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자료실
스페이드의 여왕(The Queen of Spade,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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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월브룩의 열렬팬으로서 번역했습니다.
이 영화를 못 구해 몇 년을 헤매다가 최근에 블루레이가 나와서 말이죠.
이 영화 찍을 때 월브룩의 나이가 이미 50이 넘었던 탓에
젊은 여인을 유혹하는 대위 역에 조금 아쉽긴 하지만,
워낙에 매력남이고 나름 동안이라서 넘어갑니다.^^
(저라면 칠십이라도 유혹에 넘어갑니다^^)
얼마전에 번역한 <가스등(1940)>을 같이 만들었던
Thorold Dickinson을 월브룩이 불러들여서 합작했습니다.
푸쉬킨의 원작을 딕킨슨이 화요일에 읽고 수요일에 대본 완성, 토요일에 스튜디오로 왔답니다.
번역 전에 도움이 될까 하고 소설원작을 읽었는데 짧고 재밌습니다.
영화는 원작을 효과적으로 아주 잘 살렸네요.
오히려 영화가 더 낫지 싶습니다
(물론 월브룩의 강렬한 연기에 대한 사심이 발동했겠지만요).
어두운 조명이 뛰어납니다.
아흐...월브룩의 광기어린 연기는....일품입니다.
주요한 작품은 대개 봤지만, 오스트리아(독일) 시절 영화는 구할 도리가 없고,
영어권 영화도 매우 귀한 배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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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자막 작업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단 평 : 아무 것도 없다
원작과 오페라 등에서 전달되듯이 본편은 고전 비극의 외모로 치장되어있다. 장교들과
귀족들의 출연은 빈민층의 구걸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사회성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이는 곧 본편이 적극적으로 역사의 단면 안에 구축되기보다 관념적인 본질주의로서의
욕망과 그 결과물인 추락이라는 관습적 허세로 소비됨을 지시한다. 이 때 인물들은
누구랄 것 없이 하나의 모델로서 굳이 광기 등을 연기할 필요없이 이미 소멸이 내재된다.
그러므로, 오히려 본편에서 원작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결말부 남녀의 결합은 테마와
모순되며 삭제되어야 마땅할 정도로 열외적이다. 거기에는 실상 어떠한 매혹도 없으며
그저 엄연히 지속되는 남근성만이 두텁게 배석될 뿐이다. 의외로 반대편에서 본편을
지탱하는 것은 늙음의 형용이다. 백작 부인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장군, 하녀 등을
삽입시킬 때 이는 욕망으로부터 배제된 군상에 대한 어떤 애처로운 비하가 있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서사적 긴장감이 극대화된 개별적인 순간들에 본편이 어떠한
서사적 혹은 이미지적 장치도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에 이르게 됨으로서 위의 비하가
확장되어 공허에 도착한다. 소설 속 여성이 초대된 문 뒤의 암흑, 백작 부인의 죽음,
한 판 도박에서의 패배, 사랑이라고 믿었던 배신 뒤의 새로운 인연 등에서 관객은
파국이나 스펙타클함을 목도하지 못한다. 사운드를 이용한 백작 부인 유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카드 도박을 비롯한 개별 단락에는 어떤 방점이 실재하지 않는다
그 때 본편은 스스로 결핍이 됨으로서 서사적 욕망이 앙상하게 제거된 인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