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Carrie, 1952)

자막자료실

캐리(Carrie, 1952)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140874

오랜 전에 두 번 본 영화인데 번역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말 그대로 눈물이 앞을 가려 타이핑을 못하겠더군요.

어찌 보면 뻔한 멜로드라마인데, 로렌스 올리비에의 믿기 어려운 연기로 인해

영화의 차원이 높아졌다고나 할까요, 물론 누구나 믿고 보는 윌리엄 와일러 연출입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인상적이어서

영어회화 선생님이 영어 이름 지으라고 할 때(자기가 외우기 쉽도록)

망설임 없이 '캐리'로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목은 캐리지만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조지'(올리비에)이죠.

사랑 없이 일만 하며 지내던 불운한 중년남성이

어느날 젊은 처자를 보고 속된 말로 '눈이 뒤집혀' 모든 걸 잃어버리고 추락하는 이야기에

어쩌면 그렇게 섬세하고 다중적인 연기의 정점을 보여 주는지,

세번째 보면서야 그 천재성의 깊이를 절감했습니다.

올리에의 광팬이라 안 본 영화가 별로 없지만,

그리고 어떤 영화에서도 존재감이 압도적이지만,

이 그다지 알려지지도, 평이 대단했던 영화도 아닌 작품에서 오히려

올리비에의 천재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답니다. 

 

사랑을 느끼자마자 거의 이성을 잃어버리고 돌진하는 중년남자의 심리, 

그리고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사랑했던 여인이 자신과 다시 얽히기를 마다하는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게 제게 전해지다 못해 감정이입 백프로가 되어

번역하면서, 수정하면서, 울고 또 울고 말았습니다.

 

사실 전 영화를 보면서 잘 우는 편이긴 한데,

눈물을 훔치는 정도가 대부분이지요.

물론 어릴적에는 목놓아 울기도 했습니다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조안 폰테인 나오는 '제인 에어', '암흑가의 두 사람'이 생각나네요)

손수건을 적셔가면서 운 건 참 오랜만입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와  올리비에의 표정과 목소리, 말투 때문인 건 확실합니다.

물론 스토리도 매우 슬프지만요.

 

올리비에의 광팬이므로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에서 편파적이지 않냐고 물으신다면

뭐, 할 말 없습니다. :)

그러나 그의 팬이건 아니건 한 번 보세요,

얼마나 섬세한 연기인지를요.

 

제니퍼 존스도 연기 잘합니다만,

극중 인물로 나오기에는 실제 나이가 많았던 게 좀 흠입니다.

 

 아이고...이번만은 오타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ㅠㅠㅠㅠㅠㅠ

언제나 이 오타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는지...

오타 두 군데 고쳐서 다시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위 출처는 커뮤니티 씨네스트 입니다. https://cineaste.co.kr이곳에 오시면 다양한 피드백과 관련 자료가 있습니다. 아울러 스크립트를 이용한 불펌을 금합니다. 

씨네스트가 아닌 곳에서 글과 함께 보고 계신다면 스크립트를 이용해 모든 자료를 불펌하고 있는 것이며 본문 내용까지도 허락없이 불펌하고 있는 것 입니다." 

 

 

 

Comments

GIVE 3 MP 42 신동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34 HAL12
수고 많으셨습니다~
GIVE 3 MP 32 까치와엄지
고맙습니다.
5 godiam5
너무 감사합니다.
22 시간의항해
후반부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죠.
중후하고 섬세하고 깊이있는 연기란 정말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귀한 자막 감사합니다.
13 리시츠키
후아~ 이제야 봤는데, 영화 너무 좋네요.
제니퍼존즈 보려다, 로렌스 올리비에를 보게되었네요~ㅋ
그나저나 영화끝까지 가슴졸이며 순식간에 봤습니다.
저도 불륜(?)영화들 무척 좋아하는데, 이렇게 감정이 영화 내내 화면 내내 꽉 찬 영화는 오랜만이었네요.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는 말씀처럼, 하~ 그냥 감탄사만 나옵니다.
이토록 섬세한 연기, 표정, 행동하나까지, 영화의 모든 씬을 애절한 음악과함께 100% 이입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도 물론 좋았고, 저는 거기에 각본과 감독의 연출도 굉장히 좋았던거 같습니다.
영화의 모든 시퀀스들 마다의 극적인 순간들의 연쇄가 관객에게 기쁨과 설레임, 걱정, 슬픔의 감정을 영화 끝까지 이끌고 가는 각본이 대단히 훌룡했다고 봅니다. 억지설정도 없구요.
또한 윌리엄와일러 감독의 연출또한 관객에게 배우들의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게 하는데에 중점을 둔 연출이었던거 같습니다.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는 정말이지 말할것도 없이 탁월한데,
그 연기를 포착하는 카메라의 시선은 미디엄샷과 그 샷의 길이를 관객의  감정이입할수 있는 충분한 사이즈와 시간으로서 잘 연출한 감독의 역량도 대단히 훌횽했던거 같습니다.
뭐 평범한 연출과 각본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사랑영화에 사랑의 감정을 이렇게 충분히 이입하도록 하는 각본과 연출에, 뭐 더 바랄게 있을까 싶습니다.

