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2016)

영화감상평

[단평]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2016)

28 율Elsa 0 1736 0

난도질 당한 시체처럼.

평점 ★★

 

유비소프트 게임사의 동명인기작 <어쌔신 크리드>를 영화화했다. '정의로운 암살자'를 필두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게임 내에서도 액션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영화에서도 그것을 이어받으려는 티가 역력하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지 않고 아우르는 파쿠르 액션은 괜찮은 볼거리를 자아낸다.

 

하지만 문제는 액션을 받쳐주는 사유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캐릭터들은 기계적으로만 소비되고 단지 전개 상 필요에 의해서 액션을 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깊이가 액션에 감정을 실어주지 못한다. 관객은 어디에다가 감정을 이입해야하는 지도 방황한 채 편승하게 된 액션의 활로는 다분히 벅차기만 하다. 원작 유저라면 게임 내 모션을 따온 액션에 쾌감을 느낄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원작에만 안주할 순 없다. 

 

SF과 사극이 혼종된 영화인 만큼 시대마다 다른 특징을 보이는 시각효과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 시대에선, 저스틴 커젤 감독이<맥베스>의 마지막 전투 시퀀스에서 내보였던 흙바람의 이미지는 <어쌔신 크리드>에서도 활기차고 장엄한 정서를 물씬 풍긴다. 현재 시대로 돌아오면, 콘크리트와 기계로만 구성되어 있는 건축미에는 어둡고 냉철한 듯하며 짓누르는 듯한 무게감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이런 두 플롯의 대비는 인상적이지만 대비만 이룰 뿐 하나의 영화로 조화된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액션에 사유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스토리가 일정하게 나아가지 못하고 파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두 개로 분리된 플롯의 특성상 영화가 해주는 설명은 파편화되어 있는데 관객은 그것을 이해하려하고 추리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혼란이 가중된다. 템플 기사단과 암살자 집단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는 것은 영화가 가지는 화법의 효과을 의심해볼 만하다. 관객을 무엇이 무엇인지 짜맞추는 퍼즐에 가둬놓는 것 같은 이 영화는 감독만을 탓하기에는 여러 군데에서 난도질 되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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