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첫 정규내는 주노플로, 여정은 이제 시작 “나의 가능성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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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첫 정규내는 주노플로, 여정은 이제 시작 “나의 가능성 보여주겠다”

어느 문화권을 보더라도 예부터 누구나 자신의 업적이나 이름이 길이길이 남겨지길 원한다. 차이가 있다면 동양의 문화권은 그 내용을 비석같은 곳에 새기는 반면 서양 문화권은 동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유럽이든 북미든 어느 도시를 가나 그 지역에서 가장 기억에 남겨야 할 사람들의 모습을 동상으로 보존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래퍼 주노플로, 엠넷 <쇼미더머니> 2016년 방송 시즌 5와 2017년 방송 시즌 6에 거푸 출연했던 그는 미국 본토 힙합의 진수를 국내에 전해온 이들 중 하나다. 스스로 미국 서부지역 힙합씬을 상징하는 ‘웨스트 사이드’를 강조하면서 유려한 랩실력에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팔색조 매력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한국힙합의 ‘대부’로 불리는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 소속사 필굿뮤직에 합류하면서 거쳐도 필굿뮤직이 있는 경기도 의정부로 옮겼다.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그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는 ‘동상’이라는 의미에 맞게 자신의 모든 업적을 서서히 빚어올려 끝끝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단단한 음악적 발자취를 남기고야 말겠다는 그의 의지가 크게 반영돼 있다. 흔히 강한 이미지일 것 같은 외양과는 다르게 앨범에는 트랩을 비롯한 최신 유행의 장르와 재즈의 선율이 섞여든 곡들까지 그의 폭넓은 취향이 녹아있다. 그 동상이 언제 완성될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길지도 모를 그 여정을 나서는 ‘랩쟁이’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인다.

- 각종 디지털 싱글로 국내에 모습을 보인지 거의 3년 여 만의 정규앨범이다.

“1년 동안 몰두한 결과물이 정규앨범으로 나왔다. 드디어 나오니까 속이 시원하고 하고 싶은 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주변 분들이 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힙합 커뮤니티도 잘 못 가기는 하는데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고 들었다. 결국 음악은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평가가 있겠지만 마음에 두는 편은 아니다. 결국 음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행복을 찾는 일이다.”

- 스태튜스, ‘동상’이라는 앨범 제목이 이채롭다.

“센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우리가 ‘동상’을 생각할 때 오랫동안 지은 것이고, 의미가 깊게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이 한 지역사회에 영향을 주거나, 문화를 움직인 사람일 때 후세가 그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앨범으로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수 있는 동상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작업했다.”

-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나.

“모든 것을 이 앨범에 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음악작업을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집중적으로 했는데 스튜디오에서 안 나오고 먹고 잔 날이 많다. 어떤 날은 밥 생각이 났지만 흐름이 끊길까봐 안 먹다가 굶은 적도 많다. 내 작업 스타일은 이렇게 몰두를 하는 편이다. 친구들도 내가 앨범을 만들 때는 밖에 안 나오는 것을 아니까 다 연락을 안 해준다.”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 이 앨범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유산을 남기고, 그걸 만들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빨리 유행을 타 인기가 오르는 일도 좋겠지만 6개월 이후에 그 이후에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도록 애썼다. 나만의 동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때 그때 느끼는 대로 나오는 결과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 타이틀곡이 앨범제목과 동명의 곡이 하나, 가수 보아가 참여한 ‘오토파일럿(Autopilot)’까지 두 곡이다.

“‘스태튜스’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오토파일럿’은 밝고 재즈적인 분위기가 섞인 곡이다. 대비되는 두 가지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 스스로가 그러한 스타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특히 내가 랩만 하는 게 아닌 작곡을 하고 노래도 역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원래 음악을 재즈를 샘플링한 힙합으로 시작해 ‘오토파일럿’ 같은 스타일과 잘 맞는 편이다.”

- 보아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됐나.

“만들면서 ‘이 부분에 보아 누나가 들어가면 끝났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생각한 게 누나였다. 지난해 누나의 앨범의 노래 ‘원샷, 투샷’에 랩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그 인연으로 다시 러브콜을 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정말 프로는 다르다고 느꼈다. 편하고 좋은 분위기에서의 작업이었지만 정말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작업이 빨리 끝나 놀라웠다.”

- ‘타이거JK 사단’으로 불리는 필굿뮤직의 뮤지션이다. 타이거JK에게 받은 영감은?

“JK형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사실 혼자 다 해내고 싶어서 거의 작업이 끝난 상태에서 노래를 많이 들려드렸다. 조금씩 세부적인 부분을 도와주셨는데 JK형님은 정말 귀가 예민하고 세밀한 분이다. 조금씩 수정을 하다보니 소리에서 불순물이 걸러지고 순수한 느낌의 소리로 바뀌었다. 아마 JK형님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못 만났더라도 LA에서 일을 하면서 음악을 했겠지만 사람들이 주노플로라는 사람을 알게 되고 방송도 나가게 된 것은 순전히 JK형님 덕분이다.”

- 지난달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한국 뮤지션 최초로 미국 프로농구 NBA 경기 중간에 공연을 했다.

“그건 정말 꿈같은 경험이었다. 스테이플스 센터는 원래 살 때부터 좋아했고,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을 본 곳이다. 혼자 섰던 무대 중에서는 관객이 가장 많았는데 스스로도 역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공연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좀 더 적극적인 호응을 받는 것 같다. 2월 서울-대전-대구-부산 공연이 있고 이후에는 해외로 나가볼 생각이다.”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지난달 9일 자신의 첫 정규앨범 ‘스태튜스(Statues)’를 발매한 래퍼 주노플로. 사진 필굿뮤직

- 해외활동을 하면서 목표가 있다면?

“우선 양주 브랜드의 협찬을 받고 싶다. 하하. 특별한 목표는 없다. 상이나 기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많은 곳을 다니면서 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과 많이 만나보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 주노플로하면 의상이나 머리스타일도 독특하고 멋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원래 패션은 전공이었다. 디자인도 했었고, 실제 디자인한 옷을 팔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경우도 디자인에 관여를 많이 했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온라인보다는 직접 가서 사는 걸 좋아한다. 이단 입어봐야 옷태를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화려한 옷들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흰티나 검은색티 무늬 없는 것만 입어도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머리는 거의 평소에는 모자를 쓰는데 스타일링은 꼭 한 군데 숍에 가서만 한다. 그 누나에게만 내 머리를 맡길 수 있다. 하하.”

- <쇼미더머니>로 이름을 알렸는데, 아직 이르긴 하지만 심사위원으로서의 제안이 온다면?

“생각은 해볼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수준으로 봤을 때 그 자리에 올라갈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했다. 아직 음악을 10년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더 발전할 부분이 많다.”

- 2019년 계획이 있다면.

“다음 앨범의 작업은 이미 시작했다. 올해 꼭 그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고, 투어콘서트도 하고 싶다. 연기도 지난해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잠깐 해봤는데 기회가 된다면 더 해보고 싶다. 일단 이번 앨범을 즐기는 일이 우선이다. 마음을 열고 여러 스타일을 즐겨주시면 주노플로라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하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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