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neymoon Killers (1969)

영화감상평

The Honeymoon Killers (1969)

13 리시츠키 9 15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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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neymoon Killers (1970)


Directors: Leonard Kastle, Donald Volkman (uncredited)
Writer: Leonard Kastle


Shirley Stoler         ... Martha Beck
Tony Lo Bianco     ... Ray Fernandez




1940년대 실제사건인 '론리 하트 메일링 서비스 킬링 사건'를 극화한 <허니문 킬러스(1969)>는, 1967년 "비틀즈"의 총천연색 약물 앨범 <페퍼상사의 론리 하트 클럽 밴드>를 연상시키지만,

영화의 톤이나 정조는 같은해 1967년에 발표된 건조하고 미니멀한 모노톤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데뷰앨범 <(바나나 앨범)>과 더 닮았다. 이는 곧, 히피들의 이상과도 거리를 둔다는 얘기이다.
더구나 벨벳의 노래 제목들은, 거의 영화의 장면 제목이라 불러도 될만큼, 악마같은 사랑의 살인 로드무비의 비극적 서사를 그대로 담고있다.

일상에 지친 주인공 마사는 외로움을 달래줄 한 남자(I'm Waiting for the Man), 스페인 출신의 레이먼드 페르난데스(European Son)를 만나게 되고,
그와의 지독한 사랑 (Heroin)을 위해 어느날 아침 (Sunday Morning) 엄마를 버리고 여행을 떠나게된다. 마사는 레이에게 엄마(Venus in Furs) 혹은 연인(Femme Fatale)이 되고,

둘의 사기행각은 점점 더 잔혹해질수록(There She Goes Again) 둘은 사랑과 비지니스의 광적인 피의 동반자가되어(I'll Be Your Mirror) 쫓기게 된다(Run Run Run).
결국 그들은, 외부가 아닌, 내적 분열로 인해 그들만의 파라다이스(All Tomorrow's Parties)의 바로 문 앞에서, 스스로를 파괴한다(The Black Angel's Death Song).



연출 경험이 전혀 없었을 오페라 작곡가 출신 감독의 이 몽롱한 리얼리즘은 -촬영감독에게 프레임의 미쟝센을 철저히 의지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떤면에서는 마치 고다르가, 존 워터스의 <피말 트러블>의 디바인을 데리고 찍은 유럽의 뉴웨이브 흑백영화처럼 보이게 한다.

스콜세지가 혹시 다 찍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의 초기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이다.

어쨌든, 시나리오만큼은 치열하게 썼다는데, 감독의 이런 제작경험 없음이 오히려 제멋대로의 모던하고 창조적인 영화를 만드는 조건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감독은 당대의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비극적 운명을 그대로 따르지만, 어떤 신화적 낭만성도 이미지의 어떤 혁신성마저도 냉소하는듯 보인다.
이는 설정샷도, 극적인 조명도, 극적인 앵글도 없는 연출과 매우 거친 편집으로서 일말의 꿈과 희망 마저 남김없이 제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독의 인장은, 영화 내내 주인공 마사가 살인을 했을때나 극적인 변화가 일었을때 장중하게 울려퍼지는 "구스타프 말로"의 심포니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영화 오프닝의, 마사가 일하는 병원을 카메라의 트랙과 줌으로 안무하는 멋진 시퀀스는,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출구없는 정신병원이라는 감독의 노골적인 선언이리라.

병원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마사는 이제 살인의 여행을 시작한다.



외모로서 그리고 타국에서 온 타자로서의 마사와 레이는 "킬러"가 되어, 전후 전례없는 경제성장으로인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미국, 즉 이 "허니문" 세대를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살해한다.
그러나 이들 피해자들 역시 선의의 피해자들은 아니다. 단지 쾌락을 위해, 부동산을 위해, 상속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하는 중년.노년들, 과부들은 미국사회의 허약한 내면을 응축한다.

이들이 가진 가족주의와 물질주의, 카톨릭주의, 애국주의는 영화 속에서 처참하게 폐기처분 된다.

열렬한 카톨릭 신자인 노년의 여인과 위장 결혼한 레이는, 그녀의 환심을 사려 집 벽에 '장도리'로 못을 박고 '예수 초상화 그림의 사진'을 걸어놓고 그녀를 맞이한다.

후에 그녀는 결국 장도리로 살해되고 지하실에 암매장 되는데, 시체를 구덩이 묻고 예수 사진을 던지며 마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야 비로서, 그녀가 멋지군"

그리고 미국의 정신적 지주, 그 예수 사진 위로 흙을 한 삽 던진다.

딸에게 미 건국의 아버지 '링컨 전기'를 읽어주는 과부는 (딸에게 링컨은 암살되었다고 말해준다), 아마도 2차대전으로 남편을 잃었을 터인데, 그에 조응하여 그녀는 권총으로 살해당한다.

이때의 미쟝센은 독자에게 도덕적으로 가장 난감한 순간을 선사하는데,

곧 죽을것을 알고 벌벌떠는 그녀를 빅클로즈업을 잡아놓고 외화면에는 마사와 레이가 그녀를 어떻게 죽일지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40여초간 지속한다.
말그대로 포획된 장면인데, 이는 독자가 피해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하여 감정이입시키는 카메라의 시선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의 시선 속에 독자를 살인행위에 연루시키는 가장 잔혹한 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쑥 프레임 오른편으로 총구가 들어와, 마치 링컨을 암살하듯, 빵.

그리고 마지막 장면, 교도소에서 레이의 편지를 읽는 마사. 카메라는 마사를 미디엄샷에서 점점 트랙-아웃하여 텅 빈 교도소 복도를 와이드 샷으로 잡으면 끝낸다.
꽉 짜인 프레임 속에 교도소의 넓은 복도, 양쪽으로 묵직한 기둥, 쇠창살로 막힌 양쪽의 창문이 대칭을 이루고, 정 가운데 감방의 문 위에는 '성조기'가 게양되어있다.
레이의 사랑이 담긴 보이스오버가 텅 빈 복도를 울리고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성조기가 이 모두를 오롯이 관장하고 있다.

이 차갑고 냉정한 카메라의 거리두기는, 편지 속 사랑과 희망이 가짜라는것을 미쟝센으로서 환기시킨다. 마지막 씬의 교도소 장면은 영화 오프닝의 병원과 강력하게 조응한다.
 



감독은, 세상은 감옥이거나 병원일뿐이라는, 이 진저리칠만큼 냉소적이고 건조한, 화해없는 세계 속에 독자를 끌고들어가서 일말의 판타지마저 용인하지 않고 스스로 영화를 가둬버린다.

60년대 미국 영화 중 가장 무시무시한 걸작 중 하나이다. LMDb*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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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6 o지온o  
고전 영화에 정말 관심이 없는 저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진저리칠만큼 냉소적이고 건조한, 화해없는 세계」 문구가 끌리기는 하는군요.
13 리시츠키  
영화가 병원에서 시작해서 감옥에서 끝나거든요.
영화 속 인물들에 어떤 판타지도 용인하지 않는 감독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몹시 냉정해서 그렇게 썼습니다.
제 글은 다소 과장법으로 썼고 , 고전영화에 관심없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재미없을듯 합니다.
24 umma55  
무시무시한 걸작, 맞습니다~~
이런 영화 스타일, 정말 좋아요.
여주인공은 Pasqualino: Seven Beauties에서도 스산했죠.
그 때 충격먹었는데, 이 영화에서 다시 보니 반갑더군요.^^
24 umma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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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리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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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umma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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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리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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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umma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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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리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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