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 2

영화감상평

인크레더블 2

29 율Elsa 2 2392 0

속편까지 이렇게 영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될까. 

평점 ★★★★


익숙함과 새로움을 교배하며 보편적인 가치를 놓치지 않는 픽사의 화법. 전작은 픽사가 가장 잘 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물 중 하나였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중간 지점에서 자로 잰듯 정확하게 균형을 맞추는 감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속편으로 접어들면 조금 시시해지는 이유도 여기 있는데 전편의 새로움도 익숙함으로 바뀌어 균형이 깨지고 진부함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움이라는 쾌감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속편이 제작될 때마다 매번 이러한 리스크를 안고 간다.


<인크레더블 2>가 어떻게 새로움을 이어받으면서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제작진의 숙제였던 건 틀림없다. 물리적으로도 14년이 지났고 강산이 변한 시간만큼 문화도 달라졌다. 숱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쏟아져 나온 만큼 그것과도 차별점을 두어야한다. 쫄쫄이는 구시대적인 것이 되었고 기계 수트가 각광받고 있는 와중에, 다시 쫄쫄이를 입은 슈퍼히어로 가족을 데리고 속편을 만들겠다는 건 픽사의 어떤 야심일까, 아니면 아이디어가 떨어진 안일함일까.


확실한 건 1편만큼 한다는 것. 1편만큼 영리하다. <인크레더블 2>에서는 시대의 경향을 읽은 흔적이 많이 보인다. 이번 작품에서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바로 악당 캐릭터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폴더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거의 무한에 가까워진 미디어의 영역. 미디어의 전염성과 영향력을 동기 삼아 악당을 설정한 것은 신선한 접근이며 미디어의 소비에 대한 폐해를 지적한다. 현실에서 우리가 살갑게 마주하는 미디어이기에 설득력이 있고 악당 캐릭터도 활기를 띈다. 시대의 공포를 읽은 영리함이라고 하면 과분한 해석일까.


왕년의 슈퍼히어로들이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건 <인크레더블>만의 인간적이면서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시리즈가 가족 드라마에 기초를 두면서 가족의 군상을 차용하는데 있어서, 2편은 성 역할에 대해서 많이 유연해졌다. 대다수의 미디어에 그려진 가족의 이미지. "남자는 직장인, 여자는 주부". 1편에서 가부장적으로 그려진 가족의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2편에서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스스로 자기검열한다. 일라스티걸의 단독 활약상이 짜릿한 재미를 주지만,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육아 성장담도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잘못된 고정관념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려는 시리즈의 고심이 보인다.


1편만큼 짜릿하다. 스케일은 더 커졌고 캐릭터들간의 팀워크도 합이 딱딱 맞아 떨어져 팀플레이의 쾌감도 유지한다. 다만 가족 드라마로서는 좀 약한 편인데, 잭잭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극을 이끌어가는 큰 재미를 주지만 되려 다른 캐릭터들이 평이해지는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잭잭'이라는 캐릭터의 양면성. 그럼에도 찰기 있게 붙는 장면의 리듬감이 빠른 재미를 선사한다. 1편의 장점을 대거 끌고 오면서 독자적인 영리함을 찾은 속편의 교본. 속편까지 이렇게 영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애니메이션 뿐만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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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알밤  
애들이 좋아하는 영화!!

추카추카 40 Lucky Point!

1 모조리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