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리고 둘 - 너의 새로운 시작에 경배를 양양

영화감상평

하나 그리고 둘 - 너의 새로운 시작에 경배를 양양

10 사라만두 1 1172 0

그대의 짧은 여정에 보내는 내 작은 갈망이다


임박한 출산에도 길일을 고르기 위해 미뤄왔던 결혼식이다


표면적으로도 참 철없고 허세뿐인 막내아들의 결혼식


그 누이부부는 회사 중역이라는 타이틀로 획득한 재산을 곧잘 나누어


매번 사고만 치는 동생 뒷바라지에 나이 차가 제법인 남매를 키우는 중산층이다


그런 좋은날 집안 큰 어른이자 죽음이라는 턱을 쓰다듬던 할머니가 쓰러진다


고요한 수면에 던져진 돌의 파동이란 어마어마한 것이었던지, 개개인에게 할머니의 부재는 다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제야 현실이라는 표피의 굴림으로 겨우 잡고있던 얇디얇은 허울이 벗겨지며 이 영화는 속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나이가 참으로 멀티태스킹이 필요해지고 그러해 가정의 탄생이 인생에서 꽤나 터프하고 무거워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삶을 살아내는 그 시기 요소요소마다 우리는 부단히도 인내하며 전진해왔다


끊임없는 업댓으로 인한 지난날의 복기가 철지난 퀘스트 마냥 쉬이 다가오는건 피부에서 멀어진 온도감 때문이란걸 이제는 다 알잖나


그 투명해진 기시감으로 우리는 어른이라는 직위로 훈계하고 길이라는 명목으로 도제품의 양산을 종용한 것이다


자기 인생의 여정만큼 살아내온 무게감과 인내심의 존재를 잊은채로 말이다


틀로 묶지않고 조금은 유연하게 곁을 보듬을수 있다면 관조할수 있다면


감독이 행한 카메라의 시선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정면만이 아닌, 뒷면의 단편이라도 보여줄 여지가 생기겠지


생명을 잉태하며 시작을 강행한 결혼식에서 지난날의 저뭄으로 일단락되는 할머니의 장례식까지


속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내 할말이 없다던 양양에게 쌓여진 체증은 뒷모습만 냅다 들이킨 사진의 수만큼 불어나고 불어나 마지막 언사를 완성시켰다


이 부분은 다들 꼭 음미하며 직접 확인해봤음 좋겠다


인생의 버라이어티는 챕터로 획득되는 퀘스트의 1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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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24 umma55  
걸작이죠, 처음 봤을 때의 문화적 충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후 에드워드 양과 대만 영화의 팬이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