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받지 않는 자(The Unsuspected, 1947)

자막자료실

의심받지 않는 자(The Unsuspected, 1947)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505299

KONTRIK님 요청자막입니다. 


굳이 번역한 이유는 단 하나, 클로드 레인즈를 보기 위함입니다.

미국식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않으나, 그를 보는 건 늘 즐겁습니다.


다만, 느와르인데 긴장감이 없다는 게 문젭니다.

촬영, 조명, 미술, 다 좋은데 그렇다는 건 각본의 문제겠죠.


거기에 주연급이라 할 스티브(영화에서는 스티브, 스티븐을 섞어서 씁니다.

저도 자막에서 섞어서 썼다는 걸 밝힙니다) 역을 한 멀끔한 배우가

완전 목석이 따로 없네요.

아 진짜 그렇게 연기 못 하는 배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를 끝으로 연기를 그만 뒀다고 하네요.

(휴....)

이 배우가 좀 잘 했으면 긴장감이 좀 더 생겼을 텐데 싶네요.


재미난 건, 자동차 사고 장면에서

출발은 비싼 쿠페였지만, 막상 사고나는 차량은 다른 차(값싼^^)라고 합니다만,

전 화면이 껌껌해서 못 알아봤습니다.^^


그래도 클로드 레인즈와 오드리 토터는 눈요기가 됩니다.

그럭저럭 볼만 합니다만,

일부에서 말하는 '숨은 보석'은 절대 아닙니다.:)


감독은 마이클 커티즈.

원제는 The Unsuspected인데, 네이버 제목은 '언서스펙티드'이길래

제 맘대로 바꿨습니다.






"위 출처는 커뮤니티 '씨네스트'입니다. https://cineaste.co.kr 이곳에 오시면 다양한 피드백과 관련 자료가 있습니다. 아울러 스크립트를 이용한 불펌을 금합니다.

그리고 타 사이트 업로더 여러분께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작권 문제로 삭제되더라도 가급적이면 퍼가시는 것보다는 링크로 연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Comments

12 삿댓
감사합니다. 고전기 할리우드 작품 번역 소식은 언제나 들뜹니다.
21 holyshit
잘볼께요
15 지혀니아빠
감사합니다.
39 범부
감사합니다.
42 CiNePhIlE
감사드려요
10 Kiss2me
감사합니다
6 hwanhoo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21 맥꼴골
감사합니다
28 언제나
고맙습니다.
4 틸맨
감사합니다
29 불량아이
감사합니다.
30 하얀벽돌
감사합니다!
37 보라™
수고하셨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약간의 사족을 붙이겠습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1년 전인 1946년에 프랭크 카프라, 조지 스티븐스, 윌리엄 와일러 같은 감독들이 스튜디오의 폭정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일종의 감독 협동 조합인 Liberty Pictures를 결성합니다.
그리고 워너 브로스 영화사에서 <카사블랑카>(42), <밀드레드 피어스>(45)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던 마이클 커티즈 감독을 초빙하지요.
제작자 잭 워너는 깜짝 놀라 워너 브로스의 스타 감독인 커티즈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한 '마이클 커티즈 프로덕션'이라는 유닛을 제안합니다(영화 시작할 때 보면 이름이 보입니다).
이게 약간 꼼수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모든 프로젝트에서 스튜디오의 대본 승인을 받아야 했으니까 말그대로 무늬만 자율적이었던 거지요.

신생 영화사인 '마이클 커티즈 프로덕션'은 우여곡절 끝에 샬롯 암스트롱의 추리소설을 각색하여 스타일리쉬한 고딕 살인극인 이 영화를 만들게 됩니다.
영화가 스튜디오의 간섭이 심해서인지 플롯이 어수선하고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이런 단점을 커티즈는 독일의 UFA 영화사 스타일의 카메라 테크닉으로 만회하려 합니다.

아시다시피 UFA 영화사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산실이기도 하지요.
헝가리 출신인 마이클 커티즈는 1926년에 할리우드로 입성하기 전에 잠깐 UFA 영화사에 근무하면서 영화적 테크닉을 전수 받았습니다.
이 점이 사실 영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할리우드 필름 느와르가 독일 표현주의와 프랑스의 시적 리얼리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이 이종교배 된 것인데, 마이클 커티즈의 행보는 필름 느와르의 탄생 과정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눈부실만큼 뛰어난 시퀀스가 하나 있습니다.
라디오 호스트인 클로드 레인즈가 자신이 진행하는 범죄 프로그램에서 대본을 읽는 장면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방송으로 전해지면 기차 안에 있는 스티븐이라는 남자가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이어서 스티븐의 모습이 기차 유리창에 비치고 기차 밖의 네온사인이 물든 거리로 카메라가 넘어갑니다.
카메라는 거리를 주욱 따라 가다가 모텔 밖에 멈춥니다.
'peekskill'라는 이름의 이 모텔이 불을 반짝이는데 peekskill은 뉴욕주 동남부의 지명이지만 peek skill로 떼어서 읽으면 '훔쳐보는 기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카메라는 바로 모텔 안을 훔쳐봅니다. 거기에는 살인자(클로드 레인즈의 또다른 자아?)가 두려움에 떨면서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그가 모텔 창 밖을 바라볼 때 'peekskill'의 간판에서 'kill'만 보이는데 이 남자가 살인 후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죠.

