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리뷰: 6점]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 2015)

영화감상평

[간단리뷰: 6점]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 2015)

28 율Elsa 7 1878 1

쳇 베이커의 트럼펫보단 에단 호크의 주름.

평점 ★★★

 

<본 투 비 블루>. 실제 인물이자 트럼펫 뮤지션이었던 쳇 베이커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우아함과 인물의 실제 비극적인 삶의 풍경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고 집중한다. 삶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각종 약물 중독과 술에 빠져 살았고 비극적인 삶의 추락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따라간다.

 

<본 투 비 블루>는 그런 측면에서 일종의 전기(傳記) 영화다. 전기 영화를 보게 되는 관객은 두 부류다. ‘실제 인물을 알지 못하는 관객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관객’. 분명 쳇 베이커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그의 음악에 대해서 탐구할 만한 계기를 불어넣을 작품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전자다. 그래서 쳇 베이커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다면 실제 인물을 그렸더라도 스크린 상의 캐릭터로만 머물 테니까 말이다.

 

영화가 인물을 설명하는 정보들은 단순하다. 과거에 쿨 재즈의 왕자로 전성기를 누렸던 사람이지만 비극적인 추락을 맞이한 이후 다시 삶을 재기하려는 인물로 단순명료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도식적인 설명이다. 이미 수많은 영화에서 이러한 드라마를 보아왔다. 최근작이라면 비슷하게 <러덜리스>가 있을까. 인물에 대한 판단의 배제는 좋지만, ‘쳇 베이커라는 인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이 영화에서 찾기는 힘들다. 전기 영화의 정석이지만 되려 그것이 인물의 입체감을 무마시키기도 한다.

 

결국 이 영화에는 캐릭터쳇 베이커만 남게 된다. 하지만 극의 전개나 드라마도 다소 작위적인 면모도 없지 않다. 분명히 실제 사건들을 각색하거나 압축시킨 것이겠지만 실제를 보여야 하는 전기 영화로서 매끄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복합적인 감정이 와닿는 이유는 바로 에단 호크 덕분이다.

 

 본 영화에서 에단 호크가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조율하는 표정과 목소리 톤은 훌륭하기 그지없다. 마치 캐릭터와 배우가 혼연일체가 된 듯한 그 경관은 영화의 생생함마저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보면 <본 투 비 블루>는 에단 호크의 영화다. 모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지만 배우의 예술이기도 하다. 배우가 없으면 영화를 찍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는 몸을 내놓는 직업이다. 에단 호크는 영화를 위해 중년의 몸을 내놓아 연기를 했다. 그 연기에는 다채로움과 육중함이 모두 녹아있다. 게다가 에단 호크는 극 중 삽입된 곡 중에서 두 곡을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불렀다고 한다. 이 지점들에서 배우의 연기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어떻게 보면 본 영화는 연기자로서의 인간에 관한 영화로 보이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신: 무난하고 무난한데 연기는 정점이네요.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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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23 자막맨  
한 번 봐야겠네요.
좋은 영화 감사합니다.
26 naiman  
잘봤습니다. 수고하셨어요...^^
1 객려  
참 신기한 영화예요. 저도 관람 후에 쳇 베이커에 대해 찾아봤는데, 영화 내용은 거의 허구더군요. 여주인공부터 실제로는 없었던 인물이고, 맨처음 영화촬영도 영화에서 보여준 것과 다른 시기에 있었던 일이고요.. 결국 전기영화라기보다 쳇 베이커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 가까워보이네요..ㅎㅎ
S 푸른강산하  
이번 주말에 관람하려고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27 블루와인  
굉장히 보고 싶어서 수시로 검색하는 영화입니다.
제가 워낙에 입 안에 초코릿 한움큼 물고 노래하는 듯한 쳇베이커의 웅얼거리는 소리를 너무너무 좋아해서요.
근데 평이... 기대했던 쳇베이커의 음악 이야기보다 엉뚱한 로맨스라인에 포인트를 준 듯한 드라마라는 이야기라고도 하고,
쳇 베이커는 안보이고 에단 호크만 보인다고도 해서, 속상하던 참인데,
그래도 역시나 엘사님 설명을 보고 나니, 어느 정도 기대치가 낮아지는 면도 없잖아 있지만, 그게 또 그런대로 나쁘지만도 않네요.
그럼 또 그런대로 보고 의외의 감동을 받게 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잘봤습니다~ (나만 맨날 친한 척 해서 삐질꺼에요-_- )
41 나무꾼선배  
일단 이 영화도 찜해놓고 기다려야 겠네요.
1 봄남예찬  
블루레이나...자막 가지고계시나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