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영화감상평

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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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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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걸작으로 뽑혀나왔어도 한 구석엔 아쉬움이 남았을터이고 졸작이었더라도 재미있게 봤을 - 린다 카터가 연기한 원더 우먼의 추억에 아직까지 빠져있는 - 팬의 입장에서 이번 원더 우먼은 꽤나 만족스런 영화였습니다. 커다란 화면 가득히 이 놀라운 여인이 온 몸으로 총알을 받아내며 종횡무진 활약을 하는데 좋지 않을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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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잠깐 보였던 원더 우먼의 과거 사진을 슬쩍 보여주며 다이애나의 어린시절부터 원더 우먼으로서의 각성까지 스토리는 비교적 평이하게 진행됩니다.

감탄을 내뱉게 만든 아마존 여전사들의 전투씬은 초반에 몰입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잭 스나이더 특유의 슬로우 장면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원더 우먼의 슬로우 씬들은 좀더 보여주지 않는게 아쉬울 정도로 좋더군요. 영화 '300'에서 끊임없이 나오던 우락무락한 근육이 아닌 흡사 무용을 보는 듣한 우아하고 유연한 몸놀림과 강인함까지!

여전사 안티오페의 궁격과 특히 히폴리타 여왕의 일격은 영화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코니 넬슨의 기품있는 이미지는 영화의 무게감을 더해주더군요. 린다 카터가 여왕으로 출연하길 바랬지만 아쉬움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습니다.(하긴 엄마가 딸보다 예뻐도 문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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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영국에 도착한 후의 에피소드들도 흥미로웠습니다. 오리지널 티비 시리즈의 향기가 묻어난달까... 린다 카터의 원더 우먼 시리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변신장면이죠. 안경을 벗고 머리를 풀어헤치며 휘리릭 번쩍!하는 장면 말입니다. 물론 그대로 재현하기엔 지금에서는 유치해 보일테지만 세일러 문의 변신 장면에 열광하는 애니 팬들의 심정처럼 혹시나 기대했는데 무려 안경을 쓰는 장면이! 평소 변장을 위한 설정이라지만 벗으면 미모가 폭발하는 추진력을 위한 장치임이 분명한 아이템이 바로 안경이었죠. 변신장면에 대한 오마쥬는 후반부 전투신에 나옵니다. 참, 에타 캔디라는 깨알개그담당의 비서는 분량이 적은게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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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 가돗은 주어진 역할에 맞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원조에 비교하면 누구되든 불만이지만 세상에 갓 나온 아이같은 천진함을 비교적 잘 표현했어요. 때문에 크리스 파인과의 케미가 더 좋았던듯... 개봉전 포스터에서는 놀라운 힘과 용기를 주구장창 외쳐댔지만 사실 원더우먼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사랑'아니겠습니까? 스티브 트레버의 희생으로 '사랑과 정의의 용사(!)'로서 각성하는 장면이 오글거리지 않았던 이유는 둘 사이의 드라마가 꽤나 설득력이 있어서였죠.

 

영화속 또 하나의 축이었던 크리스 파인의 스티브는 다이애나와의 감정뿐 아니라 선과 악의 단순한 구분으로 자칫 스테레오타입한 영웅으로 전락할뻔한 그녀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단순하지않은 정의를 깨우치게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극을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때문에 스티브 트레버의 죽음이 많이 아쉽더군요. 다시 등장했으면 좋겠는데 캡틴 아메리카와 에이전트 카터 짝퉁으로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었으면...바라봅니다. 

 


엔딩곡인 Sia의 To Be Human...역시 사랑!을 목놓아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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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 - To Be Human feat. Labri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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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아쉬웠던 점은 주요 빌런으로서의 닥터 포이즌 캐릭터가 인상적인 마스크에도 불구하고 별 매력이 없었던 점, 그리고 스나이퍼 배역의 묘사가 약해보인 점 등이네요. 특히 스나이퍼 찰리는 명사수란 별명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총 한 번 제대로 쏘지 못하는 전쟁후 외상 장애를 겪는 인물인데 피아노치며 노래부르는 장면하나로 그 고통과 드라마를 표현하기는 역부족이지않았나 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희생당하는 무고한 인류에 아픔을 느끼며 원더우먼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영향을 끼치는 인물임에도 설득력이 좀 약했다는 생각에 드라마에 강한 패티 젠킨스 감독의 세심한 손길이 아쉬웠습니다.

