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트니 11년 전속 사진가 김명중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 폴 경과도 그 코드 통했다” [인터뷰]

뉴스

폴 매카트니 11년 전속 사진가 김명중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 폴 경과도 그 코드 통했다” [인터뷰] …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는 자신의 고국인 영국 왕실에서 기사작위를 받아 ‘폴 매카트니 경’으로 불릴 정도의 거물이다. 1963년 비틀즈의 멤버로 데뷔한 이래 56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의 삶을 살았다. 그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찍었거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던 사진작가들은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하지만 그의 전속 사진작가, 그리고 11년 동안 그 일을 한 사람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른바 ‘엠제이(MJ)’로 불리는 사진작가 김명중씨는 폴 매카트니 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 조니 뎁, 빅토리아 베컴 그리고 방탄소년단까지 세계에서 유명한 스타들의 사진작업으로 유명하다. 영국에서의 16년, 미국에서의 6년 동안 활동으로 그의 뷰파인더를 거치지 않은 스타를 찾기가 오히려 어렵다. 그런 그가 일을 시작한 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그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 <오늘도 인생을 찍습니다>를 펴냈다. 더불어 지난 1일부터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캐논갤러리에서 사진전도 열었다.

그렇게 유명한 거물의 사진작가라면 당연히 성공한 삶을 살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만난 김명중씨는 대뜸 그의 책이 성공담이 아닌 ‘실패담’이라고 이야기했다. 예상을 깨는 대답이었다. 그는 폴 매카트니 같은 거물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자신의 열정 원천으로 거듭된 실패를 꼽았고, 그 안에서 깨달았던 여러 삶의 진리가 스스로를 이끌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연한 기회로 지난해 작은 강연을 하게 됐다. 그 자리에 출판사 관계자가 와계셨던 모양이다. 강연을 듣고 출판을 제의해 오셨다. 내가 사진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사진가가 된 과정도 독특해 그런 것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희망을 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 연말부터 집필에 들어갔다. 원래 글로 완성한 책이었는데 사진가이니 적절한 사진도 들어가면 좋겠다 싶어 삽입했다. 마침 젊은 시절 ‘인터뷰’라는 카페로 청춘을 즐겼던 장소가 지금은 캐논갤러리가 됐다. 거기서 전시회를 제안해와 출간기념 전시회도 할 수 있었다.”

-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가 된 게기도 궁금하다.

“원래 영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촬영일을 하고 있었다. 홍보 담당자였던 영국인 친구와 친해져 함께 모여 놀곤 했는데 스파이스 걸스의 일정이 끝나자 클라이언트 중 하나였던 마이클 잭슨을 소개해줬다. 그러다 폴 매카트니 경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두 번 작업하고 말겠지 생각했다. 그는 대가이고 나는 영국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 역시 운이라는 게 그 분이 당시 이혼 이후 음악을 접었다 다시 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모든 분위기가 연결돼 많은 투어를 함께 하게 됐다.”

- 폴 매카트니가 본인의 어떤 점을 좋아했을까.

“사실 나는 어릴 적 사진작가의 꿈도 없었고, 음악도 별로 안 좋아했다. 심지어 비틀즈의 노래도 몇 곡 몰랐다.(웃음) 그런데 그런 거장과 일을 함께 하지 않았는가.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3년 정도 지나자 재미가 없어졌다. 사실 사진은 촬영자의 열정이 클수록 좋기 마련이다. 그렇게 내 결과물도 뭔가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진을 검토하고 돌아가려는 나를 폴 경이 붙잡았다. 그러면서 ‘더 이상 네가 찍은 사진이 나를 흥분시키지 않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왔다.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기분이었다. 그는 나를 그냥 해고해도 되는 입지였지만 나를 직접 불러 기회를 주려한 것이다. 그 이후 그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 그의 사진을 찍는데엔 어느 정도의 기술적 숙련도가 있다면 결과물은 비슷하다. 하지만 결국은 사진에 쏟는 애정과 피사체와의 코드가 잘 맞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폴 경이 나를 그렇게 생각해준 듯 하다.”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 피사체로서 폴 매카트니는 어떤 사람인가?

“쉽지 않다. 주로 공연장 사진을 찍는데 세 시간 공연의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50년 동안 노래한 습관도 그대로다. 하나의 노래를 부를 때 같은 표정과 포즈를 한다. 그 분 공연을 300~400회 찍었는데 매번 다른 사진을 만들어야 했다. 심지어 그는 똑같은 사진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니 구도에서부터 장비, 기법까지 매순간 도전해야 한다.”

- 기억에 남는 유명인사들이 있는가.

“조니 뎁이 기억에 남는다. 까다로운 이미지일 것 같지만 너무 편하게 다가와줬다. 방탄소년단의 경우도 3년 전 처음 만나 가장 최근 작업이 지난 연말이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만 매너와 인사성, 인성 등이 전혀 변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 좋아하는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

“찍고 나서 마음으로 따뜻하게 무언가가 오는 의미있는 사진을 좋아한다. 그래서 스타들의 사진과 더불어 전 세계 어려운 곳에 가서 그곳의 현실을 촬영하는 기부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어떤 사진을 보던 한참을 쳐다보게 하는 사진이 있다. 그렇다면 아마 찍은 사람이 피사체에 대해 애정과 사랑을 가졌다는 의미다. 오늘날은 하루 4억장의 사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유통되는 시대다. 그러한 사진의 홍수에도 마음에 남는 사진은 있다.”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M J KIM(김명중)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캐논 갤러리에서 스포츠 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선임기자

- 사진 홍수의 시대, 사진의 가치는 아직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던 주제다. 사실 예전 필름시대에는 한 장을 찍으려고 고민을 하던 때였다. 하지만 요즘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면 된다. 동시에 그러한 일상성은 누구나 사진 속에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걸 가능하게 해준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부탁했다면 그는 자신의 인생 한 부분을 새겨주고 간 소중한 일을 한 것이다. 사진의 사회적인 가치는 달라졌을망정 개인에게 갖는 의미는 훨씬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 책과 전시회를 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 인생은 크게 세 가지 실패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놀다가 대학에 떨어졌고, 미국에 유학을 떠날 때 신청을 잘못해 결국 무비자로 영국에 향하고 말았다. 그리고 영국에서 IMF로 가세가 기울어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모든 실패를 우회해 어떻게든 길을 찾게 됐다. 이런 부분들을 보여주면서 실패 뒤에도 기회가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거장인 한국 연예인들과 함께 작업하며 그들의 유산을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