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영화감상평

컨택트

22 박해원 6 1890 0

타문명·타문화를 대하는 데 있어 '상식'이라는 잣대가 얼마나 비상식적인 것인지 그려냄과 동시에 

 

외계인을 통해 인간들의 화합과 조화를 이야기하며 귀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걸작!

 

실로 생각할 여지도, 와닿는 바도 많은 SF 드라마였다.

 

초반부에 대놓고 보여주듯 이 영화는 당연히 비주얼 쇼크나 심장쫄깃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즉 배급사에서 괜히 '콘택트(97년작)'라는 제목을 재탕한 게 아니라는 것. (원제는 Arrival)

 

그리고 그것은 아주 절묘하게 먹혀 들어갔다. 외계인과의 의사 소통을 이렇게까지 깊이있게 다룬

 

영화는 없는 듯 하다. 거기서 오는 미지에 대한 경외감, 복잡미묘함, 긴장감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묘한 쾌감으로 바뀐다. 화룡점정으로 형언할 수 없는, 그래서 더 짜릿한 '초자연 현상'까지 가미,

 

발상의 전환과 반전이 뒤따라오고 이 작품은 독보적인 인상을 진하게 남겨 두고두고 기억되고

 

회자될만한 명작으로서 매듭을 짓는다.

 

물론 아쉬운 점이 아주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볼거리의 부재야 작품이 의도한 바이기 때문에

 

패스~지만 애당초 그런 쿨함을 노렸다면 사족을 줄여 좀 더 스피디한 진행 방식을 고수했으면 

 

어땠을까? 복선과 암시를 깔기 위해 잔상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썼달까? 사실상 그 이유가 

 

후반부 반전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반전을 유추할

 

수도 있고, 안그래도 무겁고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인데 흐름을 방해하는 인상도 간간이 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제시하는 딜레마는... 글쎄. 생명 윤리적 차원에서 찬반론이

 

들끓기에 충분한 것 같다. 뭐 영화니까 가능한 일인지라 실효성은 없지만ㅋ 

 

그래도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블럭버스터였다.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과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생태계와 우리 스스로에 대해 어떤 자세로 대해왔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 물론 역발상의 경이로움은 기본 베이스. 사람은 작은 우주요,

 

우주는 광활하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건 너무나도 많고 알기 위해선 몰라야 한다. 가끔은 무(無) 

 

상태가 진리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 멋진 영화였다乃 

 

☆☆☆☆☆☆☆☆◑★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6 Comments
S 컷과송  
'만족스러운 블랙버스터' 이 어구가 마음에 와닿네요..원작의 시간과 존재에 대한 통찰 등을 넘어선 드니 빌뇌브의 영화적 필치가 무엇이었나를 고민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4 이강도  
피에타, No country for old men,  Paranoid park  이후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이게 바로 영화죠.. 간만에 제대로 된 영화봤습니다.
4 이강도  
영화가 조용해서 좋았습니다. 일단

정신과 마음까지 정화된다고 해야하나

배경화면도 너무 좋고
4 이강도  
알기 위해선 몰라야 한다.

제대로 보셨습니다.

서로 몰라야 합니다.

알아선 안되죠.

몰라야 깨닫습니다.

그게 바로 깨달음입니다

알기 위해선 몰라야 한다.

소유하기 위해선 무소유 해야 한다.

이게 바로 예수와 석가의 깨달음이죠.

추카추카 35 Lucky Point!

22 박해원  
이 작품에선 '나는 우주의 티끌이다'를 넘어서서 시간의 상대성까지 그려내서 허무함과 깨달음이 동시에 오더라구요ㅎㅎ
4 이강도  
대단한 영화입니다.
촬영 장소까지 정말 제대로 됬구요
배우도 마음에 들었고.
보통 이런 장르는 주변이 정신없게 난리버거지를 치는데 그것도 전혀 없었고

실제로 외계인이 온다면 이러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가장 현실적인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프리즈너스도 좋긴했는데 이정도는 절대 아니었는데

피에타 이후 이거 몇년만에 명작을 보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