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Rikyu, 1989)

자막자료실

리큐(Rikyu,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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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음감생활님이 제작자포럼에 올린 글을 보고

번역했습니다.

댓글로 밝혔듯이 제가 십 여년 전에 영자막으로 보고

다시 보려고, 그리고 번역해서 소개하려고 꼬불쳐 놨던 영화라

즉시 착수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물론 중역입니다.

일어 전문 번역자가 해야 하는 일을

일어는 눈꼽만큼 밖에 모르는 제가 영자막을 들고 하니

문맥이 제대로 전달될 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눈꼽 만큼 아는 일본어가 귀에 들리니

영자막과의 괴리가 더욱 부각되면서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더군요,

영화의 극존칭, 예스러운 대사가

영자막으론 뭉뚱그러져 있다는 거도 큰 문제였고요.


낑낑대며 결국은 했습니다만,

다시는 일본어 중역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작품이 훌륭하지 않았다면 하지 말아야 했을 무모한 짓이었습니다.

게다가 영자막 자체가 영상과 싱크가 안맞아서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맞추다 보니

딱딱 안맞습니다만, 거기까지가 제 한계입니다.

감안하고 보십시오.


영화의 주제는 일본 다도의 아버지 센 리큐입니다.

시대 배경은 일본이 전국통일을 한 직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집권할 때입니다.

영화 초기에 히데요시의 주군이었던 오다 노부나가가 잠깐 나옵니다.

일본을 최초로 누가 통일했느냐는 역사학자마다 다 견해가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기로는 히데요시인데

노부나가 시절에 이미 내전은 종식되었다고 하네요.


그 후 노부나가가 죽고 히데요시가 집권한 이후도

일부에서 내전이 있었고

이걸 종식하려고 조선과 중국 침략을 기획하지요.


이후 히데요시 가문이 승계를 못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평정한 후 메이지유신까지 이어집니다.


차는 노부나가가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당시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신발을 들고 다닐 정도로

하층 빈농 출신이었으나

승승장구하여 장군이 되고 노부나가의 심복이 됩니다.

그런 사람이 주군이 좋아하던 차문화를 흉내(?) 내려니 힘들었겠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차문화가 불교 승려들의 전유물이었지요.

녹차가 각성 효과가 있어서

며칠을 안자고 수련할 수 있어서였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들면서 불교가 강하게 억압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차문화는 조선 선비들이 이어받지만

지금 일본의 차문화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맥이 끊어진 탓입니다.


일본도 시작은 불교였는지 몰라도

차문화의 주인공은 사무라이들입니다.

늘 사람을 죽여야 하는 그들에게

차와 엄숙한 다례는 심신을 달래 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사무라이가 지녀야 할 '무사도'는 

다례와 시 짓기, 명상 등이 포함됩니다.

'무력'武力과 반대되는 개념들이지요.

그런 걸로 정신적 위안을 삼은 셈입니다.


일본인은 맛차를 주로 마시지요.

맛차는 가루를 낸 녹차를 말합니다.

저도 딱 두 번 마셔 봤는데 맛이 좋더군요,

그냥 녹차와는 또 다른 맛입니다.


영화에서 센 리큐는 오사카 근처 사람이고

당시는 물론 교토가 수도였습니다.

승려이지만 결혼한 승려입니다.


이 사람이 다실을 많이 만들었는데,

우리 나라와 다른 점은

일본은 다실이 집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따로 있다고 합니다.

다실을 따로 만드는 거죠.

그리고 다다미 두 장 크기 정도로 아주 작으며,

꾸밈도 매우 간소합니다.

'와비차' 정신이라고 해서

검소, 간소, 절제 등을 강조합니다.

다례 손님이 드나드는 문도 아주 작아서

몸을 구부리지 않으면 천하의 히데요시도 못들어갑니다.

자신을 낮추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사실 '다도'라는 말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모든 게 자연스러우니까요.

그냥 있던 방에서 자연스럽게 마시지요.


일본은 따로 만든(또는 설계한) 다실에서

의식을 치르듯이 차를 만들어 마십니다.

그 의식의 과정을 통해

마음을 수련한다는 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꽃꽂이도 필요하고 족자도 맞춰서 걸어야 합니다.


일본사람에게 차완(차 그릇)은 매우 중요한데

임진왜란 전만 해도 조선의 차완을 매우 부러워했지요.

우리에게는 그냥 막사발인데 

그들은 가보로 모시거나 매우 소중히 여겼습니다.

(현재 일본의 국보가 된 막사발도 있습니다)

그걸 '이도'라고 불렀죠.


임진왜란 때 납치해간 우리나라 도공들은

일본 각지에 정착했는데,

일본은 지방자치가 발달 돼 있어서

각 지방 영주들이 경쟁적으로 그들을 고용해

도자기를 생산, 발전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한 기술자였지만

일본에서는 녹을 받는 장인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귀국 할 수 있는데도 안 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로 인해 일본 도자기가 발전했고

마침 명나라에선 항해를 금지했기 때문에

명나라 도자기 대신 일본 도자기가 

유럽에 수출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유럽인들이 자극받아 자기들도 만들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그들이 우리에게 역수출을 하고 있네요.:)


번역이 미흡하나마 감상하시길 바라고

조만간 일본어 번역자가 제대로 번역하시길 기대합니다.


원제:Rikyu(1989)

연출:테시하가라 히로시(<모래의 여인> 연출자)


소리는 채널 2를 선택하면 일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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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8 이야호
고맙습니다
37 보라™
수고하셨습니다^^
7 걸스데이
감사합니다
39 범부
감사합니다.
12 삿댓
한 편의 소중한 작업.. 또 감사드립니다.
올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테시가하라 히로시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문이...
24 umma55
앗!!!!
<모래의 여자>는 걸작이지요.^^
GIVE 3 MP 30 가일123
올려주신 다도에 관한 역사적 배경 등 또 하나 좋은 영화를 알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노고와 정성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4 umma55
늘 따뜻한 댓글에 감사합니다.
29 불량아이
감사합니다.
4 다코타
감사합니다.......
14 Kohlhaas
고생하셨습니다.
S 반딧불이™
감사드립니다
리먹스릴 다운받아서 인코딩해 올렸습니다 자막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 다코타
어디에 올리신거죠??
찾아도 안보이는데.....
부탁드립니다........

추카추카 37 Lucky Point!

아 여기사이트가 아니라...찻집이라고..어둠의 세계..
4 다코타
알 수 없는 그곳........
답변 감사합니다.
S 영화이야기
댓글내용 확인
헛 감사합니다^^
14 푸른눈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S 영화이야기
댓글내용 확인
24 umma55
링크 고맙습니다.

추카추카 47 Lucky Point!

S 영화이야기
댓글내용 확인
12 깡통시러
고맙습니다
10 넘조아
고맙습니다.
9 얌체공
자막 제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