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작자의 입장에서 글을 올립니다.

자막제작자포럼

자막 제작자의 입장에서 글을 올립니다.

1 빨간눈물 8 2970 16
ID 빨간눈물입니다.

자막을 올려놓고 무단 수정, 태클, 내지는 남이 해 놓은 자막을 자기 이름으로 올리는 인터셉트까지 별의 별 일을 다 겪다가 지금은 거의 영화 자막에서는 손을 떼고 있습니다.

 햇수로 3년째 중국어권 영상의 자막을 쓰다가 욕 먹는 것도 그만하면 이제는 배도 부르고 해서 그만 해야 되려나 보다.. 하다가 마지막 넋두리로 글을 올립니다.

한 동안 씨네스트를 멀리하다가 들어와 보니 참.. 사람들 생각이 서로 많이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 경우엔 아예 자막 머리 부분이나 혹은 배포 파일의 첫 머리에 무단 수정을 하지 말아달라는 멘트를 넣습니다.

요.. 아래 보니 그 마저도 웃긴다는 분도 계시네요..

영화 자막을 써 보신 분이라면 많이들 느끼실 테지만..
보수를 바라는게 아닙니다.
유명세를 타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정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에는요.

비록 삼십대를 갓 넘긴 나이지만 옛날 얘기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예전에 천리안이나 나우누리 쓰시던 분들이시라면 혹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정말 이렇지 않았습니다.

영상자체가 희귀성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자막이란걸 따로 얻을 수 있다는 건...
무한한 경외심 마저 있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엔...
누가 자막을 썻다고 아이디를 적지 않아도, 메일 주소 적지 않아도..
누구나 고마워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누군가가 자막을 올리면 그게 잘 되었든 잘못되었든 탓하는 사람도 없었고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재촉하던 사람도 없던 그런 시절이었죠

수정, 태클, 인터셉트...
그 시절엔 누가 강제 하지 않아도 그런 일을 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게시판에서 알아서 퇴출 당하는 분위기였고요.

뭐.. 옛날엔 그랬고요..
지금은.. 그런 초기의 제작자에 대한 배려나 이해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사람 보도록 내가 노력해서 수정했는데 뭐가 잘못이냐..라는 말씀만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무엄? 하게도 제가 쓴 자막에 무단 수정 금지 라는 발칙한 용어를 씁니다

왜 그런 단어를 쓰는지 생각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음.. 칠검이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제가 시기적으로는 제일 먼저 씨네스트에 올렸을 겁니다.
파일 올리고 넉달이 지나도록 욕을 먹었지요..
싱크도 안 맞네.. 자막이 안 나오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분께서는 저때문에 컴을 포멧하셨다면서 욕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욕을 하시는 분들 가운데는 컴을 잘 못 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영상이 여러 종류라는 걸 모르고 계시는 분도 계실것이고요

문제는.. 어떤 게시판이든 시간이 지나면 먼저 올린 게시물은 뒤로 밀린다는 겁니다.
나중에 자막 파일을 받는 사람은 어쨋든 파일을 받겠지만..
문제는 초기에 제작된 자막이 아닌, 마음대로 수정된 자막 파일을 받은 사람들이 제작자 정보에 써있는 제작자에게 화살을 돌린다는데 있습니다.

성룡과 김희선이 나왔던 신화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작업했던 영상은 극장 캠판이어서 며칠 후에 나온 dvd판 영상과는 영화 내용, 대사, 영상길이가 차이가 나는 것이었는데요.

역시 무단 수정되면서 dvd 영상에 캠판 자막을 맞춰서 싱크를 한 파일이 몇개나 올라왔습니다.

결과는....

중간에 30분 가량 대사도 없는 먹통 자막에, 싱크도 어설프고 ...
사실.. 그 때도 dvd 자막을 영상이 나온 다음날 자막을 써서 올렸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만..
몇 달이 지나도록 지은 죄 없이 덕분에 영화 한편 제대로 잘 봤다는 둥... 조롱섞인 야유에.. 욕설에..
그 뒤로는 영화 자막은 영 손이 가지 않습니다..

씨네스트의 운영진 분들께 마지막일지도 모를 건의를 하나 드릴까 합니다.
물론 씨네의 운영방침이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에는 동의도 하고 경의를 표합니다만..

최소한의 자막 제작자들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무단 수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에 한해서라도 해당 파일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들어 주실 수는 없을까요?

아니면 잘못 제작되었거나 혹은 악의적인.. 흔히들 자막 테러라고 합니다만..