좋은영화가 관객에게 나쁜 한가지는, 감정의 여운이 오래 남아서 다른 영화를 연달아 못보게 하는 것인거 같습니다.
이 영화 보고, 다른 영화 한 편 더 보고 잘려했는데, 이 영화가 계속 되새김질되서 다음 영화를 못보네요 ㅜㅜ
마지막 장면에서 이후, 동전 한 닢 가지고 나간 죠지의 감정과 그이후 그는 어떻게 되나,
캐리가 분장실에 돌아와서 그가 없을때 그녀의 감정과 그를 찾으로 밖으로 나갈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가 끝나도, 제게 다시 그 이후의 상황들이 제 머리속 스크린으로 옮겨와 계속 플레이 되네요.

암튼 저는 연기, 각본, 연출 모든 면에서 아주 맘에 듭니다. 저 역시 엄마님처럼 이 영화를 몇 번 더 볼거 같네요~ㅎㅎ
영화 너무너무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24 umma55
후기가 영화만큼 절절합니다. 이런 후기 읽는 재미로 번역하는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10 넘조아
고맙습니다.
GIVE 5 MP 7 LIitz
감사합니다.
S 컷과송
2022. 3. 9. 감상

단  평 : 시계는 보여질 수 없다

캐리가 그 곳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잘못된 입구를 선택했다. 그 순간에 그 공간의 시선들이 그녀에게
향했고,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서 인물은 그녀에게 다가가 출구와 다른 입구를 말해준다. 말하자면,
인물은 시선을 수습하면서 등장했고 실제 그의 직업인 음식점 관리인은 공간 내 모든 장소에 대해
시선을 이동시켜야만 하는 책무를 담당한다. 이에 반해 캐리가 인물을 떠나갈 기반이 만들어지는 곳은
관중들의 시선을 받아내야만 하는 무대이다. 이같은 시선에의 모순적 정체성은 두 인물을 교차시킨다.

캐리는 첫 직장인 공장에서 작업 중 조명이 어두워 손을 다친다. 즉, 캐리는 빛이 약할 경우 그것을
감내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의 저하를 내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녀가 후반부 조명을 받는 배우로
변신한다는 점은 저항과 극복이라면 그 반대편의 인물이 어디에서도 시선을 받을 수 없는 인물로, 혹은
더 이상 공간 내 어디든 시선을 던져야하는 직위를 보장받을 수 없음은 재차 부정교합적이다. 엔딩에서
캐리와 인물이 각자 다른 문을 통해 사라진다는 점은 그 장소가 분장실이라는 점과 더불어 함축적이다.

이 거리, 즉 시선을 주고 받음 사이의 일치될 수 없는 직위로서의 정체성은 시계라는 소품과 연관된다.
인물이 무의식적 실수로 허리를 숙이는 동작으로 금고가 잠길 때 그 전의 동작은 마치 시계의 태엽을
돌리는 듯 하며, 그 위 벽면에는 왠지 벽시계인 것만같은 물체가 놓여있다. 인물이 캐리가 남긴 쪽지를
보고 움직일 때 탁자 위에는 작은 자명종이 있다. 하지만, 두 시계(?) 모두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두 순간에서 생성되는 가역성의 욕망에 대한 비가역적 장치의 동의가 멜로를 지배해 어긋남이 발생한다.
S rayphie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