여하간 '배트맨 대 슈퍼맨'속 등장장면에서 소름돋게 만든 테마 'Is She With You?'의 여러가지 변주와 생각지도 못한 데이빗 튤리스 중후한 악역까지 배부르게 감상했습니다.

마블 히어로 무비들도 재미있게 감상했지만 보고난 후엔 드라마는 희미해지고 캐릭터만 남았었고 (그래서 엑스맨 시리즈를 특히 애정합니다-0-) DC 영화들은 반대로 캐릭터들은 흐릿해지는 반면 드라마의 잔상이 오래 남았는데 오랜만에 캐릭터와 드라마 모두 기억에 남을 히어로 무비를 만난것 같습니다. 또 한번 원더우먼을 만날 수있는 저스티스 리그를 즐겁게 기다려야겠네요.

개인적으로는 플래시 솔로 무비를 기대하고 있는데 2020년 개봉예정이라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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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게는 슈퍼맨은 크리스토퍼 리브, 원더 우먼은 린다 카터로 영원히 기억될듯...

 

 


              IMDB에서 트리비아 몇가지 가져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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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를 포함한 재촬영당시 갤 가돗은 임신 5개월차로 배가 물러온 상태였기때문에 배부분을 그린 스크린으로 촬영후 후편집에서 지웠다.

 

- 여성 수퍼히어로 단독 주연 영화로는 일렉트라 이후 12년만이다.

 

- 마블의 마리아 힐을 연기한 코비 스멀더스도 원더우먼 캐스팅에 언급된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레고 무비 (2014)에서 원더 우먼의 목소리를 담당했다.

 

- 원더우먼 영화 제작은 1996년 아이반 라이트만이 각본 감독을 맡으며 시작 되었으며 조스 웨던, 마이클 맥라렌등이 감독으로 준비하다 하차한 바 있다.

 

- 프로듀서로 참여한 잭 스나이더가 1차대전 군인으로 카메오 출연을 했다.

 

- 영화속에서 원더 우먼이란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2005년 워너의 감독 제안 당시 예상치못했던 임신으로 물러나야했는데 평생의 소원이라는 원더 우먼 감독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며 여성 주연 수퍼히어로 무비의 첫 여성 감독이 되었다.

 

-그동안 원더 우먼으로 고려된 배우로는 케이트 배킨세일, 산드라 블록, 미샤 바튼, 레이첼 빌슨,사라 미셸 겔러,안젤리나 졸리, 제시카 비엘, 에바 그린, 크리스티나 핸드릭스, 올가 쿠릴렌코 등이 있다.

 

- 린다 카터의 카메오 출연은 그녀의 공연 투어 일정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 2005년 원더 우먼역 제의를 받았던 안젤리나 졸리는 2015년 감독으로 고려되었다.

 

- 일본판 원더 우먼의 성우는 원더 우먼과 같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세일러 문의 성우 코토노 미쯔이시가 맡았다.

 

- 원더 우먼 연출에 관심을 보인 니콜라스 윈딩 레픈은 원더 우먼 역에 크리스티나 헨드릭스(헉!!)를 추천했다.

 

- 스티븐 트레버 역으로 고려되었던 리암 햄스워스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마블 '토르'의 출연자인 크리스 햄스워스의 동생과 스탈란 스카스가드의 아들이다.

 

- 히폴리타 여왕역을 거절한 니콜 키드만은 아쿠아맨의 어머니 퀸 아틀라나로 캐스팅되었다.

 

- 이스라엘과 전쟁중인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 군에서 복무한 겔 가돗을 이유로 상영이 금지되었다.

 

- 그리스 신화에서 여왕 히폴리타를 유혹하여 그녀의 마법 벨트를 훔친 헤라클래스를 DC에서는 악역으로, 반대로 마블에서는 토르의 절친인 영웅으로 그렸으며 아마존은 악당으로 - 원더 우먼과 유사한 캐릭터인 히폴리타의 딸은 어텀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 패티 젠킨스 감독은 원조 원더 우먼 린다 카터와 생일이 같으며 갤 가돗과 어린 다이애나를 연기한 에밀리 캐리 역시 생일이 같다.

