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점] 키즈모노가타리 I 철혈편(傷物語I 鉄血篇, 2016)

영화감상평

[리뷰: 2점] 키즈모노가타리 I 철혈편(傷物語I 鉄血篇, 2016)

28 율Elsa 2 2260 1

'샤프트'가 화려한 척만하는 딸보라는 것을 입증한다.

평점 ★

 

<키즈모노가타리 I 철혈편>. 나는 취향의 폭이 꽤 넓다. 영화 계열에서 대중적인 장르부터 매니악한 장르까지 골고루 접한다. 딱히 내 의지대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장르를 접하다보니 나는 매니악한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다. 윤리적인 선을 지킨다면 좋아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다.

 

TVA <모노가타리>(적어도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애니메이션으로 매니악한 부류에 속한다. 니시오 이신의 동명 소설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7개의 시리즈로 지금까지 방영되었는데 그 애니 제작을 샤프트()가 맡았다. <모노가타리>에서의 샤프트의 작화와 영상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특유의 개성이 직접적이고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화 사이사이에 짧게 삽입되는 글자와 색깔, 화면의 글씨로 설명하는 대사로 만드는 특유의 화법은 화려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는 그러한 화법이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섬세하거나 일관성이 있진 않아도 화려한 작화는 눈길을 사로잡지만 사이사이에 짧게 삽입된 이미지들은 되려 극의 흐름을 깨고 몰입을 방해할 뿐 과연 어떤 것을 위해서 삽입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연결성도 없어보이기까지 한다. 특유의 개성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연출이 낭비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것은 감각적으로 직관되는 것일 뿐, 속으로는 영화적으로 텅 비어있다. 또한 캐릭터보다는 소모적인 이미지만이 남게 되면서 다분히 설명적인 화법으로 역효과를 유발하는데다가, 2D3D의 이질감도 몰입을 망친다.

 

그리고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이 극장판이 3부작이라는 사실이다. <철혈>, <열혈>, <냉혈>편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원작 소설을 3편으로 나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원작 소설을 나눈 것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키즈모노가타리 I 철혈편>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 아니, 하지 않는다. 일단 런닝타임이 64분으로 대단히 짧다. 하지만 담겨져 있는 스토리나 구성을 본다면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할 정도로 스토리가 취약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것에 대한 집중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프롤로그라는 타이틀에만 집중한 듯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될 거라 생각될 때 끝나버려 관객으로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것은 2편에 기생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다. 런닝타임이 부족한 것도 아닐 터인데 굳이 2편에 기생하려는 이유는? 역시 그것도 답을 하지 못한다. 시리즈라고 할 지어도 각 편마다 어느 정도의 독립성이 과도하게 없는 이 구성은 빈약하다고 밖에 말을 할 수가 없다.

 

시리즈 구성으로서도 탈락인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바로 샤프트의 상술이 아닐까팬층이 두터운 애니메이션 제작사이지만 샤프트의 애니는 화려한 겉치장에 치중한다는 인상이 있다특히, <키즈모노가타리 철혈편>에서 그것을 자진해서 입증한 꼴이다영화관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시대에 이런 빈약한 구성으로 화려한 겉치장만 해서 극장에 내걸다니게다가 입문 장벽이 높다고 하더라도 팬서비스 차원으로도 무성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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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4 소맥  
다음영화에서 보니 상영중이라고 나오는군요 전혀 몰랐던 공포애니네요 궁금하긴 하네요 잘 보았습니다
28 율Elsa  
아, 공포 애니메이션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