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즈 (Shiraz, 1929)

자막자료실

쉬라즈 (Shiraz,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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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브라더> 이후로 두 번째 번역작으로 컴백합니다^^

<쉬라즈: 인도의 로맨스>는 제가 2018년 새 블루레이 출시를 통해 재발견된 영화 베스트 목록을
통해 알게 된, 숨겨진 명작입니다~ 영국영화협회의 영상자료원에서 영국-파키스탄 독립 70주년 기념으로
인도, 독일, 영국 버전 중 유일하게 남겨진 세 번째 네거티브 필름 판본을 2017년부터 4K 리마스터 작업에 돌입해 2차 매체로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영국이 인도에 대한 직간접 식민지 통치를 무려 350여년 동안 자행하고 
1947년이 되어서야 철수했다는 뼈아픈 역사를 의식하면 눈치챌 수 있듯이
1928년에 (네이버에는 실수로 29년로 표기되어있는 듯한..) 개봉한 이 영화는 사실, 영국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자신들의 자본으로 속국에서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한 어두운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의 남부영화제작자들의 자국의 종교적 정체성을 주장하며 항의했으나
영국 측은 선동성이나 자기들한테 염증성이 눈에 뛴다 싶은 것은 죄다 검열해버렸는데 이 작품은 역사적인 기원으로 눈을 돌려서
이를 최대한 피하고자한 바람이 담긴 작품이였을 듯 한데 이 화제작의 제목이 바로 <쉬라즈: 인도의 로맨스>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사랑해왔던 여인 셀리마가 납치되자 오롯이 그녀를 되찾고자 하는
절실함만으로 행방을 뒤쫒는 청년 "쉬라즈" (히만수 레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감상 전에 그 이상 영화 자체의 내적인 면의 이야깃거리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반드시 감상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영화는 예상대로 매우 흡족하고 제 가슴을 움직였지만
외피에서 보이는 낭만적인 멜로드라마나 스펙터클한 볼거리로서의 '서사시'를 중점으로 기대하며 감상하려고 하신다면
기대를 확 낮추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간결하고 압축적인 영화언어 떄문에 보는 내내 몰입도 면에서 만족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혼신을 다해 공들인 화려한 의상이나 시대재현 그리고 자연광으로 살려낸 미장센도 참 대단합니다. 5만명이 넘는 엑스트라를
기용하고 300마리의 낙타, 7마리의 코끼리까지 데려와 큰 규모를 찍은 영화적 포부도 엄청나죠..
하지만, 서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런 세부사항을 떠나서 우리가 직면하고 가슴에 품는 사실은
바로, 옛날 옛적 인도에서의 그 오랜 유적과 풍경에서 황홀히 발휘되는 광채, 광활함을 담아낸 영상은 인류학적에서나 역사적으로나
정말 소중한 시청각 유산이라는 묘미일 것입니다.

당시 영국제국에 비판적 관점을 가진 독일 뮌헨 태생의 프란츠 오스텐 감독과 
콜카타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한 후런던에 가서 변호사로 경력을 출발했으나 유럽에서 영화제작에 매료되어 이 문화현상을 인도에서 육성하기를 원했던
히만수 레이 (이 영화의 배우이자 프로듀서)는 함께 파트너가 된 후 부처의 삶을 다룬 무성영화 <아시아의 빛>(1925)를 만들었고 조지 5세 왕에게 이 영화가 공개된 후 언론으로부터 황실의 긍정적인 반응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레이는 Bombay Talkies라는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이 두 사람은 16개의 영화를 만들며 독자적인 현 발리우드 영화산업의 씨앗을 형성하는 데에 큰 공헌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오스텐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 특파원이 되었다가 나치당에 들어가 군인으로 활동했었습니다. 결국
영국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후에는 바이에른 주의 바트아이블링에서 관광청 이사로 살다가 생을 마쳤습니다.

한편, 유럽의 손길을 거치는 홍보영화가 아닌 3,40년대에 들어서 순수 인도영화산업의 권리가 합법화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레이는...
마라타어, 힌두어, 벵골어 및 남부 극장에 꾸준히 투자하고 영화생태계를 신생기업을 지원했지만 윗쪽에서 제시한 암울한 투자 수익률으로 낙담했고
자금조달 설득에 실패하자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 시도까지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를 도와줬던 사람은 라즈나리얀 두베입니다.
젊고 역동적인 사업가였던 그 레이라는 사람이 시네마의 힘과 움직이고 말하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완전하고 전적으로 믿으며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며 아..이 사람은 그 꿈을 계속 쫓을 수 없다면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고 아버지의 반대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거액의 돈을 대며 영화산업을 문화금융세력으로 성장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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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부터 서 계시는 안경 쓰신 세번째 분이 프란츠 오스텐 감독님 그리고.. 가장 가운데 분이 히만수 레이 배우님..

