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 - 기생인가 공생인가?

영화감상평

스푸트니크 - 기생인가 공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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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예고편 자막만 만들 생각이었으나 부천영화제에서 평이 좋았다는 소식을 들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관에서 볼 기회도 따로 없을 것 같아서 자막을 만들게 되었다. 

영화제에서 평이 좋으면 대중적인 재미는 별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이미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 쿨럭


영화의 제목인 스푸트니크는 서방세계에서 Sputnik Crisis 로 상징되는 소비에트 연방의 우주 개발 계획을 대표하는 단어이면서 러시아어로 동반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소비에트 연방의 유인궤도위성 4호의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하던 중 외계생명체의 습격을 받아 불시착하게 된다. 

유일한 생존자인 베시니코프는 몸속에 외계생명체를 품은채 후송되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 소련과학센터 시스템분석연구소에서는 신경심리학 전문의 유리브나 박사를 데려온다


의사회와의 트러블 해결을 위해 힘을 써주겠다는 세미라도프 대령의 약속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된 유리브나는 치료를 위해 베시니코프를 진단하던 중 세미라도프 대령이 환자의 안위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그를 괴물 병기로 만들어 사용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람의 목숨을 등한시하는 세미라도프의 행위에 염증을 느낀 유리브나는 베시니코프를 탈출시키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시작한다. 


베시니코프 역의 표트르는 영화 블랙 아웃의 예고편에서 본 기억이 나고

유리브나 역의 옥사나는 본 슈프리머시에서 본에게 목숨을 잃은 부모를 둔 앳된 소녀로 나온 모습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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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은근한 비판을 가하기 위한 클리셰가 몇몇 존재한다 - 예를 들면 예고편에는 있었지만 본편에선 삭제된 언론의 뉴스 보도 행태라던가 -

그런데 이를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 바로 생전 처음 보는 외계생명체인 기생괴물이라고 생각한다


베시니코프를 진단하던 유리브나는 활력이 좋아지는 그의 상태를 보고는 몸속에 있는 이 괴물이 기생체가 아니라 공생체인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과연 스푸트니크의 외계생명체는 신체강탈자의 침입이나 에일리언 같은 영화에서 많이 보이는, 숙주를 죽이고 생명을 얻는 패러사이트(기생체)일까?

아니면 숙주의 감정과 기억을 공유하고 상처를 낫게 하여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베놈과 같은 심비오트(공생체)인 걸까?


이 괴물은 상처를 낫게 하고 생명력을 증대시켜 인체 조직의 재생을 돕지만 자신을 받아 들이지 않는 숙주는 죽게 만든다

감정과 기억을 공유하지만 모방이 끝나면 숙주의 의식과 기억을 장악하고 신체적인 감각(찻잔의 뜨거움, 고통)도 인간적인 감정도 없는 잔인한 괴물로 만든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사회주의는 노동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다가가 러시아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전제군주제를 무너뜨린 후 공화국까지 장악했지만

결국 독재로 돌아서게 되고 프로파간다와 폭력으로 인민을 핍박하고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으로 감정과 사상을 재단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강력한 무기로 사용했다


러시아의 인민들은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러시아를 인민과 상부상조하는 공생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저런 형태의 나라는 (외계생명체처럼) 생전 처음 봤으니까 

하지만 사실 그건 인민을 세뇌하고 이용해 파멸로 몰아가는 기생체였던 것이다


영화 초반에 유리브나는 그들의 관계가 공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둘을 분리하는 것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후반 들어 베시니코프가 괴물에 의해 본인의 감각과 의식을 잠식당하게 되고, 세미라도프 대령이 애초부터 그를 풀어줄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인간성이 말살된 괴물 병사로 만들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괴물을 분리하고 베시니코프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분노를 억제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베시니코프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어머니와 아들을 위해 살겠다던 의지를 버리고 스스로 괴물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