스포일러성 자막의 경우에도 차라리 삭제를 요청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나약한 소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자신이 한 어떤 행위가 잘 못된 이유로 비난 받을 때 ...
정말 더 이상 그런 행위를 지속해 나갈 힘을 잃게 됩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D 빨간눈물  배상-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8 Comments
1 라비크  
빨간 눈물님, 제가 볼때는 아마도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인간들은
씨네티즌에서 대행을 맡은 기존의 영화사나 법률회사의 관계자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식으로 네티즌들 사이에 균열을 일으켜서 내분을 조장하게 만들려는 거 아닐까요.
몰지각한 몇몇 깽판치는 네티즌들과 초딩들 때문에
이렇게 귀하고 아까운 분들이 하나 둘 떠난다는 것이 정말 슬프고 아쉽습니다.
1 Prodigy100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네요...^^;;
저도 메일로 욕 몇번 먹고는 메일 주소를 못 넣겠더군요;;
물론 가뭄에 콩나듯 감사메일도 받아보긴 했습니다.. 그때는 기분이 정말 좋더군요.
만드시는 분들은 동감하시겠지만
자막을 배포한다고 구지 고맙다는 말이 듣고싶다는 것이 아닙니다
유세 떨고픈 마음도 없고 유명세도 타고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건없이 만드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은 전하지 못할망정
상처를 드리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인터넷이 너무 보급화되는 바람에
그에 따른 인터넷 예절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익명성이란 정말 무서운 거라는 걸 느끼게 하죠
몇자 끄적끄적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앞에 두고 말하라 하면 100이면 100다 제대로 뱉어내지 못할 말들을
너무도 쉽게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남을 탓하기 전에 무엇이 옳고 그르며...
나의 잘못은 무엇인가부터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누리꾼들이 되셨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아직은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10 再會  
먼저 이 말씀을 드릭 싶습니다. 자체적인 정화능력이 게시판마다 있다고는 하나 이또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엉망이 됩니다.

그래서 각 게시판을 매일 같이 관리하고 있지만 혼자 운영하다 보니 사실은 좀 지난 글에 대한 댓글이라던지 자막 자료의 실재 자막내용 수정및 배포에 관한 부분까지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능력에 한계인 것 같습니다. 위 부분은....

어째든 제가 바로 바로... 확인후 삭제 해드리지 못해 서운하셨던 점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변명을 하자면....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모든 자료는 항상 원자막 제작자님 위주로 삭제하고 있습니다.

단 거의 대부분의 자료가 가끔 어쩌다 한번식 제가 직접 발견하는 것 외에는

신고에 의해서만 삭제한다는 점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어째든 죄송합니다.

꾸벅~~
1 Murphy_Law  
그냥 들어왔다가 빨깐눈물님 글을 읽어 보니
맘이 너무나 아프네요...ㅜㅜ
열심히 한 보람도 없이 욕만 잔득 드시고...ㅜㅜ

이자리를 빌어
영화 립해주시는 분들과  자막제작하여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빨간눈물님
힘드시겠지만 맘 추스르시고
씩씩하게 다시 뵙기를 소망합니다
홧팅!!
1 좋은 인연^^  
무료 봉사 하시는 분들은 다 나름대로의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듯.. 그걸 극복하느냐? 못하느냐? 가 롱런을 좌우하는듯..전 자막을 만들 실력이 안되어서 ㅎㅎ 대신 공유클럽을 운영하지만... 이미..카페 운영한지...4년이 지났네요...참 희안한 분들 많이 만났죠 ㅎㅎ... 패킷형이 아니라 기부형 웹하드를 운영하다보니 아무런 이익없이... 2년동안 운영해 오고 있지만... 가끔씩 기분상하게 하는 메일이나 쪽지가 날라오면 ㅎㅎ.. 상당히 의기소침해지죠 ㅎㅎ 하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ㅎㅎ... 참고 하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몇몇분들은 싸가지 없는 분들이지만 ㅎㅎ 그외 다수는 또 좋은 분들이 많으니 그분들 보고 하는 것이겠죠 ㅎㅎ 힘내세요
1 남이사  
오랫만에 시네스트에 왔습니다.
자막 제작자님의 푸념을 또 보게되어 안타깝네요.
전 언어권이 짧은(?)관계로 가끔 싱크수정이나 오타정도나 고치는 수정자의 입장입니다만
수정하는 사람들도 그 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수정하는데 제작하는 분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저도 그런경우 많이 겪었는데 제가 공들여 수정해놓은 자막을 약간만 수정해서 다른 분이 다시 올리는 바람에 제가 올린 자막은 찬밥 신세되는...
하지만 자막은 수정될게 있으면 당연히 수정되어야 한다고 보기때문에 약간은 안타깝지만서도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작자의 요청이 있는 자막을 수정하거나 재 배포하는 무분별한 분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인데요.
아무튼 여러번 언급했지만 영화사에서 만든 자막외의 자막은 저작권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뿐더러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수정 만큼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또한 자막제작자등의 요청이 있는 경우는 물론 제외되지만....

자막제작하는 분들의 노고는 다들 잘 알고 계실테고 고마워들 할껍니다만
일부 자막제작이나 수정등을 해본적도 없는 분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쉽게 얻을수 있는 자막이려다 보니 쉽게 생각하여 손톱만큼도 고마워 하지 않고 수정자나 자막 제작자에게 욕설만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전 양쪽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는 견해입니다.
저또한 허접한 자막... 특히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애니자막의 경우 짜증날정도의 채팅용어,은어,오타....도대체 제작자가 일어나 영어만 알고 한글은 유아원 수준에도 못미치는지 어마어마한 맞춤법의 오기등을 보면 솔직히 저도 제작자에게 고마워 하기보단 욕을 하고 싶어 집니다.

