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의대생 “온라인시험? 왜 80%나 집단 커닝했겠나?”

뉴스

인하대 의대생 “온라인시험? 왜 80%나 집단 커닝했겠나?”

인하대 의과대학생 91명 부정행위 적발 / 커뮤니티 글 “이틀 만에 200쪽 봐야 하는 상황… 오프라인 시험 건의했지만…”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대학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인하대 의과대학생 91명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다. 그런데 온라인시험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무리한 시험 일정을 강요했다는 폭로도 나와 눈길을 끈다.

 

대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지난 1일 ‘커닝 사건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커닝에 가담하지 않은 인하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왜 80%에 달하는 학생들이 커닝을 했는가에 대해 알고 그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인하대 측에 따르면 이 대학 의학과 1학년생 50명(수강인원 57명), 2학년생 41명(정원 52명)이 부정행위(집단 커닝 등)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커닝을 한 학생이, 하지 않은 학생보다 월등히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인하대 의과대학은 지난 2월 개강했지만 코로나19 확산사태로 2주 만에 휴강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생들은 휴강이 시작된 며칠 뒤 “2주 수업 분량에 대한 시험을 이틀 뒤 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이틀간 준비해야 하는 시험 분량은 ‘40시간 수업 내용’으로 PPT 2000페이지 정도에 달한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본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나중에 시험을 볼 줄 알았던 애들이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성실한 학생은 매일매일 공부해서 시험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일반적인 애들은 이틀 만에 2000페이지를 봐야 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일부 학생들은 교수에게 ‘부정행위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라며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오프라인’으로 대면 시험을 치르자고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수는 모두가 똑같은 조건인데 문제가 될 게 없다며 온라인 시험을 강행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커닝이라는 행위를 정당화하고 싶은 게 아니다”면서 “시험 보기 전에도 부정행위 가능성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학교 운영의 미비함, 학사일정에 따라 공부일정을 계획하는 학생들을 무시한 채 맘대로 시험을 강행시킨 점 등 학교에도 이 사태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글을 맺었다.

 

한편 부정행위가 적발된 학생들은 2∼9명씩 무리를 지어 한 장소에서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 또는 SNS를 이용해 답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까지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사실은 부정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들의 폭로로 알려지게 됐다.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서자, 의학과 1·2학년 총 91명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스스로 신고했다.

 

인하대 의대 측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들 91명의 시험 점수를 ‘0점’ 처리하고 담당 교수와의 상담과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1학기 기말고사는 대면고사 형식으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