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점]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Warcraft: The Beginning, 2016)

영화감상평

[리뷰: 4점]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Warcraft: The Beginning, 2016)

28 godELSA 0 2405 2

아이러닉하게 <반지의 제왕>이 원작의 매력을 얼마나 잘 어필한 판타지였는지를 곱씹게 될 뿐.

평점 ★★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블리자드 회사의 유명한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줄여서 WoW)를 영화화했다원작 게임은 판타지 중에서도 가장 방대하고 장황한 연대기를 가지고 있는 게임 중 하나이며 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그것을 떠나서라도 영화화되기에 매력적인 요소들을 겸비하고 있기도 하다게다가 던칸 존스 감독이 스스로를 워크래프트의 팬이라고도 불렀으니 게임 원작의 영화로서 기대는 해볼 만 했다전통 판타지 장르의 실사 영화가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계속 <반지의 제왕>이 그리워진다그 이유는 무엇일까그 전에 고백하건대 나는 게임에 큰 관심이 없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해보지 않았다게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하지만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배경지식 없이는 전개를 따라가기가 힘들다물론 나름의 세계관을 설명을 하기는 한다그런데 영화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에 비해 설명이 부족하고그 세계관이 다른 판타지와 어떠한 뛰어난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도 아직까지는 모르겠다인간과 오크난쟁이와 요정 등 다양한 종족들과 도시들이 보이는데 이는 대부분 <반지의 제왕>의 이미지와 설정에서 지나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판타지 장르는 매력으로 활력을 얻는 장르다어떠한 상상력이 관객을 홀리지 못하거나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판타지로서 철저한 실패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 바로 그렇다하지만 장점이 있기는 있다. <워크래프트>는 선악이 종족별로 단순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워크래프트>는 그러한 장점을 전혀 어필하지 못한다캐릭터들의 감정선는 빨랫줄처럼 나열되기만 할 뿐이며어느 하나 캐릭터에도 이입되지 못하는 드라마는 산만하게 엮인다그로 인해 개연성도 떨어지고 스펙터클로 무장하였다고 하더라도 세계관의 매력도 잃었다.

 

내가 <반지의 제왕>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것은 <반지의 제왕>이 판타지의 매력을 잘 어필하였고 걸작 시리즈로 자리잡게 되었는지에 대한 아이러니한 반증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과 <워크래프트>는 모두 방대한 연대기를 품은 원작을 두고 있다.(또다른 공통점으로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은 원작을 압축시키기는 하였어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형식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되려 세계관의 신비감을 효과적으로 연출해냈고 그것을 통해 관객으로부터 매력 지수를 얻어냈다. 그에 비해 <워크래프트>는 내용을 압축은 하였지만 다른 요소들은 반대이다. 캐릭터에는 관심도 없어 보이고 세계관은 형식적으로 보여질 뿐이다.

 

물론 두 영화의 서브 장르의 차이는 있어도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이런 '캐릭터'와 '세계관'을 원동력으로 삼는다하지만 판타지가 영화로 접어들면 방대한 상상력으로만 해결되지는 않는다그건 각본의 문제일 뿐이다영화는 엄연히 연출이 있고 시퀀스의 리듬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영화는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것은 감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관객들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워크래프트>는 감독의 팬심으로 가득한 자기만족을 위한 영화 같다.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은 원작에 대한 막연한 애정만으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CG도 조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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