한 삶을 다루고 있는데, 패전 이후 재건이 이뤄지지 않은 낙후되고 혼란스러운 모습의 마을을 배경으로(전반부의 마을은 강가라고 볼 수 있다면, 후반부의 마을은 해안가 근처의 마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다.
 
홀로 삶을 꾸려나가는 당차고 아름다운 여성 니베스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밀수업자이고 온갖 불법적인 일들을 벌이는 범죄자 지노
그리고 니베스를 짝사랑하지만 그녀의 무관심한 반응만 받는 엔조
 
니베스에 대한 지노의 관심은 노골적이고, 니베스는 그런 지노의 관심이 싫지는 않으면서도 어쩐지 (본능적으로) 피하고만 싶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사랑을 나누게 되고 점점 더 지노에 대한 니베스의 사랑은 더욱 커지지만 반대로 지노의 니베스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져만 간다. 
 
강렬했던 사랑만큼 상처도 커지고 증오도 깊어지게 된다.
그런 상처받은 마음에 엔조는 비집고 들어가고 싶지만 니베스는 그런 엔조의 보살핌을 거절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이야기의 전반부는 지노와 니베스가 어떻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사랑을 나누게 되는지를, 그 밀고 당기는 과정을 담아내는데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갑작스럽게 니베스에 대한 관심을 잃는 지노와 그로 인해서 분노하는 니베스의 모습을 완만한 진행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후 엔조의 등장과 그의 구애를 거절하는 니베스의 모습, 이어지는 지노와 니베스의 다툼과 함께 지노의 (하지는 말아야 할) 상처받게 만들고 복수심을 갖도록 만드는 말실수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잠시 격렬함을 보여주게 된다.
 
니베스의 밀고로 인해서 체포된 지노는 복수를 다짐하고 복수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숨겨야만 하는 비밀이 생긴 니베스는 오랫동안 생활하던 마을을 떠나게 되고 해안가로 향해서 새로운 삶을 꾸리게 된다.
 
지노의 탈옥과
이에 대한 소식을 전하러 온 엔조의 거듭되는 구애
지노와의 사랑 덕분에 생겨난 아들 토린만이 유일한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 조금은 삶을 비관하게 된 니베스의 변한 모습이 부드럽게 이어지다 갑작스럽게 이야기는 아들 토린의 실종과 비극적인 죽음으로 진행되면서 지금까지의 분위기 보다 더욱 어두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반부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삶의 곤궁함에도 불구하고 삶을 즐기려고 하는 니베스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며(허름하기만 장소에서 즐기는 춤은 그런 그들의 정서를 압축시켜낸다) 무거운 풍경과는 다른 진취적인 정서를 보여준다면, 후반부는 고된 삶에서 어떤 긍정도 찾을 수 없고 그저 살아 있기에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아들 토린이 없었다면 더욱 어두운 모습으로 니베스는 삶을 살아갔을 것 같은데,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엔조의 모습은 충분히 설득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니베스는 결국 지노와의 사랑을 잊지 못했는지 혹은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지노에게 당했던 배신을 또다시 당하기가 싫었는지(그냥 엔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단호하게 거절할 뿐이다.
 
이어지는 비극은 어떻게 본다면 순전히 엔조 때문일지도 모르고, 지노가 나타났다면 더 커다란 비극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엔조도 지노도 없었다고 해도 그녀에게 향한 비극을 피했을 것 같지도 않다. 호기심 속에서 강가로 향하는 토린의 모습을 막았던 이전 장면은 그런 비극의 불가피함을 말해주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비극을 거스를 수 없는 듯이 니베스는 점점 더 바다로 향하고, 뒤늦게 찾아온 지노는 어찌된 영문인지 무표정하게 니베스를 바라본 뒤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나게 된다. 그리고 뒤늦은 후회와 여러 생각들의 이어짐 끝에 새로운 삶을 위한 것인지 그게 아니면 니베스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다시금 돌아와 자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장례식 행렬에 동행하며 니베스의 손을 맞잡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어린 아이의 희생으로 인해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점은 희생양이 생겨 변화를 겪게 된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비극이고 결말일 것 같은데, 아픔과 이어지는 성숙을 위해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서글픈 진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깨달음은 항상 뒤늦고 그 깨달음은 단지 슬픔의 여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구성에서는 뭔가 불만스러운 구석이 많기는 했지만, 소피아 로렌의 연기는 흠잡을 것 없었고 그녀에게 무척 어울리는 배역이었던 것 같다. 또한, 패전 후 재건의 과정 속에서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모습의 풍경을 무척 인상적으로 잡아내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허름하게만 느껴지는 풍경들 속에서 겪게 되는 비극들은 바로 그 풍경으로 인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낙후된 삶이 만들어낸 서글픈 비극들.
 
어쩐지 이야기를 실컷 진행하다 서둘러 마무리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지만 여기에 더 뭘 더할 수 있을지도 뾰족하게 떠올려지진 않는 것 같다.
 
좋고 괜찮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돌려 말하고 싶은 느낌도 들게 되는데, 아마도 이런 비극적인(그러면서도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 때문인지 뭔가 만족스럽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그냥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홀로 삶을 살아가고 꾸려가는 여성이 겪은 기구한 삶에 대한 이야기일 뿐인지도 모른다.
너무 가슴 아프고 어쩐지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그녀가 겪은 비극이 운명적인 것 같다는 예감을 하게 되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그것을 확인해가는 과정의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참고 : 1. 개인적으로 소피아 로렌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성격이 드센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했었지만. 근데, ‘하녀’는 그나마 그녀가 아름답게 보였던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2.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가 각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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