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그 후

영화감상평

다이빙벨 그 후

29 율Elsa 0 1758 0

현재와 어긋난 과거진행형의 어법.

평점 4/10

 

<다이빙벨><김광석>을 연출한 이상호 기자의 세번째 다큐멘터리.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박근혜 정권 퇴진까지 정권에 맞서는 국민들의 투쟁을 담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다이빙벨 사건과 세월호 유가족 시위,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최순실 게이트 사건, 박근혜 탄핵안 가결까지 일목요연하게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뉴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사건들이 정리된 느낌이다. 공적인 언론영화인지 감독의 사적 다큐인지 성격이 모호하고, 많은 사건들이 다방면으로 엮여있는데 그 관계들을 설명하는데 있어 불친절하거나 대충 짚고 넘어가는 지점도 있다. 그래서 다큐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하긴 힘들다. 정확히 전달되는 건, 지난 정권 10년 간 국가 폭력의 주체들과 그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모습. 다큐가 담고자 하는 건 국가 폭력으로부터 승리한 이미지일 것이다.

 

다만 아직 적폐청산이 다 진행되지 않았고 사법농단 사태로 국가의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데다가 세월호 사건의 진상도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 지금으로서는 아직 완전한 승리는 아니다. <다이빙벨 그 후>의 패착은 과거의 승리에 도취되어 현재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의 문제점을 무시하고 과거의 승리로 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은 과거를 안일하고 편안한 판타지로 포장한다. 전일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가 후반부에 흘러나오는데 가사 내용처럼 지난 4년을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고 흘려보낼 수 있을까.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 진행형의 어법에 맞춰진 다큐는 현재와 어긋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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