이 영화는 크리처물이긴하지만 사실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베시니코프와 유리브나 그리고 괴물 간의 "관계"였던 것 같다


괴물과 베시니코프는 파멸을 향한 동반자(스푸트니크)였고, 유리브나와 베시니코프는 상생을 향한 동반자였다


애초에 크리처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놉시스가 재미있었다 특히 유리브나가 괴물의 정체를 하나씩 벗겨나가는 과정은 정말 긴장감 있게 지켜봤다

러시아 특유의 설명하지 않는 불친절함과 묵직한 분위기에 할리우드적인 연출이 더해지면서 대중적인 상업성도 보여졌다 


하지만 초반의 흥미 유발과 중반의 밀도있는 사건 전개를(예를 들면 초반에 리겔이 베시니코프에게 짜증을 내다가 베시니코프가 목에 뭐가 걸린듯 기침을 하니 눈치를 보며 긴장하는 장면 같은...) 잘 이어가지 못하고 후반의 클라이막스 부분이 약간 밋밋한 느낌으로 마무리 된 것이 아쉽다

등장인물들 이름때문에 짜증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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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S MacCyber  
에이리언 이후에 기대치가 높아져서 (유사 장르에서)
그 만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를 찾기가 쉽지 않죠. ㅎ
8 패트릭제인  
그렇습니다 에일리언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 기억나는군요,
복성고조 같은 홍콩영화나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같은 한국영화를 보다가 에일리언과 로보캅은 어린 나이에 정말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아쉽다고는 썼지만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본 것은 아닌지라 의외로 긴장하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
5 블랙헐  
엇~ 그럼 감상하겠습니다앗 !!!!  ^^*
5 블랙헐  
마지막 타냐가 베시니코프의 아들을 찾아갈 때의 든 생각은 타냐의 몸안으로 외계생물이 옮겨가서 아들을 찾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다가 소개로 보개된 영화지만 저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네요~ 감사합니다.
8 패트릭제인  
재미있게 보셨다니 웬지 기쁘네요 (^-^)/
5 블랙헐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는 극장영화보다 더 충격이었던 게  '두 얼굴의 사나이(헐크)' 와 '육백만불의 사나이' TV 방영때가
 더 문화충격 이었던 것 같아요.
극장에서 부모님따라 영화보다가 '두 얼굴의 사나이'할 시간인데....... 안타까워 했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해요~ ㅎ
아~ '나이트 라이더' TV명 '전격Z작전'에서 "마이클"과 "키트" 조합도 환상을 심어주었죠. 동시대 '맥가이버', '에어울프' 보다 더~ (음악만큼은 두 작품이 더 좋았죠)
그래서 손목에 아날로그 시계가 아닌 디지털시계로 바꿔 끼었던 아련한 추억이 있네요~ ^^*

그런데 현실화 되고 있는 것 같아요~
S 큰바구  
자막 만드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꼭 이 영화 꼭 보고싶네요 ㅎㅎ
5 블랙헐  
큰바구님! 추천합니다! (단, 기대감은 버리고~ ㅎ)
25 금옥  
몇년 안에 2부가 나올거 같네요~
9 먹는게낙  
잼있게 감상잘했습니다.
7 달새울음  
러시아가 코로나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던데...
(아직 안봤습니다만) 영화처럼 재앙이 되어선 안될텐데 말이죠...
저도 이만 영화 감상하러 가야겠어요 ㅋㅋㅋ
1 어르신사랑  
2부 기대됨
1 소심한1인자  
저도 달새울음님 처럼 코로나백신 기사가 떠오르더라구요 ㅎㄹ
21 박해원  
기생이죠 아무렴ㅋㅋ 애당초 그쪽에서 먼저 쳐들어 왔잖아요
5 블랙헐  
말씀들어보니 갑자기 일본 애니 '기생수'가 떠오르네요~
21 박해원  
되게 좋아하는 만화인데 공감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