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올해 최고의 영화 기억의 밤 [내용포함]

영화감상평

내가 본 올해 최고의 영화 기억의 밤 [내용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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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의 이름 세 글자를 뇌리에 새겨 놓은게 언제부터 였을까

김무열은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 되었고

강하늘, 김무열, 둘 다 내내 관심 있게 지켜보던 배우들의 테두리 안에 있던 이름들이다.

 

 

교통사고로 양친은 잃고 병원에 6개월간 식물인간 처럼 누워만 있는 형,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강하늘은 구인 구직 광고에 전화를 해 보지만

각박한 IMF의 위기를 맞으며 몇개월치 봉급을 가불해 줄 수 있냐고 묻는 강하늘에게 번번히 퇴짜를 놓는다.

인터넷으로 구직 광고를 골라 대화를 하던 중, 살인을 하면 강하늘이 원하는 댓가를 주겠노라는 제안을 받는데

그는 주소를 하나 주며 여자와 아이 둘 중에 여자 하나만 죽이라고, 아이 둘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강조를 한다.

돈이 꼭 필요했던 강하늘과 반대로 무엇이던 하겠다는 절박함이 필요했던 청부인은

서로의 필요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합의 하에 일이 벌어진다.

의도치 않게 큰 딸을 먼저 죽게 하고 살인을 저지르게된 강하늘의 절박함 뒤에

딸이 살해당한 장면을 목격한 엄마의 비명소리를 멈추게 하기 위해 강하늘은 들고 있던 칼로 엄마의 복부를 가격한다.

살해 후 집을 나서던 강하늘은 가족 사진을 보게 되고 그 사진 속 가장(의사)이 바로 청부인 인것을 알게 된다.

집안을 나서다 꼬마 아들이 방에서 나오며 강하늘에게 아저씨는 누구냐고 묻는다. 이어 엄마는 어딨냐고 또 묻는다.

그때 강하늘은 아이에게 말한다. 

이불 뒤집어 쓰고 1부터 100까지 10번을 세라고, 그러면 엄마와 누나를 모두 데려 오겠다고... 

강하늘은 바로 청부인에게 달려가 가족인데 왜 그랬냐며 추궁을 하지만 그 청부인은 부인으로 인해

빚더미에 앉게 되고 부인 앞으로 들어 놓았던 생명보험금을 타서 살인의 댓가도 치르고

적어도 거리로 나앉지 않을 삶의 방향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몸싸움을 벌이던 강하늘과 청부인은 옥상 아래로 강하늘을 밀어 던지려던 생각과는 달리

본인이 떨어진다. 내용상 죽었어야 되는 청부인은 마지막 장면을 보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꼬마가 자라서(김무열) 강하늘에게 복수를 시작하는데.....

엄마와 누나가 살해당한 그 집에서 문성근은 아버지로 나영희는 어머니 대역으로 고용되며

신체나이는 이미 40대 중반이 넘은 강하늘이 형 이라고 부르는 김무열의 외모에

이삿짐을 옮겨주던 인부가 현실적인 나이차이로 의아해 하지만 김무열이 다른 핑계로 위기를 넘기며 무마시킨다.

강하늘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강하늘 본인이 가장 행복했던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기억 이후를 김무열이 고용한 정신과 의사가 최면술로 삭제하며

최면으로 21살의 강하늘로 재입력 시킨다.

반복되는 기억과 악몽의 굴레에서 강하늘은 전체적인 기억을 되찾게 되지만

여전히 김무열이 누구인지는 모른체 입원한 강하늘 수액병에 심정지를 유도하는 약물을 주사기로 투여하려는 순간

고통스러운 기억이 돌아온 강하늘은 김무열에게 탄식처럼 한 마디를 내 뱉는다.

유가족에게 자신이 저지른 일을 사과해 달라고. 

여기서 둘은 영화속의 실제 대화보다 전후좌우를 짜 맞춘 김무열의 추리 능력으로

자신의 엄마를 청부살해한 사람이 보험금을 타려했던 흔적으로 보아 친부였음을 알게 되고

삶의 의미를 잃은 김무열은 병실에서 나오자 마자 그 복도의 막다른 벽 창 아래로 투신해서

피투성이로 생을 마감한다.

그 순간 강하늘 역시 침대에서 내려와 김무열이 투여하려 했던 심정지약물 주사를 스스로에게 투여한다.

 

위와 같은 스릴러를 창조한 감독이 장항준 이다.

유쾌하고 코믹한 그동안의 행적을 봐도 장항준에게서 나올 작품의 스케일이 아니다.

그의 배우자 김은희의 특허구역 같았던 스릴러를 장항준이 해낸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붙드는 스토리 구성력, 영상플레이, 뭐 하나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장르의

어색함이 없이 너무나도 훌륭하고 능숙하게 그가 해냈다.

앞으로 장항준 이라는 감독의 이름으로 창조해낼 또 어떤 장르가 있을지 극히 기대되는 바이다.

 

살인을 청부하는 김무열의 친부와 강하늘이 나눈 대화 한 줄이 자막처럼 내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너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너의 절박함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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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5 25 해원엄마  프렌드(5등급)
108,735 (23.5%)

변하다와 달라지다 사이에서의 혼돈은 여전히 진행중

 
6 Comments
5 처음느낌처럼  
저 역시 이 영화를 재밌게 봤지만....그리 극찬할 수준은 아닌거 같아요
 이 영화 저 영화에서 극찬 받아 마땅한 아이디어들을 차용해 만들어 논 볶음밥 그것도 이미 검증된 방식을 충실히 답습하며 조미료로 맛을 낸 김밥천국 김치볶음밥이란 느낌이 강하더군요^^
25 썸머와인  
헤헤^^ 제가 워낙 심취했던 영화라 눈에 콩까풀이 ..
9 나무소년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영화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습니다. 별점을 준다면 5점 정도..
자본 공세와 기술 발전에 힘입어 화면빨은 좋아지고 있는데 작품성이나 연기력이 옛날에 비하면 허접한 것이 사실인것 같습니다.
시네마 천국이나 대부같은 영화가 다시 나오기는 힘들겠지요? ㅠ.ㅠ
25 썸머와인  
제 생각에도 시네마 천국, 정말 명화였습니다.
13 카카야  
전 뭔장르인지도 모르고 봤는데
재미잇엇어요
개인적이지만 요즘 한국영화들 전 거의다 재미잇더라구요
25 썸머와인  
그러게요. 정말 잘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