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BIFF 감상작 한줄평.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습니다.
총 6편의 영화를 감상했는데 저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발굴에는 실패했는데 발견은 한 영화제였습니다.
신인감독이나 독립영화 쪽으로 새로운 두각을 보이는 영화는 (제가 본 리스트 중에는)없었지만
이미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에서는 비교적 소득이 좀 있었네요.
왕빙 감독이나 스즈키 세이준 감독은 제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새롭기도 했었습니다.
왕빙 감독의 신작 <미세스 팡>을 보고서는 왜 이 작품들이 '관찰의 미학'이라고 불리는 지 예상이 가더군요.
다큐멘터리에서 클로즈업과 롱테이크가 그렇게 아름답게 쓰이는 것을 저는 지금까지 본적이 드뭅니다.
이번 영화제 특별전에서는 스즈키 세이준 특별전이 열렸었는데요. <동경 방랑자>를 보았습니다.
모더니즘 영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점프컷, 실험적인 내러티브 방식과 느와르 장르의 서사, 초현실적인 미장센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데
그러한 이질적인 충졸이 기묘한 영화적 쾌감을 자아냅니다.
그 외에도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 <젠틀 크리처>는 다큐멘터리적인 서사방식과 판타지의 결합이 흥미롭지만
극을 끌고 가고 그것을 관찰하는 여주인공이 기능적으로 작용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꽤나 충격적인 결말은 여성 캐릭터를 기능적으로 소비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고 하구요.
<바후발리 : 컨클루전>은 전작 <바후발리 : 더 비기닝>을 잇는 속편이고 1편의 해제역할을 하지만 플롯이 구성하는 방식은 좀 조잡합니다.
그렇지만 인도 마살라 영화의 특성 상 신화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어 허구적 요소가 강하고 과장된 서사 방식이 그 자체로 경쾌하고 유쾌한 정서를 자아냅니다.
뮤지컬 장면은 뜬금없지만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은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가자 가자 신군>으로 이름을 알린 하라 카즈오 감독의 신작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은 하라 카즈오 감독이 오사카 센난 지역의 석면 노동자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8년 반 동안의 긴 시간 동안 피해자들을 담아낸 카메라가 당연히 인상적입니다.
피해자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대면하여 피해자의 삶의 상처와 내면을 담아내고 계속 피해자의 행적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관객더러 피해자와 같이 동행하자고 말하는 듯 합니다.
3시간 35분 가량의 긴 런닝타임 동안의 런닝타임 동안 피해자들의 사연을 모두 담아내고 사건들을 계속 담아내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어수선해졌다는 인상이 있고 긴 런닝타임을 감수할 정도로 '걷어내기의 미학'을 포기했어야만 했는지는 의문이 들지만 피해자들의 대한 배려심과 그 기록만으로도 마음 한켠을 씁쓸하게 하는 다큐멘터리 입니다. 다큐멘터리는 기록의 이학이라고도 하잖아요?
1.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한국) - 이광국 감독
평점 ★★★
예술과 삶은 서로 비슷해보이더라.
2. 미세스 팡(중국) - 왕빙 감독.
평점 ★★★★
죽음을 응시하는, 최고의 클로즈업.
3. 젠틀 크리처(리투아니아, 프랑스) - 세르게이 로드니차 감독.
평점 ★★★
잔가지를 얻고 줄기를 잃다.
4. 바후발리 : 컨클루전(인도) - S. S. 라자몰리 감독.
평점 ★★★
스펙터클을 얹은 마살라 영화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5.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일본) - 하라 카즈오 감독.
평점 ★★★
배려의 거리감으로 기록하는 끈질기고 성실한 카메라.
6. 동경 방랑자(일본) - 스즈키 세이준 감독.
평점 ★★★★
시종일관 끓어오르는 충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