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영화감상평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28 율Elsa 8 5616 2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난 클리셰에 대한 당혹감. 평점 ★★☆

드니 빌뇌브 감독의 걸작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의 후속편. 전편의 각본을 맡았던 테일러 쉐리던이 다시 각본을 맡았다. 일단 원작의 아우라에는 못 미치더라도 건조하고 냉정한 세계의 칼 같은 분위기를 이어받으려 한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폭력을 종용하고 작동시키는 방식을 맹렬한 서스펜스로 보여주었던 원작의 주제도 다시금 재현한다. 제3자의 시선으로 접근했던 전작과 달리 <데이 오브 솔다도>는 그 현장 속으로 뛰어든다. 전화 감청과 위성 감시, 국가 이익을 위한 폭력 등 ‘빅 브라더’를 연상케하는 설정을 통해 권력 부패와 남용의 실태를 관객의 눈앞에 전시한다. 보고 나면 꽤나 얼얼하고 불편할 정도로 무섭다.

하지만 전반부의 이러한 주제 의식은 좀 강박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반복되고 후반부는 클리셰에 의존한다.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와 맷(조슈 브롤린)은 악역이다. <데이 오브 솔다도>에서는 모조리 다 악역만 등장한다. 알레한드로와 맷도 미국을 대변하는 악일 뿐이다. 그런데 영화는 이 둘에게 감정적이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덧씌움으로서 선(善)으로 착시현상을 보이게 만들고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사벨(이사벨라 모너)와 알레한드로의 유사 부녀 관계, 알레한드로와 맷의 미묘한 전우애를 묘사하는 카메라는 실로 당혹스럽다. 알레한드로와 맷에게 몰입한 카메라는 그들을 조종하는 시스템의 존재를 지워버린다. 영화는 이러한 클리셰를 통해 문제의식을 스스로 지워버리고 가볍고 시시한 오락거리로 전락시킨다. 속편으로서 변화를 꾀한 부분이 이 부분이라면 찬반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6ff685e2ec986472ddcac1550ac00e6d_1530250408_8552.jpg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8 Comments
11 딸기산도  
<시카리오>, 나름 화제작이죠
남자들이 특히 좋아라 하더라는(..)
29 율Elsa  
전편이 워낙 걸작이라 기대에 못 미칠 것 알면서도 이번에도 챙겨봤네요
14 막된장  
전편이 보여준 차디차고 냉정한 현실적 건조함은 희석되고 어설프고 좀 억지스러운 감성이입이 몹시도!!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
29 율Elsa  
저도 그 지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네요..
장면 장면 떼놓고 보면 괜찮은데 아쉽습니다.
S 컷과송  
요즘 질주하시는군요..이 글을 봤더라면 극장에 가지 않았을텐데...벌써 전역하셨을 리는 없고...
29 율Elsa  
댓글내용 확인
S 컷과송  
댓글내용 확인
29 율Elsa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