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스포 有)

영화감상평

터널 (스포 有)

22 박해원 6 1654 0

다소 과한 감은 있지만 신랄하고 통쾌한 한국 뒷담화. 속박되고 제약된 공간속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전달한 게 인상적인 풍자극이었다. 물론, 당연히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터널 재난 영화로서

 

연출과 전개를 위한 영화적 장치가 즐비하지만 이 정도면 실속있고 꽉꽉 눌러담은 블럭버스터가

 

아닐까 한다.

 

'127'시간처럼 시종일관 무겁고 우울하면서 회상 장면으로만 도배해 놓으면 어쩌지 하던 우려가

 

기우였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사족없이 사건이 발발하고 일사불란하게

 

진행이 된다. 물론 영화속 대한민국의 실체는 그렇지 않다는 게 함정. 한 사람의 생존이 한낱

 

기삿거리로 전락하고 책임전가를 하지 않나 주객전도가 되질 않나... 진짜 '뭣이 중한디'라는

 

말이 나오기에 알맞았다. 표현 방식이 다소 강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더 확실하게 와닿는

 

사캐즘(Sarcasm)이었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우선 미정 씨의 첫 등장은 편집의 폐해가 아닐까

 

생각됐다. 등장 이전에는 전혀 복선이 없었고 등장 이후에는 전혀 언론의 임팩트가 없었다.

 

정부가 하정우에게 호들갑떨었던 걸 생각하면 또 다른 생존자의 가치가 어마무시할텐데

 

그에 대한 언급도, 화제도 없고 또 다른 생존자의 가능성을 염두해두는 것마저... 없다.

 

두번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뻔뻔함인데... 누구 잘못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꿰어 갖은 예산, 인력 낭비로 생고생하고 그 울분과 화를 하정우에게로

 

돌린 후 입 싹 닦는 건 무슨 심보인지ㅜ 가만히 앉아 있다 맹공당하는 그의 모습에 살짝

 

당위성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ㅠ 그 외에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몇몇 설정들이 있지만... 뭐 이 정도야 재미와 영화적 허용으로

 

넘겨짚을 만한 것 같다.

 

참 왈가왈부할 건덕지가 많은 영화인 것 같다. 재미와 감동, 현실반영 모두를 잡은

 

작품이었다. 촬영 당시 실제로 사람도 잡았을 거 같고ㅋㅋ (아재개그 ㅈㅅ) 뜨거운

 

불족발같은 게 '더 테러 라이브'나 '끝까지 간다'같은 강렬한 느낌이 강하게 풍겼던,

 

한국적인 진퉁 재난물!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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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4 데이먼데이  
평이 좋다길래 내일 영화 터널을 보려고 하는데 영화 볼만 한가요??  여기 이렇게 쓰신거 보니까 아쉬운점이 많은것 같아서요!
22 박해원  
아쉬운 점은 있지만 수작이었어요ㅋ
실망하진 않으실 듯
26 naiman  
글 읽으면서 하정우때문인지 저도 더 테러 라이브가 떠오르네요....보고싶네요. 궁금해서. 글 잘봤습니다.
22 박해원  
교집합이 많은 듯ㅎ
S 컷과송  
저는 그 여자분 유령으로 생각했었는데.....이 영화 오늘 아침에 보고왔습니다. 보면서 저의 한계를 많이 실감했네요. 여튼, 앞으로도 영화글 자주 올려주세요..
22 박해원  
저도 유령같긴 했는데... 개도 있고 아이템도 있고~  장소제공까지 돼 버려서ㅋㅋ 글고 이미 곡성에서 넘 많이 당한 탓에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