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29 율Elsa 0 828 0 0

이야기의 신파를 넘어선 작화의 감성. 

평점 ★★★☆

 

영원을 살아가는 여자와 숲 속에 버려진 아이가 만나 운명처럼 함께하는 이야기. 모성애를 중심으로 끌어가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동화의 질감을 살렸다. 이별을 테마로 하는 서정적인 정서가 작품 곳곳에 뿌려져있다. 오카다 마리 감독이 각본을 맡았던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의 정서가 연상된다.

 

이야기 자체는 결말이 쉽게 예상이 될 정도로 단조롭고 빤하다. 우연의 일치도 기능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서 작위적인 부분도 많고 시간을 널뛰는 구성도 매끄럽지는 않은 편이다. 예상되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면서 즉효적으로 신파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직설적인 감정 표현은 신파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면 이러한 서사의 빈약함일 것이다.

 

하지만 서사의 구멍과 단점을 모두 가리는 작화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이별의 아침에...>는 동화나 소설보다는 팝업북의 성질에 더 가깝다. 풍경과 배경, 인물의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표현한 작화는 스스로 생기를 부여한다. 입체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평면성을 살려 그림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만든다. 너무 (가상)현실 같지는 않게 하면서 생긴 작화의 감성. 작화와 서사가 동기화되면서 신파에 설득력이 묘하게 생긴다.

 

(•스포일러•)

모성애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모성애로만 전개를 이끌어가지는 않는다. 마키아의 시선으로 해석하면 모성애라는 주제가 나오기는 하지만 다른 캐릭터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주제는 확장된다. 레일리야를 사랑하는 크림은 왜 그렇게 레일리야에게 왕국을 떠나자고 설득할까? 레일리야는 정말 자신이 원치 않아 낳은 딸만으로 왕국을 떠나기를 거부한 것일까? 아리엘은 자신을 길러준 마키아에 대한 어떤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인해 아버지가 되겠다고 다짐했을까? 레일리야는 크림이 위험에 처할까봐 그런 선택을 한 것일수도 있고 크림은 몇년 전에 왕자비가 된 레일리야를 포기할 수도 있었다. 아리엘은 이미 떠난 마키아를 떠올리거나 그녀에게 다시 돌아가려고 시도라고 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명확하게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서사의 구멍이라고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분명한 건 이런 것이 모성애라는 주제로 포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더 광범위한 주제로 포함될 수 있을 법한데,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자신이 사랑할 수 있고 지켜야하는 대상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캐릭터들이 모두 각자의 사연에 따라 외로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는 아리엘을, 아리엘은 마키아와 티타, 크림은 레일리야, 레일리야는 메드멜을 향해 감정이 향해있다. 이러한 감정의 의존성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별의 아침에...>는 그 사랑이라는 감정의 가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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