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

변산

29 율Elsa 0 127 0 0

투박하고 거친 만큼 편안하고 정겹다.

평점 6/10

 

<변산>의 단점은 한눈에 보일 정도이고 지적하기는 쉽다. 스토리는 중구난방에 가깝고 에피소드들 간의 연결은 투박하다. 메시지에는 너무 힘을 줬다고 느껴질 만큼 대사나 랩을 통해서 전달되며 주인공이 깨달아가는 과정도 매끄럽지는 않은 편이다. 부수적 캐릭터의 활용도 기능적인 편이고 희화화를 위한 과도한 캐릭터와 설정도 거슬린다. 완성도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만족스럽지 않은 작품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라는 예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완성도만으로 평가되어지지는 않는다. 이 부족한 부분만이 줄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이 있다. <변산>은 투박하지만 그만큼 익숙하고 편안하다. 형식적 야심을 뺀 담백한 연출이 주는 어떤 익숙한 맛. 음식에 비유하자면 스테이크보다는 잔치국수에 가깝다. 되돌아보면 촌스럽지만 익숙해서 느껴지는 어떤 인간적인 정서. 과거로 상징되는 고향에서 떠나고자 하지만 다시 되돌아가게 되는 청춘의 이야기로 스토리도 빤하지만, 빤한 이야기에만 느껴지는 정겨움이 <변산>에는 분명히 있다. 스토리나 연출이 진부하다고 그게 꼭 영화의 감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논리는 틀리다는 증거.

힙합이라는 장르와 힙합이 가지는 자전적 성질을 바탕으로 청춘의 이야기에 스며드려는 시도. 음악영화라는 큰 틀을 가져왔지만 음악보다는 인간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준익은 <동주><박열>에 이어 다시 현실를 살아가는 청춘을 담는다. 이준익의 청춘 3부작의 마지막. 전작이 현실에 대항하는 청춘의 기개에 대한 헌사라면, <변산>은 청춘의 미성숙함에 대한 헌사와도 같다.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할 단어를 못 찾았던 것에 대한 어떤 투정. 청춘을 내려다보지 않고 옆에서 친근하게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더 청춘 세대에게 접근한 이준익의 위치를 엿볼 수 있다. 

 

(추가)이 영화에 대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 것을 안다. 특히나 <변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발없는새’ 유튜버의 리뷰 영상이 이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청춘을 다룬답시고는 청춘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반론을 펼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변산>은 퇴행적이고 구시대적인 메시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건 아직 이준익의 미숙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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