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Girls At The Harbor (港の日本娘, 1933)

영화감상평

Japanese Girls At The Harbor (港の日本娘, 1933)

13 리시츠키 0 117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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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화같기도 한, 세 인물의 삼각관계를 멜로드라마의 형식으로 치장했지만은, 텍스트 내면에는 스나코의 도나를 향한 동성애적 저류가 흐르고 있다.

헨리는 삼각관계 속 우유부단한 미련을 가진 캐릭터의 기능에 충실한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스나코가 사는 여관방의 문은 항상 열려있는데

(30년대 일본의 항구도시, 사람들은 그렇게 여유롭고 인심이 좋아서 문을 잠그지 않고 다녔나?) 헨리는 스나코를 계속 찾아와 구애를 한다.

스나코는 이를 거부하지 않는데, 이는 그녀가 그를 통해 도나를 만날 구실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영화 오프닝에서 스나코와 도나는 둘도 없는 친구이고, "언제나 우리 둘만 남을거야" 라고 말한다.
둘 사이 헨리가 개입하고, 둘은 번갈아 헨리와 사귀게 된다. 헨리는 당시 갱스터였는데, 도나는 그에게서 총을 뺏는다.

도나는 스나코를 위로하며 "헨리도 똑바로 살려고 노력중이야"라고 말하며 총을 건넨다.

이 장면은 소녀들간의 순수함을 보여주면서도, 대화와 행동 사이 대단히 모순적인 상황이면서 참으로 기괴한 장면이다.

이후 도나는 스나코에게, 헨리가 조직의 여자 요코를 만나 또다시 바람피는 장소를 알려주고, 스나코는 "학교/ 성당"에 찾아가 요코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렇다면 스나코는 왜 헨리가 아닌 요코를 죽였는가. 도나가 스나코에게 총을 건넸듯이, 스나코 역시 도나와 같은 이유로 자신들의 금기시된 동성애적 욕망을 요코에게 투사하였고,

그렇게 요코를 죽임으로써 자신들의 무의식적 욕망을 징벌하는 것이다. 더구나 살해 장소는 "학교/성당" 이다.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인 근대의 30년대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요코하마 항구, 자본주의.

두 소녀와 헨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항구도시를 누비며 연애를 하고, 헨리는 권총을 가진 갱스터이다. 오토바이와 권총의 수입, 근대의 도덕률을 상징하는 학교/성당.

바로 이 공간에서 스나코의 살인은 그녀들의 사랑에 대한 희구와 반체제적이고 반도덕적인 염을 표출한다.

살해된 요코의 뒤에 십자가가 명확히 보이고, 마지막 쇼트에서 스나코의 고개는 반쯤 뉘여 십자가를 째려본다.


이 모순적이고도 무자비한 감정과 액션의 극적인 장면들은, 표현주의적 미장센과 클로즈업과 롱샷의 대비, 트래킹샷, 스타카토로 끊은 스나코의 살인 전/후의 점프컷으로 보여진다.

점프컷의 쇼트들은 피아노 연주의 음표들로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그리고 점프컷에서의 쇼트들은 이어붙인 자국들이 프레임에 스크래치 그대로 보여진다. 마치 욕망이 물리적인 필름을 찢듯이.

당대 함께 활동하던 감독들로부터 천재 소리를 듣던 시미즈 히로시 감독의 비범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연출과 편집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시퀀스이다.

특히 영화 전편에 걸쳐, 인물과 인물을 공간과 공간을 인물과 공간을 연결하는 트래킹샷은 백미이다.



물론 영화는, 30년대 미국의 프리코드 시대의 영화들이 그랬듯, 당대의 도덕적. 장르적 규약을 약속하고 서둘러 끝을 맺는다.

도나와 헨리 부부는 행복하고- 요코는 죽고, 마스미는 체포되고(영화 속 스나코의 술집 종업원 친구의 도둑질), 스나코는 자신의 삶을 후회하며 요코하마를 떠난다.



LMDb* 7.7

(일본고전 명 번역가이신 카트만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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