근데, Karma라는 신작이 당시 긴 키스 장면으로 풍기문란이라며 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일으켰고 레이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이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만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함께 일하던 독일인 기술자들이 영국에 의해
감옥에 구금되어버리자 (시라즈도 제작진은 대부분 독일인이였습니다.) 겨우 찍고 있던 영화들은 작업이 모두 중단되었고 
신경쇠약으로 40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1940년도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안타까운 죽음 후에 두베는 그의 독창적인 비전을 기억하며 4천만 루피에 스튜디오의 부흥을 위해 투자를 재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레이는
생전에 스튜디오의 직원들에게 임대와 교육, 음식 및 생필품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힘쓰는 등 자상한 리더이기도 했고 
거장 사티야지트 레이 감독은 그 분을 자신이 존경하는 명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복원 후 BFI는 <다키스트 아워><어톤먼트>로 친숙한 조 라이트 감독의 와이프이기도 한 작곡가
'아누쉬카 샹카'(세계적인 시타르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라비 샹카르의 딸, 리처드 아텐보로 감독의 <간디>(1982) OST도 담당)의 
오케스트라에게 영화의 향수와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이 제의를 수락한 그녀는 인도의 시타르와 반수리 (대나무 피리), 타악기 그리고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등의 서양악기를 혼합해서 고상하고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선율로 광범위한 영화적 순간을 부각시키는
인상적인 음악을 녹음해냈습니다.^^ 이후 1주간의 소규모 극장상영과 인도 현지 뭄바이, 델리, 콜카타 등지에서 극장 상영이 이루어지며
작품에 대한 찬사와 재조명이 이루어지며 영국영화협회의 뜻은 그렇게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습니다.^^

P.S. 기억해보니까 이 작품을 전작 글에 제목비공개로 예고했을 때가 12월인데... 다른 분들께서 열렬히 여러 편을 제작하는 공헌을
해주셨을 때, 저는 어찌 부랴부랴 이제야 한 편을 완성했습니다...;;; 그나마도 영화 달랑 한 편 번역하며 번역의 불씨를 키우고픈
욕망만 크지 좋은 영화에 대한 의역 센스나 문장 다루는 데에 미숙하고 서툰 편이라서 많이 민망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몰랐던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감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보람찬 기회인만큼 열심히 번역해보았습니다~ +_+
즐감하세요!~ (사운드트랙 연주콘서트는 여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X09hByUtugg)

P.S 2. 2월 10일은 참 역사적인 경사의 날...오스카 4관왕으로서 석권하신 봉준호 감독님과 곽신애 대표님, 한진원 각본가님, 송강호 배우님 등께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 
완성도 면에서 무조건 각색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으셔야 마땅한데 이름이 안 불려진(..) 스티븐 자일리언과 명배우 조 페시 님께서도 향후 좋은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위 출처는 커뮤니티 '씨네스트'입니다. https://cineaste.co.kr 이곳에 오시면 다양한 피드백과 관련 자료가 있습니다. 아울러 스크립트를 이용한 불펌을 금합니다.

그리고 타 사이트 업로더 여러분께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작권 문제로 삭제되더라도 가급적이면 퍼가시는 것보다는 링크로 연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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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3 소서러
링크 재업했습니다.^^
파일 옮겨서 저절로 사라졌던(...) 영상을 초과문제로 저도 다운받을 수 없어서..;; 컴퓨터로 다시 옮겼다가
다시 이쪽으로 업로드하느라 6시간 넘게 걸렸네요...ㅠㅠㅠ 웹상에서 고용량 파일 다루는 게 이렇게
험난한 일이었는지..;;; 어쨌든 용량 초과문제는 앞으로도 숙고해봐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해서..

소개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력 때문에 치아가 흔들려서 잇몸이라도 건실히
만들고픈 마음으로 여기저기서 채집 및 번역했는데 뿌듯한 보람이 느껴집니다..+_+
여러 시간대를 넘나드는 야심차고 아름다운 인도의 전래동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즐감하세요~
14 스눞
새로 올려주신 링크로 잘 받았습니다.
우와아아 화질이 너무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귀하게 번역해주신 자막으로 재미나게 볼게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__^
13 난대시기
감사합니다.
GIVE 3 MP 39 범부
고맙습니다.
20 큰바구
감사합니다^^*
20 암수
설명이 한편의 대서사시 입니다......^^
감사합니다....
라비 샹카라면.....조지해리슨이 스승으로 삼던분으로 서구사회에서도 굉장한 분으로 칭송하는 연주자인데 반갑네요....
근데....아침에 받으려니 다운이 안되엽 ㅠㅠ
13 소서러
영상 재업했어요.^^
집에 뒤늦게 들어와서, 아침부터 못 받으셨다는 사연들을 듣고 놀랐습니다..ㅠㅠㅠ
인지도나 영문자막으로서 제법 명성이 알려진 것도 아니였고 20년대 고전영화에 대한
조회수나 다운률도 현대영화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라 용량초과 뜬 것 보고 좀 웃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줄 서서 몇 명씩 받으시라고 할 수도 없고 많이 난감한 문제.. ㅠㅠ저도 다른 자막글에서 파일 하나를
받으려고 하나 며칠넘게 계속 용량초과만 떠서 당황스러웠던..

선구적인 배우이자 프로듀서였던 히만수 레이는 대서사시를 영상으로 체험하는 예술가를 꿈꿨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삶도 당시 영화들 속의 애절한 인생사와 아름다운 인간미를 품은 이야기처럼
닮아가는 시간이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인상적인 음악이 정통적으로 그런 묘미들을 잘 대변하주고 싶다고도 느껴요.
영화 즐감하세요~
17 바스붐
1928년 영화라니 경외감마저 드네요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13 소서러
항상 씨네스트에서 좋은 발리우드 영화들 번역해주시는 뚝심 있는 공로에
경의를 표합니다^^ 옛 고전영화열성팬 분들과 고전영화 입문자 모두
흥미롭게 감상해볼 수 있는... 예술과 패기 모두 갖춘 무성영화라고 생각됩니다~
40 백마
고맙습니다^^
22 인향
고맙습니다.
3 ckarkwk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