팀 버튼의 <배트맨2>(92)을 보면 네온사인으로 씌어진 문장 '안녕 Hello There'가 깨어지면서 '여기는 지옥 Hell Here'으로 바뀌는 장면이 있는데 팀 버튼은 아마 이 영화에서 힌트를 얻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암튼 재기 발랄한 카메라 테크닉과 소도구의 사용이 돋보이는 장면인건 틀림 없습니다.

영화에서 살인자는 두 명 다 독신남입니다.
그들은 세 커플들을 죽이거나 죽일려고 합니다. 
살인자인 두 남자의 관계가 동성애자인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커티즈 영화의 남자들의 관계는 때로 우정을 넘어선 것일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흥미롭더군요.

더 이상 쓰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그만 쓰야겠네요.

늘 좋은 영화 선별해서 올려주시는 umma님께 미천한 사족으로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_ _)
24 umma55
저도 그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족 감사합니다.
3 오늘왕
영화를 보고 이글을 보니 너무 좋으네요
잘 읽었어요
그나저나 카사블랑카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이 감독님 대단하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원한 한주 보내세요^^
28 이야호
고맙습니다
22 인향
고맙습니다.
27 십이야월
감사합니다
14 푸른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9 소구스
감사합니다
13 쪼꼬우유23
감사합니다.
3 오늘왕
아우... 영화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ㅜ.ㅜ

영화에 대한 소개글을 읽고 기대치를 좀 낮추고 봐서인지 너무 재밌었어요..
초반 30분정도는 좀 산만하게 플롯이 진행 되서 , 그 부분이  단점인데 불구하고, 오히려 참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뭐가 뭔지 모르는 산만함이 영화를 전형적이지 않게 보여줘서 희안하게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본내용으로 점점 진행되면서 전반적으로 탄탄하게 재밌었어요
꽤 좋은 추리극이네요^^

그리고 악역 배우분이 정말 매력적으로 연기를 잘하시네요
영화를 전반적으로 살리신 분 같아요
저택에서의 장면들은 정말 끈적끈적한 음흉함이 영화상에서 느껴질 정도로
배우 역할이 컸던거 같아요


주연 두분 남녀 배우가 너무 잘생기고 예뻐서 매력있네요

물론
말씀처럼 남주는 마네킨 같은 연기를 보여주네요^^
그래도 외모가 정말 잘생겨서 한편으로는 배우 관두지말고
연극훈련도 받고 꾸준히 영화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네요^^

중간중간 연출도 꽤 멋지고
이 영화 자체가 여러모로 의외성이 참 많네요
개성있게 생긴 살인자역 배우분은
잠깐 나오지만 정말 매력있게 생겼네요
외모만으로도 개성과 매력이 확 나오네요..

그간에 여러 영화를 보긴 했지만 초반부의 그 산만함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또 처음이네요^^
정말 단점인데 말에요..ㅎㅎ

정말 새로운 영화를 하나 또 알게 되어서 감사드립니다
쾌적하고 시원한 한주 되세요
감사합니다^^
40 Daaak
감사합니다.
5 혀니마세상
감사합니다^^
S 컷과송
2021. 4. 13. 감상


단 평 : 사운드라는 대문자

시대착오적인 사고는 오랫동안 환영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사고 자체가 하나의 권력과 담론을
형성한다는 기반 위에 작동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권총만큼이나 남근적인 것은 마이크라면
그 방송의 구술가는 실상 서사라는 대문자를 집행하는 역사적인 권력을 획득하고 남용하는 자다.
여기서 성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그에게 유사 후손이 있는가는 단속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혹은 사운드를 비판하는 텍스트가 갖추어야할 자격으로서의 이미지의 권능을 관찰할 자세도 동일하다.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선을 드러내는 보이는 것으로서의 그림자에 대한 이미지의 개념들은 이미
표현주의에서 그 중함을 논증받은 바 있으니 굳이 오프닝의 긴 그림자 방황을 재론할 여지는 없다.
오히려 그림자가 주목한 것이 현대 회화가 아닌 다소 고전적인 초상화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그림자는 자신의 상대로서 여전히 현대보다는 근대 이전을 고려했다는 점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살인자는 전화와 비명소리라는 사운드의 원시적이거나 현대적인 기반을 모두 삭제하면서 시작한다.

대담하게도 도입부는 유리를 통해 살해범의 얼굴을 선뜻 전시하는데, 이는 일종의 서사적 자신감이다.
파편적인 이미지를 결코 관객이 숭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은 이후 스튜디오 사운드의 범죄 구술극
앞에서 더할나위 없이 당당해진다. 관객은 사운드와 이미지를 영화라는 통합체로 시청하는 특권으로
인해 실체까지 도달할 통행증을 소유한다. 실제로 목소리는 이미지의 상상력으로 진화하여 감정마저
생산함을 추가하는 본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살인 시도에서 어설픈 처리를 통해 사운드에
대한 미련을 숨기지 않는다. 라디오-TV의 교체 너머에 대문자 서사의 권력의 종말은 꽤나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