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8점] 레이드 : 첫번째 습격(Serbuan maut, The Raid: Redemption, 2011)

영화감상평

[리뷰 : 8점] 레이드 : 첫번째 습격(Serbuan maut, The Raid: Redemptio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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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라는 무성영화의 쾌감과 여운

평점 ★★★★

 

<레이드 : 첫번째 습격>(이하 <레이드>). 몇몇 영화제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지만 한국 개봉에서는 뜨뜻미지근했다. 소규모 형태로 개봉을 한데다가 인도네시아라는 제3국 영화라는 거리감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본 사람들은 대체로 반응이 뜨거운 영화다. “액션 영화의 마스터피스의 등장”이라는 등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레이드>는 ‘ 액션의 정수’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부차적인 장치 없이 실제 액션만을 담아낸다. 그렇지만 <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가 주었던 인위적인 연출적 쾌감과는 다르다.

 

<레이드>는 장르영화다. 장르영화라는 궤 안에서도 스토리도 꽤나 단순하다. 어쩌면 클리셰로 보일 수도 있을 정도로 간단명료하고 예상도 쉽다. ‘탈출’이 주인공의 목표고 영화의 결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영화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안에 액션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영화는 바로 그 액션의 쾌감을 연속시키면서 궁극적인 절정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토리가 단순한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액션’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액션의 쾌감에 젖다가도 “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게 보일까?”라는 질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액션의 동선 짜임새도 아시아 무술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움직임들이고 액션의 목적도 ‘악당 제거’라는 것도 다르지 않다. 즉 흔한 움직임에 뻔한 목적을 가지게 되는 액션이다. 주인공이 ‘형과의 재회’라는 또다른 목표를 가지고는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탈출’이다. 따라서 액션에 드라마틱한 감정이 실릴 겨를도 찾기 어렵다. 게다가 가족애 등의 드라마도 없다.

 

하지만 여타 다른 액션과 활용 방법이 다르다. 대체로 장르영화에선 ‘액션’이 시각적인 쾌감의 목표도 가지지만 주로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갈등이 폭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즉, 어느 정도 상승된 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이고 사건에 변화가 일거나 종결되는 일종의 분기점이다. 대체로 그런 액션들은 호흡이 일시적이고 짧으며 감정의 변화는 단기적이다. 그렇지만 <레이드>는 액션의 호흡이 길다. 액션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한 번의 호흡을 길게 유지한다. 액션의 쾌감을 살리기 위해 동선도 많고 속도감도 빠르게 유지한다. 그런데 대단한 건 액션 속의 동선의 리듬을 살리면서도 길게 액션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육체적인 고통도 점진적으로 표현해낸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액션의 긴 ‘시간성’으로 관객을 납득시키고 따라서 액션 안에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다. 그리고 본질적인 액션의 오락과 결합되면서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액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무성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얘기를 해도 할리우드 주류 액션 영화와도 다르다. 주로 액션 영화는 대역을 쓰기도 하고 일시적인 액션을 빠른 편집으로 연속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때로는 헨드헬드까지 무의미하게 사용하면서 액션의 부자연스러움을 가리기도 한다. <레이드>에서는 그런 속임수가 없다. 실제로 ‘실랏’ 유단자들이 무술감독과 주연을 맡으면서 실제로 연속적으로 극한 액션을 하는 듯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그에 반해 컷의 리듬감부터 촬영까지는 여타 액션 영화보다 느슨하다. 클로즈업 없이 전신을 촬영함으로서 액션의 동선을 부분적으로가 아니라 전체를 담아낸다. 핸드헬드는 사용이 되어도 동선을 포착하기 위한 움직임의 유함을 위한 장치로 읽히며 액션의 여러 합을 한 컷에 담아내면서 액션의 밀도를 높인다. 편집도 가능한 액션의 동선을 해치지 않는 한 일정한 리듬으로 컷을 바꾸면서 긴장감을 이어나간다.

 

가렛 에반스 감독이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액션의 역동적인 움직임이다. 영화는 그러한 쾌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게다가 일시적인 쾌감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액션 장르영화의 드라마틱한 면모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며 여운을 남기는 쾌감을 구축했다. 그러한 쾌감만으로도 <레이드>는 충분히 새로운 액션영화로 각인되었고 결국 가렛 에반스 감독은 ‘액션도 연출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는가’를 증명한 것이 되었다.

 

개인적 후기)액션은 2가 뛰어나지만 만듦새는 1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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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
28 godELSA  
굳이 일일히 코멘트 안 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