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4)

영화감상평

아무도 모른다(2004)

29 율Elsa 0 2001 0

눈물 그 이상의 예의. 모든 장면이 아름답다.

평점 10/10

 

보다보면 마음 속에 비수가 꽂이는 영화들이 있다. <아무도 모른다>가 그렇다. 밝고 화사한 아이들의 아파트는 놀이터 같이 비추어지지만 관객은 현실이 그렇게 밝지만은 못하다는 것을 안다. 아이들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철저하게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이를 자각한 관객은 현실과의 큰 낙차를 알게 된다. 이 낙차가 커질수록 더욱 배가 되는 슬픔. 실화를 다루었지만 재현드라마는 아니되, 사회 문제를 날카롭고 냉철하게 지적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리얼리즘은 아이들에게 간섭하지 않을 만큼 냉정하고 거리를 둔 시선을 유지하지만 그러한 시선이 감정을 조금씩 부스러모으고 끝내 도달하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잡다단하고 단단하게 쌓인다. 슬픔을 터뜨리지는 않지만 이내 터뜨려지는 슬픔, 장면장면을 곱씹을 수록 매 장면에서 묻어나오는 슬픔, 끝내 관객에게 책임을 묻는 슬픔, 그 책임을 방관했다는 관객의 자책. 그리고 사회 드라마로서 아이들을 착취하지 않고도 충분히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려 깊은 예의. 눈물 그 이상을 이끌어낸 예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보여준 어떤 정점이라 부를 만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장면이 아름다운 작품을 보고 기억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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