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 (1995)

영화감상평

환상의 빛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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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인건가? 2016년작으로 알고 감상해버렸다. 알고보니 2016년에 한국에서 개봉한거였다. 거의 2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개봉의 이유는 아무래도 고레에다 감독에 대한 관심 때문이겠다.  그의 데뷔작이라고 보면 되겠다.

영화는 크게 두가지 뜻을 담고있는데, 가까운 사람의 자살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감 이나, 인간에게 과거가 가진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유미코는 어린시절  고향으로 가서 죽고싶다고 떠나는 할머니를 왜 적극적으로 붙잡지 못했나? 라는 죄책감이있다. 할머니는 치매증상을 보였고,그 이후 행방불명이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할머니가 떠나던 장면을 꿈에서 보곤한다.  영화는 원거리 촬영장면이 많아서,일본의 바다와 시골풍경이 정겹게 그려진다. 역시 일본과 한국은 닮은점이 너무많다.

유미코는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이쿠오 와 결혼한다. 낡은 원룸형식의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삼개월된 아들도 있고,가난하지만 행복해보인다. 하지만 이쿠오는 돌연 자살을한다.  졸지에 청상과부가 된 유미코..자살의 이유를 알수없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다. 이웃의 소개로 재혼자리가 생긴 유미코는 고향을 떠나 바다가있는 어촌마을로 시집을간다. 상대 남자도 딸이있는 남자다. 

그렇게 완전히 바뀐 풍경처럼 유미코는 새로운 사람들과 행복해보인다. 하지만 문득 그녀는 멍한 모습을 보인다.

시아버지는 항상 담배를 피고,과묵한 모습을 보이는데,그는 수많은 과거들이 쌓인 노인의 모습이다. 그의 사연은 나오지 않지만,이미 부인을 잃었을테고 많은 과거가 있을것이다. 영원히 반복되는 오늘이 수없이 쌓인것이 현재의 우리들일것이다. 그 속에는 추억이나 슬픔이 있다.  

할머니에 대한 죄책감,이쿠오자살에 대한 의문은,전혀 다른 사람이 된 지금에서도 자유롭지못하다.  재혼한 남편이 점이라고 말하는것은, 사실 주근깨다. 자신의 과거를 모르는 곳에서 다른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그러던중 남동생의 결혼식으로,고향을 가게되면서 유미코는 잊고 지냈던,자신의 과거와 마주한다.

뭔가 변한것 같지만,지독할만큼 그대로인 자신의 과거기억처럼 그대로인 고향모습이다.

그렇게 유미코는 돌아와서도 향수병에 걸린듯 멍하다. 괜히 남편의 과거에 트집을잡는다. 

유미코는 버스정류장에 있다가 장례행렬을 보게되고 뒤따라간다. 그 뒤 이어지는 장면은 바닷가에서 무언가를 불태우고있다. 그리고 찾아온 남편의 뒤를따라간다.  죽은 과거는 보내주자는 의미로 보였다. 

엔딩장면은 일상같은 모습이지만, 과거를 품은 시아버지와 유미코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남편역시 과거는 있지만 힘차게 아이들의 좋은추억(과거)를 만들기위해서 놀아주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보고나니까 늦게라도 개봉한 이유를 알겠다. 

과거고 미래고..다 필요없고 아저씨의 원빈처럼 오늘만 살고싶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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