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7점] 엑스맨 : 아포칼립스(X-Men: Apocalypse, 2016)

영화감상평

[리뷰: 7점] 엑스맨 : 아포칼립스(X-Men: Apocalyps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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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명분보다는 시리즈를 차곡차곡 다시 쌓아가려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명분.

평점 ★★★☆


<엑스맨 : 아포칼립스>. 현재를 대표하는 장르 영화는 단연코 슈퍼히어로 무비다. 마블 코믹스를 필두로 현재까지 다양한 슈퍼히어로 만화들이 프랜차이즈화되고 있는데 '엑스맨'도 그 중 하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블 영화 시리즈 중에 최장수 시리즈인데 무엇보다 '엑스맨'은 엄청 독특한 설정이 인상적이다. 주인공이 능력을 우연히 얻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되려 태생적으로 얻게 된 능력에 가깝고 하지만 더 아이러니한 것은 고대 신화처럼 우상화되거나 하지는 않고 괴리감과 공포의 대상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엑스맨>(X-man, 2000)에서 미국의 사회적 소수자, 차별, 이민 문제를 내세운 슈퍼히어로 무비로 각인시켰다. 지금은 그것과 거리가 좀 멀어지긴 했지만.

 

분명 <엑스맨> 팬들은 이번 신작 <엑스맨 : 아포칼립스>에 대해서 불만을 털어놓을 것이다. 고대 돌연변이라는 설정까지 삽입하면서 기존의 세계관을 뒤엎고 절대적인 전지전능을 표방했지만 아포칼립스(부제까지 달고 나온) ‘최대의 적타이틀에 비해 엑스맨 앞에서는 너무 무능하고 약하다. ‘엑스맨 vs 아포칼립스의 팽팽한 대결구도를 기대한 팬 입장에서는 실망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왜 이렇게 아포칼립스를 거창하고도 무능하게 만든 것일까. ‘아포칼립스는 가장 위엄 있어 보이는 악당이지만 동시에 가장 단순한 악당이기도 하다. 마치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처럼 고전 신화에나 등장할 법한 절대적 악이다. 게다가 자신이 세상의 지배자고 현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파괴하겠다니. 어찌 보면 정말 유치한 악당이겠거니 하겠다만 악당으로서의 명분도 부족하다. 하지만 <엑스맨 : 아포칼립스>의 묘미는 악당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속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시리즈의 리스타트(Re-start)를 선언했다. 시간별로 파편화된 시리즈를 모아 다시 정리하고 초창기의 엑스맨 1, 2편으로 돌아갔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엑스맨 1>의 시간적 간격을 오갔고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그 간격의 중간에 위치한 가교의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는 관객에게 꽤나 익숙한 캐릭터들을 폭넓게 활용한다프로페서와 매그니토미스틱 외에도 과거 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들... 하여튼 그 외에도 많다. 영화는 그 캐릭터들의 관계와 변화를 내보인다이것은 과거의 엑스맨에서 미래의 엑스맨이 되었는지의 일종의 관계적인 연결이다. ‘아포칼립스는 캐릭터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형식적인 악이지실질적인 본질과 묘미은 바로 이러한 연결성에 있다하지만 막상 캐릭터들 간의 연결성은 부족하고 드라마는 다소 설명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 간의 균형감을 유지하며 점점 <엑스맨 1>으로 시간적으로 새롭게 향해가고 시리즈를 차곡차곡 다시 쌓아나가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명분이 더욱 돋보인달까. 여러모로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보이는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말초적이고도 지적인 쾌감마저 자극하는 섬세한 블록버스터다.


- 추신 : 제임스 맥어보이는 다음 속편부터 대머리로 나오나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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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MushroomKim  
대머리아니면 머리심고나올수도
12 TimBurton  
아직 후속편에 출연한다고 확정된 바도 없지만 만약 나온다면 대머리 그대로 나올 거 같네요!
이미 맥어보이는 퍼스트 클래스 때부터 삭발했는데 매튜 본 감독이 아직은 아니라고 가발을 씌어놨었죠 ㅎㅎ
본인은 대머리가 마음에 드는 거 같으니 패트릭 스튜어트옹 자비에가 나오기 전까지는 쭉 대머리로 나올 것 같습니다 ㅋㅋㅋ
22 박해원  
세리브로 운용 당시 퍼스트클래스의 명대사 'Don't touch my hair'가 확 와닿네요ㅋㅋ
그래서 아포칼립스 촬영시에도 쿨하게 삭발을 했었군요
S 컷과송  
아포칼립소가 캐릭터들의 연결성을 위한 맥거핀이라는 지적은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