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영화감상평

앤트맨과 와스프

29 율Elsa 0 7213 0

일정한 재미와 일정한 관성.

평점 6/10 마블이 요즘 따라 취약한 것은 그동안 쌓아온 시리즈와 팬덤층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시리즈의 매력이 전편의 매력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속편은 독자적인 완성도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피로해질 정도로 계속 구사된 슈퍼히어로 영화 공식은 그 자체로 즐길 거리가 되지만 계속 똑같이 즐기면 질리게 될 수도 있는 성질을 지닌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제외하고) 19번이나 똑같은 공식을 한결 같이 가벼운 화법으로 되풀이한 마블 유니버스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된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공식에서, 예를 들어 ‘기승전결’ 구조라면 기승까지만 보여주고 끊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파트 2에서는 어차피 타노스를 물리칠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 그동안 슈퍼히어로 영화에는 부각되지 않았을 뿐, 시민이든 엑스트라든 조연이든 죽음과 희생은 어느 정도 있어왔다.) 언젠가는 변곡점이 올 것이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독자적인 영화로 보면 여전히 공식의 반복이다. 그것도 클리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을 표면적으로 설명하고 넘어간다. 세상을 구해야 된다는 의무적인 이유 대신 연인의 어머니를 구해야한다는 개인적인 동기로 주인공은 행동하는데 그게 납득이 잘 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앤트맨이 가정적인 히어로라고는 하지만 랭(폴 러드)의 맹목적인 사투보다는 호프(에반젤린 릴리)의 내적 갈등이 더 흥미로울 법하다. 하지만 영화는 호프의 내면에 대해 묘사가 거의 없고 들여다보기엔 액션과 개그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 갈등의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깊이는 얕다. 에이바(해나 존-케이먼)는 극적인 드라마를 가진 악역이지만 드라마는 소비적으로만 사용되고 또다른 악역인 소니(월튼 고긴스)는 단순하고 형식적인 악당이어서 존재감이 낮다. 충분히 흥미롭고 동력이 될 수 있는 지점을 가볍게 지나치는 건 아쉽다. 대신 <앤트맨과 와스프>가 동력으로 삼은 건 개그와 액션. 기대했던 대로 오락영화로서 즐길 거리는 확실하다. 미시적 세계와 거시적 세계를 오가는 볼거리와 액션, 앤트맨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사실상 코미디 영화. 명쾌하고 분명한 오락만을 목표로 두고 달려가는 슈퍼히어로 영화, 또는 마블의 여전한 단순함. <앤트맨과 와스프>는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매력적이거나 관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면 둘 다거나. 이번 작품의 의미는 MCU를 양자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켰다는 정도겠다. 

 

별표시(ㅁ+한자 키+8)가 금지단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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