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스포: 8점] 바닷마을 다이어리(海街diary, 2015)

영화감상평

[리뷰-스포: 8점] 바닷마을 다이어리(海街diary, 2015)

28 godELSA 4 3220 0

자매로서의 성장, 가족으로서의 성장, 생(生)에서의 성장. 포근해지는 끌어안기

평점 ★★★★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 영화에서는 세 자매가 등장한다. 친자매들이다. 그런데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배다른 자매 ‘스즈’를 만난다. 동정심을 느낀 세 자매는 ‘스즈’에게 자신들과 바닷마을 ‘가마쿠라’에서 같이 살자고 말하고 '스즈'는 승낙한다. 그리고 자매들은 서로 친해지고 아껴주면서 ‘스즈’를 친자매처럼 가족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것이 이 영화의 스토리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관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개념도 여전히 영화 전체를 꿰고 있다. 자칫 뻔하고 도식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만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과정’이다.

 

영화는 인물의 각각의 사건을 연관짓지는 않는다. 인물 각자의 스토리라인에 있어 어느 정도 감정적 기복은 존재하지만 드라마의 일부분으로 존재할 뿐이다. 영화는 에피소드처럼 시퀀스가 구분되어 있고 영화는 대부분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이 연속되는데 그 안에서 영화는 결과적 입장을 가지지 않고 각자 인물의 캐릭터를 추구한다. 그것은 자매마다의 명백한 성격 차이에서 두드러지는데 각자의 사연으로 인한 내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에 있어 가족이란 공동체로 묶인다.

 

물론 그 가족 안에서 본인의 이질감을 자각하는 인물은 ‘스즈’이다. 세 언니와 근원이 다른 자식으로서 자신의 부모에 대해 말하기 꺼려한다. 영화는 그러한 ‘스즈’의 소외감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면서 ‘가족’이란 공동체가 불완전하게 그려진다. ‘스즈’는 그러한 고민을 가족에게 털어놓고 위로받음으로서 비로소 공동체 의식이 완전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에 네 자매가 모여 사이가 좋은 모습이나 ‘스즈’가 행복해하는 장면에서 ‘완전한 가족’이라는 개념이 표면적으로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완전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는데 영화의 서정적인 정서와 정취로 질문을 납득시킨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기본적으로 ‘산 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에서 ‘죽은 자’도 ‘산 자’ 못지 않게 존재감이 크다. 네 자매의 아버지가 죽음으로서 자매들이 가족으로 묶이고 할머니의 7주기 제사로 첫째 ‘사치’는 어머니와 화해한다. 다시 말해, 모든 사건은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도 있다. 죽은 자를 중심으로 남은 자들이 긴밀히 연관되고 가까워지며 죽음과 삶이 순환되고 긴밀하게 연결된다. 자매들의 일상 주변에서도 죽음이 자연스럽게 개입되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삶’이라는 것이 생(生)과 사(死)의 공존으로 보이게 한다. 따라서 고레에다 감독은 죽음을 삶의 일부처럼 그려내고 있는데  일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통찰이 돋보이며 자매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삶에 대한 찬양도 영화에 담아낸다.

 

개인적 후기) 부국제 GV 이후 두번째 관람. 


 movie_imageSFTFBC30.jpg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4 Comments
17 Fyou  
바람난 아버지 - 그리고 낳은 딸 - 그 아버지에 그 딸(큰 딸은 유부남과 교제중....)
그냥 끼리끼리 모여서 산다...
정상적인 가족은 아님...
28 godELSA  
그럴수도 있지만 영화가 그런 인물들을 어떻게 보고 어떤 시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서 다르죠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