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라이프[스포 주의, 평점8]

영화감상평

애프터 라이프[스포 주의, 평점8]

S 맨발여행 1 1766 1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건 장의사인 엘리엇의 심리이다. 그는 유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인데 화장은 뭣하러 하냐. 가족이 아니라서 장례식 이전에는 보여줄 수 없다는데 막무가내로 보겠다는 지인들에게 시달린다. 자신이 죽은 걸 이해하지 못하는 망자로부터는 납치범으로 몰려 제발 살려달라는 잔소리에 시달린다. 그는 결국 노기 띤 얼굴로 푸념을 한다. "모두 똑같아. 자기들 죽음에 나를 비난하죠." "자기 삶이 가치있는 듯 매달리려고 하지. 매달릴 만큼 가치가 있었나? 어쩌면 신은 오래 전에 죽은 거야."

애나는 죽은 뒤에 깨닫기 시작한다. "죽으면 더 이상 고통이 없을 줄 알았어요. 발버둥 칠 일도 없구요. 하지만 끝이 없네요?"

엘리엇은, 연인이었던 폴이 자신의 죽음 앞에서 울었는지 궁금해 하는 애나의 물음에 이젠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다. 죽었으니까,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죽으면 인연이 끊어지고 다시 만날 수도 없으니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니까. 사실 엘리엇 앞에서 폴은 울었지만 울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애나가 단념하게 하려고. 집착은 저세상으로 가는 데 방해가 되니까.

우리는 왜 죽는가, 라는 애나의 질문에는 삶을 돋보이게 하려고, 라고 대답한다. 죽음 앞에선 겸손해진다. 대형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걸 보면 사람들은 잠시나마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생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장례식 전날 애나는 후회되는 게 많다. 다른 인생을 원했지만 후회만 남는다고 한다. 인생에서 정말 무엇을 원했느냐는 엘리엇의 물음에는 행복이라고 답한다. "행복... 모두들 행복을 원했죠. 그게 무슨 의미예요?" 엘리엇의 그 말처럼, 모두가 행복하면 정말 낙원일지 의문이다. 오히려 지옥에 가까울 듯한데...사람들은 너무 행복을 찾아댄다. 그렇게 찾아대는 행복은 마약을 복용한 상태와 흡사하다.

"당신들은 죽음이 두렵다고 하지만 삶을 더 두려워 해요. 죽은 게 다행이죠. 끝나서 좋구요."
요즘 사람들은 죽음도 삶도 두려울 거 같다. 기댈 언덕이 없는 사람들은 더욱...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1 Comments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