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을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자막제작자포럼

자막을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1 deeJ 1 2913 36
이미 많은 분들이 자막에 대해 많은 의견을 쓰셨는데요,

저는 가입 기념으로 그냥 한번 써 보고 싶었습니다. ㅎㅎ

제가 처음 자막에 발을 디딘것은 어느 한 네티즌 분이 만드신 자막을 본 후였습니다.

보기에 거북할 정도로 오역이 많더군요. 영화 전개상 말도 안 되는 말을 그대로 써 놓았더군요. 그래서 언젠간 내가 자막을 한번 만들어 보리라 생각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큐브제로라는 영화가 릴리스 됐고, 옆에있는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고 해서, 재미삼아 자막 제작을 시작 해 보았습니다.

자막 제작이 이렇게 빡센지 처음 알았습니다 (참고로 싱크는 이미 되어 있었습니다)

대충 번역만 하면 되겠지... 하고 시작 했는데. 이건 완전 영화 스크립트를 새로 쓰는, 완전 창작의 작업 이더군요. '어떻게 하면 부드럽게 번역하면서 의미를 잃지 않게 할까?" "어떻게 하면 어색한 느낌이 들게 하지 않을까?"

Hi 라는 문장 하나가지고도 이걸 "안녕"이라고 해야하나 "안녕하세요"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그냥 "어이!" 라고 해야 하나. 여간 신경 쓰이는 작업이 아니더군요.

이렇게 해서 겨우 겨우 끝냈습니다. 밤 새고 난리났었죠.

하지만 그 다음 느낌은 정말 뿌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내 아이를 낳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자막 제작 하신 분들 많이 공감 하시겠지만

자기가 자막 만든 영화를 보면, 속으로 '저거 내 영화인데...' 하시죠?

그리고 친구 만나면 "너 XX 봤어? 그거 내가 자막 만들었는데" 하시죠?

그만큼 애착감이 가는 하나의 창작물 이란 겁니다. (제 경우에는요)

이런 자막을 누군가 손을 대서 수정한다고 하면 이건 정말 슬픈 일이죠.
자기 자식 욕하는 느낌일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 색을 예쁘게 바꾼다던지, 싱크오류를 고친다던지 하는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얘기는 자막을 정말 신경써서 만드시는 분에만 해당 되는 얘기 일줄로 생각됩니다.

이미도...  나도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드시는 분들 말이죠. (아님 더 잘 만들던지)

그런 뜻에서 자막 하시는 분들 자막 만드시는 분들, 화이팅!

***************

이제까지 제가 낳은 아이들은 큐브제로, 사이드웨이, 쏘우2, 골! 입니다.

제 아이들 많이 많이 사랑 해 주세요!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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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Prodigy100  
  오셨군요 deeJ 님...
종종 뵈었었는데...
이제 시네스트에서 뵙게 되었네요 ^-^;;
자막제작자의 심정...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ㅋ
정말 쓸데없는 부분에서도 시간 엄청 보내고 있죠;;
어찌됐건 앞으로도 멋진 자막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