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보기 드문 한국형 밀렵 블럭버스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거나 상호 존중을 하지는 못할 망정
정복하려 든 인간의 탐욕과 허영심이 산의 신으로 하여금 심판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호랑이의 위용과 풍채, 그 희로애락까지 잘 묘사되어 와닿는 바가 큰 작품이었다.
근데... 넘 무겁다. 정적의 미가 작품 전체를 에워싸고 있고 여유보다는 공에 공을 들여
한번씩 임팩트를 주는 연출 방식이... 다소 답답하기까지 했다. 예산 분배를 잘못했나?
무엇보다 호랑이 액션(?)의 설득력 부족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하늘을
찌를 듯한 기개는 잘 표현했지만 그 표효에 스턴걸려서 우왕좌왕하다 일망타진당하는 건
안쓰럽기까지 했다. (물론 내가 호랑이를 안만나봐서 모르겠지만ㅋㅋ;;) 양동작전이나
이리들의 적극 활용이라도 보여줬으면 이렇게 벙찌진 않았을텐데...
전개나 기술적인 부분의 소소한 하자만 제외하면 살짝 루즈하지만 재밌게 볼 수 있는
블럭버스터였다. 산수화같은 경관에 그래픽 티는 살짝 나지만 위엄있고 경외감 드는
호랑이, 등장인물들의 복잡미묘한 심경이 어우러져 달콤씁쓸한 비극을 만들어냈다.
사족 좀 들어내면서 러닝타임 타협하고, 적절한 음악 활용이 토대가 되며 납득에만
좀 더 신경썼다면 한국의 길이남을 명작이 됐을텐데... 못내 아쉬운 작품.
☆☆☆☆☆☆☆☆★★
9 Comments
좋은 영화평 감사합니다..요즘 한국영화는 뭔가 2% 부족한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