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

개들의 섬

28 율Elsa 3 665 1 0

종횡(縱橫)의 움직임과 색채, 질감으로 홀리는 동화. 또는 순수한 취향.

평점 ★★★★ 웨스 앤더슨의 미장센은 정교함과 완벽함을 기반으로 둔다. 한땀 한땀 색채를 다채롭게 구현하되 화면 구도에 있어서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법이 거의 없고 고정되어 있거나 종횡의 움직임이 주를 이룬다. 카메라의 동선과 위치, 방향을 선으로 그려본다면 거의 직각을 이룬다. 배우들의 동선도 대부분 직선이다. 그래서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입체적이기보다 평면적인 느낌이 화면에서 강하게 묻어나는데 화려한 그림책을 보는 듯한 독특한 효과가 난다. 취향의 극단을 보여주는 웨스 앤더슨이 관객을 홀리는 마법은 이러한 익숙한 향수를 자극하는 데에 있다. <개들의 섬>도 일본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이것에 기인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지만 만화적인 느낌을 최대화시켜 동화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 영화의 유머는 블랙코미디이고 절묘한 타이밍에 끼어드는 방식인데 독특한 리듬감을 만든다. 원제 “Isle of dog”의 발음이 “I love dog”와 같다는 농담을 생각하면 <개들의 섬>에서 개에 대한 애정이 주제로 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체주의에 대한 정치 풍자로 읽힌다. 그 지점에서 왜 하필 배경이 일본일까를 역사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언어와 통역을 통해 역설적으로 사회의 불통을 보여주려는 시도. 웨스 앤더슨은 정치적인 영역으로 자신의 필모를 개척했다.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불편한 시선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관객을 홀리는 만듦새와 유머, 또는 순수한 취향의 질감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송경원 평론가는 이 작품에 대해서 "올바른 통찰로 향하는 위험한 경로"라고 한줄평을 남겼는데 동양 국가에서는 논쟁적인 영화로 보이긴 합니다. 영화 자체는 황홀했지만 서양 영화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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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1 딸기산도  
직접 쓰신 리뷰인가요?
와닿는 글이네요
28 율Elsa  
제가 다시 읽어봐도 부족한 글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6 컷과송  
어제 이 영화를 봐서 이 글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작성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