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6점]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2015)

영화감상평

[리뷰: 6점]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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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자세하지만 더 깊이 있지는 않다.

평점 ★★★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영화 <내부자들>이 6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감독판을 개봉하겠다고 우민호 감독이 관객과 약속을 했다. 실제로 돌파하자 감독판은 ‘디 오리지널’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개봉했고 런닝타임은 기존보다 50분이나 더 늘어났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감독판는 (이미 600만명이나 본) 기존 일반판의 결말에 다다를 것이고 <디 오리지널>은 실제로도 그렇다. 차이가 있어도 디테일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기존 영화에 50분에 다다르는 장면을 새롭게 추가한다면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은 영화의 속도감이다. 장면 사이에 새롭게 장면을 추가하게 되면 자연스레 영화의 속도감은 기존보다 당연히 느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속도감이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개의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 오리지널>은 일반판보다 전개의 호흡은 느리지만 그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해나간다. 딱히 늘어진다거나 변주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영화 전반부에 아울러 장면을 골고루 삽입하고 신중하게 계산한 것이 역력하다. 캐릭터의 깊이와 사회의 이면들도 일반판보다 디테일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그것이 깊이를 만들어내진 않는다. 딱히 필요없는 장면들도 몇몇 섞여있기도 하고 연결점이 어색하기도 하다.

 

<내부자들>은 언론과 기업, 권력이 이해관계의 카르텔 구조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사실적으로 보여지진 않는다. ‘복수극’의 구조를 차용한 장르의 틀은 하나의 패러다임이며 영화를 자칫 하나의 판타지로 보이게 만든다. 더 익숙하게 말하면 전개에 있어 인위적인 클리셰들이 자리잡고 있다. <내부자들>은 결말이 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사회의 자화상을 올바르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디 오리지널>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딱히 새롭지도 않다.

 

이 영화가 정의를 표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조폭 ‘안상구’와 검사 ‘우장훈’이 서로 의견이 맞아 협력하는 관계였을 뿐 사회의 보편적인 이상관은 절대 아니다. ‘안상구’는 단지 개인적 감정에 따른 문제일 뿐이고 ‘우장훈’은 출세를 위해서 사건을 맡은 것 뿐이다. 물론 ‘족보’가 없어서 검찰에게도 외톨이 당하고 ‘우장훈’이 ‘빽’이 권력이 바탕이 되는 사회의 피해자로 보이지만 욕을 입에 달고 다니고 조폭과 작전 상 거래를 하는 것은 딱 봐도 좋은 이미지로 다가오진 않는다. 영화는 그 두 명에게 불법비리를 밝혀내고 정치범을 수감하게 만들면서 통쾌함을 선사하지만 사실 인물들의 목적에 있어 달성한 성취감의 대리 만족의 일환일 뿐 정의로서의 승리감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정의’는 어디 있는가? ‘안상구’가 기자회견에서 말하길 “나는 정의를 원합니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한다. 여기서 정의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를 확실히 해야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안상구’는 단지 개인적 감정에 따른 복수심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사회가 어찌되는 전혀 개의치 않는 인물이며 단지 복수심에 불탄다. 즉, ‘안상구’가 말한 ‘정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이며 복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정의라는 것은 ‘복수’를 하기 위한 게임의 규칙에 불과하다. ‘법’도 그 자체로서 큰 작용을 하진 않으며 (상대방을 구속시키는) 복수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즉, 이 영화에서 ‘법’과 ‘정의’는 무력한 개념이다.

 

결국 이 영화는 악과 악의 대립 구도로 정리된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누가 이기든 지든 악은 살아남는다. 그것이 <내부자들>이 직시하는 진정한 사회일 것이다. 영화는 사회악들이 서로 물고 뜯는 생태계를 그리고 있으며 그러한 사회악은 대한민국 사회에 끊임없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빽’과 ‘자금’이 중요시되는 그러한 사회의 연결고리를 직시하는 작품이다. 아이러닉하게 정의가 죽고 ‘악’만이 살아남는 그런 사회. 그것이 해피 엔딩으로 그려져서 보편적인 관념과는 멀어지기 하지만 곱씹어 볼 만하다. <디 오리지널>에서는 그러한 의문의 여지를 확실히 남겨준다.


개인적 후기) 굳이 추천한다면 기존의 일반판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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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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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