뭐...그외의 대부분 제작자님들 께서는 심사숙고끝에 단어의 선택 하나하나 까지 확인하고 확인하셔서 정성들여 제작합니다만 사람이 하는일이다 보니 오타가 있을수 있고 국문학자가 아닌이상에야 완벽한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기대할수 없으니 이런 하나하나의 어쩌면 자질구레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보아 점점 발전되가는 자막을 볼때마다 "아..조금만 더 늦게 받을껄.."하는 한탄을 가끔 하곤 합니다.

말이 또 길어졌네요.
결론으로... 제작자님들은 힘내시고 욕하는 사람들보단 감사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후자쪽을 더 염두해 두시어 힘내시고 저같은 수정자들은 제작님의 심기를 고려해 요청에 부흥하여 무단 수정,배포등을 자제할것이고 별 다른 노력이나 댓가 없이 다운만 받아 보시는 분들은 제작자분들이나 수정자 분들에게 손톱만큼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막을 대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항상 나오는 再會님의 문구가 있지 않습니까?
"자막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이 아닙니다"
24 오철용  
  자막을 만들어본 경험이 많지 않고 취미삼아서 다른 사람이 잘 만들지 않을것 같은 영화의 자막을 주로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서 자막 하나를 만들때 느끼는 어려움이 참 많다고 느끼고, 빨간 눈물님의 의견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회원님의 아이디가 빨간 눈물인 이유도 아마 그런거 아니겠읍니까?
  자기의 노력이 아닌 다른이의 자막을 자신의 자막처럼 올린다거나, 무단으로 수정한다거나,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 함에도 원작자에게 괴로움을주는 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나 멘트를 날리는 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읍니다. 어떤경우는(제가 만든 자막의 경우에도), 약간의 수정이나 씽크 조정만 하구서 원작자 정보를 지워버리거나 바꾸기도 하더군요.
  얼마 전 자막을 처음 시작해서 몇 편 허접자막을 만들던 때 입니다
  제 둘째 녀석이(참고로 초딩 6년 올라갑니다) 그러더군요. "아빠, 그 자막 하면 아빠는 어떤 이익이 생겨요?, 누가 고맙다고 돈 줘요?"
  그래서 이랬읍니다 . " 아니, 아빠가 그냥 해 보는거야. 그리고 말야, 아빠도 돈이 안생겨도 열심히 만들어서 올려주시는 분들 자막 잘 받아 보잖니? 그렇게 서로 도움이 되는거야"
  아이가 끄덕이며 하는말이 " 아! 그렇구나, 우리집에서 보는 영화도 어떤분이 힘들게 만드신거구나!" 하더군요.
  그리고 또하나 제가 자막을 만드는 이유는 그렇게 몇 편 쌓여가다보니까 제 스스로 공부도 되고, 또 내가 씨네스트에서 이득만 취하는게 아니고 약간의 내몫을 하면서 같이 지내고 있구나..라는 만족감 같은것도 생기고, 새자막에 고맙게도 고마워 하는 분들의 격려도 받고....
일하는 중간중간 무료한 시간에 멍~하게 있지 않아도 되고 여러가지로 좋더군요.
  물론 빨리 마쳐버리고싶은 욕심에 잠이 좀 부족할때도 있읍니다.  ^!^
그래서 저는 빨간눈물님같은 스트레스를 받고싶지 않아서 자료 업 할때마다 처음부터 수정과 배포는 회원들의 양식에따라 자유롭게 하셔도 된다고 공지를 합니다. 거기에는 원작자 정보도 포함됩니다. 아무리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 지겠읍니까?수정하셨다고 연락은 안하셔도 되구요.
  제가 미숙하게 만들어 놓은 자막에 색도 입히고, 씽크도 맞추고, 어색한 표현이나 의미전달이 잘못된 부분도 고쳐주시고, 얼마나 고맙읍니까? 
  또 우리가 댓가를 바라거나 공명심을 위한것도 아닌데 뭐 대숩니까?
  사실 각 개인이 제작 배포한 자막이 자기가 받은 자막보다 많겠읍니까?
  초심으로 돌아가면(누구나 올리고 누구나 공유고 예의를 지키면요) 되지 않을까 싶읍니다.
  그리고 씨네스트에 하루에 올라오는 자막이 너무 많기때문에 이를 가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더구나 예전 에 올라온 그 많은 자막을?, 이래봬도 막강 씨네스트 자료실을 어떻게....?
 
제가 좋아하는 조용필님의 노래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읍니다
 '너를 용서않으니, 내가 괴로워 안되겠다.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것 ~ ~'
빨간눈물님!
그간의 섭섭함을 접으시고 많은 팬들의 곁으로 돌아오시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사람들에게 실망하여 회원님의 선의가 꺽이지 않기를 빕니다
장황하여 참으로 황망합니다
1 이종찬  
맞습니다, 시네스트 운영방식 정말 지지하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자막 제작자분들에 대한 최소한에 보호조취는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고정적으로 제작활동 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나, 원제작자 원자막파일에 대한 사항이라던지
조금더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