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 of the Dog, 2007

영화감상평

Year of the Dog, 2007

13 리시츠키 2 11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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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of the Dog (2007)
Director: Mike White
Writer: Mike White



롱샷의 프레임, 정면, 정 가운데에 주인공 폐기가 출근하는 로앵글의 육중하고 단단한 회사건물이 있다.
그곳은 마치 자연인양 나무에, 꽃에 둘러싸여 위장을 하고 있다.

바로 그 철저히 닫힌 프레임의, 고정된 카메라의 공간, 그곳으로 아주 외소하고 작은 인간들이 출근을 한다.
사회화 되어 애완동물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인간들, 그곳에서의 직원들간의 호감있는 인사와 소통, 배려는
실은 은폐된 권력관계를 누그려뜨리고 보이지 않게하는 도구화되고 기능적인 매너와 윤리의 가림막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가장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심 많은 주인공 폐기는 고정카메라/ 싱글샷에 철저히 소외된다.
그녀와 상대의 대화를 연결하는 시선과 시선의 매치컷에에는, 소위 말하는 시공간의 일관성과 논리성을 담보하지만,
감독은 영리하게도 독자들이 늘 보았던 그 익숙한 그 논리적인 블로킹과 편집을 통해 오히려 인물들을 분리하고 소격효과를 만들어낸다.

상대와 상대의 시선으로 연결된 형식적 편집의 무결함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럼으로써,

상대를 그리고 자신을 소외시키는 작동원리는 감독이 만들어낸 철저히 계산된 프레이밍 효과 때문이다.
1.79:1의 프레임 속, 고정 카메라와 넓은 화각의 정 가운데 위치한 바스트샷(혹은 클로즈업샷)은,

인물을 그 프레임에 가둬버려 외따로 홀로 존재하게 만들고, 인물과 인물의 대화는 마치 서로가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듯한,

서로가 서로를 타인으로 소외시키는 2인칭의 시점으로 대체된다.

폐기가 이 2인칭의 시선에서 해방되는, 소외되지 않을 때는, 동반자 개(犬)인 '펜슬'과 함께 있을 때이다.

둘이 함께 산책을 하고 식사를 하고 함께 잠을 잘 때, 감독은 싱글샷으로 커팅하지 않고, 다정하고 따뜻한 투샷의 열린 프레이밍을 구사한다.
프레임 안과 밖의 경계을 드나들수 있는 폐기와 펜슬은 닫힌 프레이밍의 인간사회의 형식적 윤리성과 사회성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리고 펜슬이 죽는다. 독극물로. 실의에 빠진 폐기는 유기견인 발렌타인을 입양하게되고, 동물병원 직원과의 데이트도 하게된다.
사랑도 잠시, 그녀는 다시 2인칭 싱글컷으로 소외되고, 발렌타인 마저 죽는다. 안락사로. 애완동물로서 인간에게 순종적이지 않은 개는 죽는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사냥 당하고 사육당하는 개들에게, 인간들의 윤리란 도대체 무엇인가.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 제목을 빌리자면, "개에겐 천국도 지옥도 없고, 윤리도 없다"
그들에겐 돌아갈 고향인 자연과 자기자신 그 자체인 본능과 자유만이 있을 뿐이다. 본디 인간 역시 동물임은 말할것도 없다.

"Year of the Dog", 새해가 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추상적이고 형식적인 인사치레인 새해가 왔다한들 없는 복이 굴러오는것도 아니지만, 그곳에는 당연히 개(동물)들의 자리는 없다.
이에 폐기는 스스로 개가 되어 인간사회 속 작은 저항과 소란을 일으킨다. 순진한 조카를 세뇌시키고, 친구의 남편을 협박하고,

직장상사의 싸인을 위조하여 배임하고, 처음보는 마트 직원에게 연을 날린다. 그리고 회사에서 짤리고, 수감되고, 병원에 입원한다.

모든 영화는 주인공의 성장영화이듯, 결말에서 그녀는 <Year of the Dog> 스스로의 삶을 향해 떠난다.
영화 내내 닫힌 프레이밍과 고정카메라의 싱글컷으로 갖혀있던 그녀는 회사를 나오며 버스를 타고 떠나는데,

이때 감독은 영화 시작하고 처음으로 그녀를 따라 카메라를 트래킹한다. 열린 프레이밍의 공간으로 떠나는 그녀를 응원한다. *LMDb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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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6 o지온o  
리시츠키님 무슨 일이신가요?
상영하고 10년이 조금 넘은 최근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평소에는 좀 연식이 된 영화 위주로 글 쓰셔서 저의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 작품을 빼고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
이 감상평은 재밌게 봤습니다.
13 리시츠키  
뭐 30-40년대 영화도 시간지나면 옛날영화고, 2000년대 영화도 시간지나면 옛날영화죠뭐.
다만 21세기 영화들은 시대가 하도 후저서 영화들도 거의 대부분 후진데,
이 영화는 시나리오도 좋고, 연출도 맘에드네요. 저예산 영화의 장점이죠.
글고 2006년 영화지만, 마치 90년대 미국 인디영화나 알렉산더 페인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제글은 다소 무겁게 썼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발랄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즐감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