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할리우드 제작자 와인스틴 유죄, 성폭력 인식 전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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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할리우드 제작자 와인스틴 유죄, 성폭력 인식 전환 신호탄”

24일 재판장으로 들어서는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게티이미지.

24일 재판장으로 들어서는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게티이미지.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유죄 평결이 성폭력 문제에 관한 문화적 인식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이번 평결이 성폭력 본질에 관한 문화적 인식 개선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들이 성적 불법행위를 자신있게 고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와인스틴 각종 성범죄를 계기로 불붙은 미투 운동의 분위기에서도 당초 법 전문가들은 물론 고소인들조차도 유죄가 선고될 정도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을 거라고 확신하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재판이 수년 전에 진행됐다면 물리적 증거 부족, 성범죄 후에도 피해자들이 와인스틴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 등 요인으로 인해 성범죄가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아메리칸대학 법학 교수 브렌다 스미스는 “이번 재판의 주요 시사점은 사람들이 직장 내 성희롱과 성적학대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상 성폭력 사건은 범인과 개인적 또는 직업상의 관계로 얽힌 피해자의 침묵과 부정확한 기억 등으로 인해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고 WSJ는 지적했다. 특히 부하 직원이 과연 상사나 권력자와의 성관계에 ‘동의’라는 것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된다.

와인스틴에게 1급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진 것은 미국인들이 성폭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해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와인스틴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프리랜서 기자 로런 시반은 “기소하기 매우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이번 재판은 우리가 사법 시스템에서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결 덕분에 여성들이 성범죄 혐의 사건을 경찰이나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더욱 쉽게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인들에게 기밀유지 협약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를 개정하라는 압력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조항은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법적 대응을 하거나 언론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족쇄 역할을 해왔다.

미국 한 로펌 변호사 데이비다 페리는 WSJ에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평결은 두려움을 없애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화 제작자 에이미 베어도 “가해자들은 이제 구속력 있는 판례가 만들어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와인스틴과 비슷한 처지의 ‘가해자’들은 유죄 평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성폭행 범죄로 수감된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 홍보담당인 앤드루 와이어트는 “미국의 사법체계에 있어 매우 슬픈 날”이라고 논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와인스틴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 특히 돈 많고 유명한 남성을 괴롭히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사법체계의 공정함을 찾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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