 

- 원더 우먼은 DC 롹장 유니버스 영화중 평론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첫번째 영화다(ㅜㅜ).

 

- 제작자는 슈퍼맨(1978) 배트맨 비긴스(2005)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카사블랑카(1942) 디즈니 인어공주(1989)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 에바 그린은 원더 우먼과 닥터 포이즌 두 배역에 모두 고려되었다.

 

- 티비 시리즈에서 스티브 트레버를 연기했던 라일 와그너의 카메오 출연이 고려되었지만 그는 2005년 배우생활에서 은퇴했다.

 

- 마지막 전투에서의 회전 장면은 티비 시리즈의 변신장면에 대한 헌정이다.

 

- 마지막 다이애나의 붉은 터틀넥과 포니테일은 티비 시리즈에서 린다 카터가 즐겨입은 터틀넥과 포니테일에 대한 오마쥬이다.

 

- 텍사스 오스틴의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극장에서는 여성 관객만을 위한 두 번의 특별상영이있다.

 

- 이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의 한 부분이자 원더 우먼 삼부작의 시작이며 DCEU의 네 번째 영화이다.

 

- 대니 휴스톤이 연기한 에리히 루덴도르프 장군은 실존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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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Comments
S Cannabiss  
저스티스 리그가 인피니티 워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38 벌써아침인가  
지금 당장은 무리일 확률이 높지만, 혹시 아나요? 영화가 잘 뽑혀 나올지 ㅋ
원더 우먼처럼 단독 작품들이 세계관 구축을 잘해놓는다면 충분히 비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34 HAL12  
배댓슈를 시빌워보다 재미있게 본 저로서는 뭐...
슈퍼맨과 원더 우먼만으로도 저는 이미 DC의 노예...
24 Hsbum  
린다 카터에는 조금 못 미치는 듯 싶지만,
갤 가돗 - 처음 선택되었을 때는 몸매(?)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 다른 영화 등에서 자주 보니
상당히 매력있더군요.
34 HAL12  
린다 카터는 정말 신이내린 외모의 원더 우먼이었죠-
M 再會  
봐야 하나요.. 호불호가 넘 갈려서 지금 갈등중이에요.. ㅠ.ㅠ
34 HAL12  
단점도 많은 영화예요, 평점이 생각외로 너무 높아서 의아할 정도~
하지만 저로선 '원더 우먼' 4글자로 모든게 용서되는 영화입니다.
38 벌써아침인가  
단점
1. 전형적인 히어로 탄생기 플롯
2. 고전적인 촬영 방식, 올드한 캐릭터
3. 잭 스나이더 식 액션 연출 호불호
4. 조금 부족한 빌런

장점
1. 갤 가돗 예쁨
2. 액션이 멋져서 갤 가돗 예쁨
3. 소소한 유머도 있고 원작 및 슈퍼맨 오마쥬 장면 때문에 갤 가돗 예쁨
4. 평균을 넘어선 스티브의 활약 때문에 갤 가돗 예쁨
M 再會  
갤 가돗 예쁨이 포인트군요.. ㅎㅎ
38 벌써아침인가  
아닙니다. 분명,
액션이 멋지고
소소한 유머도 있고
오마쥬 장면도 있고
크리스 파인(스티브 트레버 역)의 활약도 좋은 영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34 HAL12  
기-승-전-갤 가돗이군요
38 벌써아침인가  
아닙니다.
분명..
기: 액션이 멋지고
승: 소소한 유머도 있고
전: 오마쥬도 있고
결: 남주의 활약상도 멋지고

...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5 냥냥이1  
기대하고 봤는데 배댓슈의 원더우먼에서 퇴보한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반이후의 액션은 괜찮았지만 그 외에 따분한 장면들이 많아서 ...
34 HAL12  
배댓슈의 등장장면이 엥간히 강력했어야 말이죠ㅋ
그만큼 강렬한 장면이 없었던건 아쉽더군요...
36 GuyPearce  
34 HAL12  
36 GuyPearce  
1 바나우주  
디씨 시네마틱을 생각하면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작품 같았어요 ㅎㅎ
이것마저 망했으면 저스티스리그는 정말 ㅠㅠ
34 HAL12  
소녀가장 원더 우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