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예술님의 요청자막입니다.
제가 이미 '경기병' 영화를 두 편 작업했으므로 이번이 세번째인데,
전생에 경기병과 무슨 썸씽이 있었나 봅니다.^^
1차대전 당시 중동지방에서 영국군과 함께 싸우던 호주 경기병대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 경기병대는 '기병대(cavalry)가 아니고
Mounted Infantry, 즉 기마보병입니다.
겨우 칼 하나 들고 말 타고 달려가 말에서 내린 후 칼부림 하는 군인이죠.
주인공 격인 데이브 밋철은 실제 인물이 모델이라는데,
저로서는 영화상 인물 중 가장 매력이 없었습니다.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지는 그런 남자거든요.^^
암튼 주인공들은 영화 촬영 개시 전 두 달간
빡세게 승마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호주 영화는 대부분 뭔가 2% 부족합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뭔가 임팩트가 부족해요.
그러나!!!!!!!
영화의 백미는 호주 경기병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도(?)
영국군 정보장교였던 것입니다!!!^^(물론 제 눈에는)
이 영화를 번역하려던 이유 중 가장 컸던 게 영국배우 앤소니 앤드루스의 출연이었습니다.
비록 조연이긴 하나, 주연들보다 더 강렬합니다.
이 분이 나오는 장면들은 다 눈이 즐겁습니다.
물론 엄청시리 멋들어진 바리톤 목소리와 정통 영국식 억양까지~~~
시종 호주식 억양을 듣다가 갑자기 귀세척을 하는 기분이랄까요 ㅎㅎㅎ
(호주분들 미안요~)
영화에서 Dave를 시종 '다이브'라고 발음합니다.
호주라는 나라가 원래 영국의 최하류층(재소자 등)으로 시작한 나라라서
영국 본토의 최하류층 억양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장모음 A를 '에이'가 아니라 '아이'라고 발음하죠.
Good Day==>굿 다이
번역에 장애가 좀 있었습니다.
영자막이 부실했거든요, 결정적으로.
중역도 아닌데, 누가 듣고 옮긴 모양이라서,
오디오와는 다른 자막이 종종 있고,
심지어 자막만 놓고 해석하면 정반대 뜻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최 문맥상 이해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영국의 또 다른 지인에게 물어보니
"호주 영어 되게 이상해" 하면서 도와주셨습니다.
(실제로 그 분뿐 아니라 영국인들은 호주, 뉴질랜드 영어를 '혐오'합니다.
특히 호주 영어^^)
예를 들어
They're good ones to be out there.==>그 전투에 참여하길 잘 했지==>영자막 대사
They're good ones to be out of there==>그 전투에 참여 안 하길 잘 했지==>실제 대사
이런 식입니다.
smart를 smile로 표기한 곳도 있고(그러니 번역이 될 수가 없죠^^)....
암튼 이런 미스터리한 부분을 원어민이 명쾌하게 풀어주셨습니다.
호주영어는 제 듣기실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웠거든요.
마지막 터키군에게 돌격하는 장면은 총 14분이라고 합니다. 잘 찍었어요.
역사상 경기병이 성공한 몇 안 되는 경우라고 합니다.
촬영지는 중동이 아니라 호주의 아웃백이고,
마지막 크레딧에 나오지만 죽거나 다친 말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영화 속 Allenby 장군은 우리에게도 낯익은 인물이죠.
바로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에게 지시를 내리는 장군이지요.
이 영화에서 그 역을 한 배우는 엄청 단역이지만
<아라비아...>에서 Allenby를 연기한 잭 호킨스의 사촌이라고 하네요.:)
원어민까지 동원했지만 오역 가능성 있습니다.
늘 주장(?)하지만, 오역과 오타는 번역의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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