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6점] 바다의 노래 : 벤과 셀키요정의 비밀(Song of the Sea, 2014)

영화감상평

[리뷰: 6점] 바다의 노래 : 벤과 셀키요정의 비밀(Song of the Sea,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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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색깔의 질감만으로도 뿜어내는 신비감

평점 ★★★

 

<바다의 노래 : 벤과 셀키요정의 비밀>. 과거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설화’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상, 가치관을 두루 포함하고 있는 역사적인 사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토리텔링의 교본이다. 서사 예술의 기초적인 내러티브 형식을 구축한 사례들이기도 하며 현재까지 모티브도 많이 얻어진다. 단지 ‘설화’ 이야기 내부 요소를 시대에 맞게 각색하거나 구조를 조작하고 어떤 화법으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느낌의 이야기가 도출되기도 한다. 즉 하나의 ‘클래식’로부터 상상력이 결합해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 현재까지의 서사 예술 대부분이 이러한 전통적인 ‘설화’에 근거를 두고 있기도 하다. <바다의 노래>도 ‘전통’을 따르면서도 여러 상상력이 결합되어 새로운 질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바다의 노래>는 셀키 요정의 전설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실제로 아일랜드의 전통 설화이기도 한 이 전설은 영화의 설정 그 자체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에서는 전설 내용의 틀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셀키 요정’이라는 영적 존재에 대한 신비감을 판타지적으로 묘사하는 데에 주력한다. 하지만 ‘셀키 요정’에 대한 재해석도 해낸다. 바로 여기서 기존의 전설과 특수성을 가지게 된다. 한국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같기도 한데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보인다. 상당히 공적으로 보였던 인물을 사적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그리고 존재적 의무로 인한 불가피한 이별 상황을 보여주며 ‘셀키 요정’에 대한 비극적 드라마를 드러내보인다. ‘셀키 요정’의 신비감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그러한 의무가 반대로 영화의 암울한 감성을 그려내는 것은 아이러닉하기도 한 해석이다. 그 외에도 영화는 현대적인 배경과 분위기를 가미하면서도 본래의 감성과 동화 같은 소재를 함께 섞으며 독특하고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동화 같은 소재를 따온 재해석과 설화 자체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상당히 평면적이다.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은 내면이 입체적으로 구현되지 않고 따라서 몇몇 장면과 전개는 설명적이고 기능적으로 작용한다. 동화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는 동안 전개의 설득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바다의 노래>가 갖는 특유의 질감만으로도 영화는 관객에게 감성을 납득시킨다. 2D의 기본적 요소인 선과 색깔만으로 이루어진 그림은 자체로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창조해낸다. 설화 자체의 신비감과 판타지 자체의 느낌을 구현하는 듯한 독창적인 표현주의적 미장센으로 보이며 2D 애니메이션만이 가지는 특유의 서정적 질감을 극대화한다. 그림체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미장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바다의 노래>는 어드벤처의 쾌감을 넘어서 색다른 감성을 전달한다. 과거로부터 이끌어낸 이야기는 특유의 신비감과 교훈을 지니고 있으며 영화는 그것을 범시공간적으로 전달하는 데에도 성공한다. 특히 ‘바다의 노래’가 극장 안에 울려퍼질 때 신비로운 체감을 하는 듯한 기분이다. 애니메이션의 질감만으로 정서를 만들어내는 ‘전통’의 결합.

 

개인적 후기)자막판으로 감상하고 왔습니다. 아이들의 전유물로 묻히기에는 안타까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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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23 캬오o  
저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애니?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다 본 후에는 뿌듯해지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